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 도대체 이야기가 뭐냐고 물으신다면
듀나 지음 / 우리학교 / 2019년 3월
평점 :
절판


장르 세계를 떠도는 듀나의 탐사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은유는 아껴 써야 힘을 발휘하는 도구다. - P55

같은 독신이라 해도, 중년의 남성은 보통 ‘선생님‘이라는 호칭을 듣는다. 여성을 부를 땐 어머니, 사모님 같은 ‘관계성‘ 안의 호칭만을 듣는 것. 같은 독신에 대한 글 같아도 여성끼리 주고받을 이야기가 더 있을 수밖에 없다. - P79

좋은 책은 나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준다고, 아주 오랫동안 믿어왔다. 나는 누구든 될 수 있고 어디든 갈 수 있다. 책과 함께라면 어떤 모험이든 가능하다. - P121

학생들에게 말할 기회가 생기면 꼭 하는 당부가 있다. 악플을 쓰지 말라고. 당신이 쓴 글을 세상 누구도 안 읽을 수 있지만, 당신 자신은 읽는다. 그 말은 다른 사람에게 향하기 전에 당신 자신을 향한다. 물론 악플을 쓰지 말라는 이유는 몇 가지가 더 있다. 남에게 상처주는 말을 벼르는 재능은 없느니만 못하다. 남이 어떤 말에 아파할지 궁리하며 에너지를 쓰지 말자. - P131

나이를 먹으면서 알게 되는 삶의 진실 중 하나. 나라는 인간의 특징이자 개성이라고 생각했던 것들은 사실 젊음이었다. - P149

유행어는 금물이다. 철 지난 유행어는 글을 낡아보이게 하고 저자를 늙어보이게 한다. - P184

당신이 책임을 회피하고 싶은 글쓰기를 할 때는 [의도적으로 주어 없이 쓰거나 피동형으로] 쓰라. 당신이 책임을 요구할 때 상대가 주어 없이 피동형 신공을 쓴다면 주어를 요구하라. - P187

나는 타인을 공격하는 자유를 보호하기보다는 부당하게 공격받지 않을 권리를 먼저 보호하자는 주의의 사람이다. 의도와 무관하게 ‘그러하게‘ 읽힌다면 글을 잘못 썼을 가능성이 높다. 글을 써놓고 글쓴이의 의도를 따로 구구절절 설명해야 한다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글을 잘못 썼다. - P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책을 낸다는 희망이나 욕심은 없다. 그저 이다혜 기자의 책이라서 샀을 뿐. 이현 작가의 <동화 쓰는 법> 역시 동화를 쓰려는 마음보다 이현 작가의 글을 더 읽고 싶어서 읽었다. 두 책은 엣세이와 동화를 제대로 '팔리게' 혹은 '바르게' 쓰는 법을 서로 다른 방법으로 풀어낸다.

 

이현 작가가 댄스 스텝을 밟듯 하나 둘, 슬로우 슬로우 퀵퀵으로 자 한발씩 따라오세요, 라고 썼다면 이다혜 기자는 '나는 이런 책들을 읽었어요. 이렇게 이만큼 쓸 수 있어요?'라고 되묻는다. (아니, 처음부터 잘 쓴 사람 없다더니, 처음이라 못 쓴 작가의 글이 아니라 이렇게 훌륭한 글들을 보여주다니요?) 나는 그 예로 쓰인 책 제목 옆에 포스트 잇을 붙였다. 이래서 좋아요, 기자님 책은. 더 읽을 책을 안겨 주니까. 그래서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러니까 이만큼 내용이랑 고민이랑 성실성이랑 다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겁니다. 끝까지 한 권 짜리 양의 원고를 만드는 건 기본이고. 아, 맞다, 철자법과 인간으로서의 기본 예의범절도. 그러니까 제발, 제발, 노력을 좀 하시라는 말씀.

 

나는 새로운 제목과 관심사에 혹해 엣세이 책들을 많이 사서 읽는다. 소설은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는데 엣세이는 주식이 아닌 간식 쯤으로 여기는지도 모른다. 요즘도 계속 나오는 아무튼 시리즈나 여행 사진 (더하기 글 쪼꼼) 엣세이류 그리고 독서 엣세이, 생활 (더하기 그림이나 만화) 엣세이 등등. 이다혜 기자가 드는 나쁜 예들을 나는 많이 만났다. 그런 '일반인들'의 책을 읽으면서 마음 따뜻해지기는 잠깐이고 바로 후회한다. 다시 팔지도 못하고 (알라딘님이 안 사줍니다) 선물하기도 애매하고 갖고 있기도 별론데. 또 생각한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개인사를 드러내고 종이에 찍어내서 세상에 남기는구나. 그게 자신의 또다른 흑역사일지도 모르는데. 참 용감하다. 그만큼 자신의 이야기와 문장에, 무엇보다 자신을 믿고 읽어줄 독자에게 자신이 있구나. 조금 무서워 질려고 하네. 어쩌나 난 읽으면서 민망할 때가 많았는데. 어쨌거나 그래도 꼭 반드시 글을 써서 책을 내서 돈까지 벌어 생계를 잘 유지해 나갈 마음이 있는 사람이 이 책을 읽는다면, 그래서 이다혜 기자의 조언을 듣고 책을 낸다면 요즘 널린 엣세이 류보다는 더 나은 책들이리라. 그게 팔릴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듣기보다 말하고 싶어 하고, 읽기보다 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작가의 욕망을 품는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다. 독자는 어디에 있는가? (22)

 

여기요.

 

나는 계속 여기 재야에, 무지몽매한 대중의 아줌마1로 남아 큰 서점, 작은 서점 등을 돌아다니고 인터넷 서점도 클릭하면서, 여러 책들에서 언급되는 책들로 계속 뻗어나가며 네버 엔딩 독서 목록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그러니까 계속들 써주세요?!?!

 

'써야 글이 된다'라고 이다혜 기자도 말했는데 그래도 아무거나 쓰는 건, 그런 글쓰기는 제발 하지말아주시길. 세상엔 이미 책과 글이 넘치고 넘치고 .... 넘치고....

 

그래서 이 책에서 뽑아낸 독서 목록은요,

 

 


댓글(1)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23-05-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다혜 기자의 책이라서 샀을 뿐^^ 이 책은 왠지 좋다! 라는 마음이 들지 않아서 괴로운데ㅠㅠ 차근차근 적어주신 유부만두님 글을 보니 제 문제인 것 같군요. 늘 그렇듯ㅎㅎ;;; 알라딘님이 안 사 줍니다. 에서 웃고^^;세상엔 이미 책과 글이 넘치고 넘치고 에서 또 웃습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드려요. 유부만두님^^
 

<어린이 청소년>

내 여자 친구의 다리, 정재은 (지은이),모예진 (그림), 창비, 2018

 

<비문학>

셰프 모리모토에게 배우는 일본 가정식, 마사하루 모리모토/정연주 역, 시그마 북스, 2018

핸드백 대신 배낭을 메고, 유이카와 케이/신찬 역, 웅진지식하우스, 2019

배려의 식탁 제주, 김종덕,대안스님,박남준,우석영,양용진,정다운 (지은이),정다운 (사진),자립 연구원 (기획)자립연구원, 2018

당신의 운동은 몸개그였다, 유창성, 망고나무, 2019

손때 묻은 나의 부엌, 히라마쓰 요코/조찬희 역, 바다출판사, 2018

팟캐스터, 영혼의 노숙자,세상엔 좋은 책이 너무나 많다 그래서 힘들다…,어느 남녀의 책읽기,잘 팔리는 문학회 (지은이), arte 아르떼, 2019

아무튼 발레, 최민영, 위고, 2018

우리가 사랑한 소녀들, 최현미, 노신희, 혜화, 2019

엄마, 왜 드라마 보면서 울어?, 도연, 부크럼, 2018

문경수의 제주 과학 탐험, 문경수, 동아시아, 2018

처음부터 잘 쓰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다혜, 위즈덤하우스, 2018

 

<문학>

ㅣ'Inapercu, Sylvie Germain, Livre de Poche, 2010

소설 제주, 전석순,김경희,SOOJA,이은선,윤이형,구병모 (지은이)아르띠잔, 2018

아일린, 오테사 모시페그/민은영 역, 문학동네, 2019

카시지, 조이스 캐롤 오츠/공경희 역, 문학동네, 2019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6, 미카미 엔/최고은 역, 디엔씨미디어, 2015

비블리아 고서당 사건수첩 7, 미카미 엔/최고은 역, 디엔씨미디어, 2017

 

<영화>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

미스 슬로운

페르세폴리스

인생 후르츠

파리의 딜릴리

리지

라플라스의 마녀

토이스토리 4 (한번 더 봤음)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원더스트럭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어우 재밌어라. 이런게 영화 보는 재미였지, 암.

 

주인공을 좋아할지, 미워할지, 정하는 대신 그저 저 야무진 ㅆㄴ이 어떻게 저 난관을 헤쳐나갈지 지켜보는데, 상대가 다른 ㅆㄴ이 아니라 아자씨라는 게 좋았어요?! 사랑이랄까...하여튼, 뭐, 남녀관계가 나와도 이런식으로라면 쿨하쟈나요. 다만 슬로운이 그 하얀 알약 자꾸 먹더라만 삼십대 훌쩍 지나고 마흔 넘고 쉰 되어서 골골할까 걱정이 되더라구요. 내가 알거든, 그 나이라.

 

나는 슬로운과는 아주 달라서 .... 앞을 내다보고 상황을 설계하기는 커녕 그날 밤 잠자리에 누워서야 이불을 걷어차면서 '앗, 그 아줌마가 날 깔본거였쟈나!" 라며 뒤늦게 내 멍충함에 화를 냅니다. 자주. 그러니까 일 주일에 한 다섯 번쯤? 주인공 슬로운은 로비스트라 상대보다 앞서서 수를 읽고 선수를 쳐야 한다고 하는데 나는 뒷북만 둥둥둥. 아 그러니까 이러고 살고 있군. 영화 줄거리를 앞서 보기는 커녕, 엄머, 엄머, 뒤따라 가면서 계속 슬로운 걱정만 했쟈나. 약 좀 그만 머거.

 

큰 비리를 까발리는 작은(?) 비리의 안 착한 주인공. 어디까지 슬로운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이런 악녀 혹은 영웅을 어디까지 사랑할 수 있을까. (나는 많이 사랑할래)

 

-----

 

덧 (7.31) // 만약 슬로운이 다른 편에 서있었더라면, 그녀의 원래 명성(악명)대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는 자들을 위해 원칙이나 선함을 저버린다면, 그래도 나는 슬로운을 응원했을까? 만약 그 과정에서 슬로운이 더한 약물을 복용하고 몸을 도구로 삼아 권력자들의 침실에 들었다면, 영화 내내 화려한 패션과 교태로 화면을 채웠더라면 그리고 인권옹호자 애인을 저버렸다면, 아니, 총기 규제를 주장하는 측 대표 이혼남과 썸을 탔더라면, 그래도 나는 슬로운을 응원했을까. 어쩌면 이 모든 공식들을 접어두고 차가운 얼굴로 자기 목표를 향해 달려갔기 때문에 그녀를 응원하고 있지는 않을까. 이런 여자 주인공, 오랜만이라 너무 반가워서.


댓글(4)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syche 2019-07-28 0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밤도 아니고 한참 지나서 깨닫는 나. 갑자기 생각났는데 깨닫지 못하고 넘어간 것도 엄청 많은 듯 ㅎㅎ 영화 언제 마지막에 봤더라... 이 영화 찜!

유부만두 2019-07-31 11:06   좋아요 0 | URL
언니나 나나 뒷북의 전문가! ㅎㅎ
이 영화 재미있어요. 검색 하지 마시고 기대도 하지 마시고 보시길요.

북다이제스터 2019-07-28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순히 권선징악으로 보지만 않는다면 정말 훌륭한 영화인 것 같습니다. ^^

유부만두 2019-07-31 11:07   좋아요 0 | URL
그쵸. 권선징악을 비켜가기 힘들지만 재미있게 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