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의 하늘 말 나리 꽃은 소희다. 주위가 아무리 소란해도 자신을 보살피는 아이, 자신을 사랑해서 꼿꼿하게 하늘을 바라보는 아이, 혼자 사는 어른 여성인 미르의 엄마를 보며 본받고 싶어하는 아이. 초경 후엔 혼자만의 비밀일기를 적는 아이. 외로운 다른 아이를 보곤 자신 같다고, 깜깜한 하늘의 작은 별 같다고 생각하는 아이. 아기일 때 아빠는 사고로 돌아가시고 엄마는 재혼해서 떠난 아이. 사진마다 엄마 얼굴은 오려내져서 그리워할 엄마도 엄마를 미워할 만큼의 추억도 없는 아이. 학년마다 반장을 하는 반듯한 아이, 책을 많이 읽고 작가가 되고 싶어하는 아이, 쇠약해지신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아이, 낡은 옷을 입고 작은 아버지가 보내주는 생활비를 아껴쓰는 아이. 어른들의 측은한 말이나 눈길이 싫은 아이, 꿋꿋하게 바르게 살려고 안간힘 쓰는 어른인척 구는 아이, 혼자 자신에게 말을 걸고 바르게 하는지 늘 자신을 검사하는 아이, 몇달 차이나는 동네 친구를 누나처럼 돌봐주는 아이, 함께 사는 할머니께서 돌아가시자 자신을 짐짝의 혹 쯤으로 여기는 작은 엄마 작은 어버지 집에서 살아야하는 아이. 그 결정도 작은 아바지를 위해서 내린 아이. 떠나면서 친구에게 비밀일기장을 건네는 아이.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아 좋은 엄마가 되고 싶은 아이. 작은집에 가면 사촌동생들을 잘 돌봐주겠다고, 작은 엄마를 도와 집안일도 하고 쓸모있는 아이가 되겠다고 다짐하는 아이. 아이가 아닌 아이. 아이일 수 있는 자유와 여유를 가지지 못한 아이, 소희. 하늘말나리 처럼 하늘을 보는 아이. 하지만 소희를 위한 하늘, 미래는 어떨지 상상이 힘들다.

어쩌면 작가가 아이들 속에 숨겨놓은 어른, 소희. 아름다운 묘사와 꽃 이야기, 억울한 은영이네 이야기와 더불어 소희는 어린이 독자들에게는 측은함과 거리감만 느끼게 하는 인물이라 나라도 손을 잡아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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