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물욕의 최고봉, 부동산을 다룬다. 택배업으로 황천과 이승의 질서를 어지럽힌 죄로 재판장까지 다녀오고, 뭣보다 속썩이는 인간들 때문에 목숨이 아흔아홉 이라도 모자른 꽃님이는, 속도 좋지, 다시 한 번 가장 임무를 짊어지고 취직을 하는데 이젠 딸린 식구가 더 늘었다. (은근 세오 아줌마 철없고 '인간적'이네. 금사빠란 점도 마음에 들지만 정체를 생각하면 소름이 돋아서....옆엔 오지 말아줘요) 침식제공이라는 별천지에선 모든 계약을 말 그래도 믿지말라는 교훈을 얻게되고, 혼이 가벼운 것과 욕심이 많은 것에 대해서도 생각하게된다. 자세한 이야기를 적고 싶지만 스포라 꾹꾹 참는다.

 

집에 대한 메리의 갈망이 그리 컸던지, 결국 머리 뉘일 '집'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는다. 집, 가족, 그 안에서 쉴 수 있는 나와 너. 영화 '다운사이징'과 '로또청약' 뉴스를 떠올리며 어른의 눈으로 읽는 3권은 씁쓸한 패러디이고 풍자, 또한 철학이기도 하다. (철학 몰름미다. 어쩐지 심각하고 의미가 마나 보엿써요) 깨끗하고 반듯한 곳에서 가짜라도 푸른 하늘을 이고 사는 삶에는 쥐어짜는 노동이 필요하고, 대출금 갚는 계약에서 노동 시간은 의미 없고 영원히 이자는 불어가는 마이너스 인생. 그래도 카르페 디엠이라고 정신승리하며 사고 카드 긁고 다시 일터로 가는 사람들, 아니 '넋놓아 가벼운' 사람들. 스타** 카페에 앉아 삼* 카드 할인 받아 *성 컴퓨터로 이*트에서 장봐서 삼**미안 아파트로 배달 시키는 어느 아줌마 같기만하고. 롯*라고 뭐 다르고 *대 카드라고 나을소냐. ...다 무너져버렷! 이야기 안에서라도!

 

심오한 만큼 1권에서 처럼 혼을 쏘옥, 맘을 쫙 빨아들이지는 않고 이승 현실의 비중이 줄어서 위태로운 기분도 들었지만 메리네는 이승에서 시작해서 황천과 별천지까지 경계를 넓혀가며 발자욱을 찍는다. 작가는 반지하집 곰팡이와 거미줄에서 저 먼 하늘의 은하수까지, 현생과 어쩌면 과거, 그리고 먼 미래까지 내 눈길을 이끌어주었다. 고양이 꽃님이의 노고에 감사를 보내며, 가족과 이웃도 새삼 소중해졌고, 이승의 물욕이 지긋지긋해지고 내 생활의 자본없는 자본주의에 환멸이 느껴질 때 다시 읽으려고 생각한다. 보린 작가님네 고양이 좀 쉬었다가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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