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장개석과 송미령 뿐이었다. 역사책을 구해 읽어보려고 최근 책을 골랐는데, 실패다. (책 링크는 걸지 않지만 제목은 History Arena 근현대 중국의 사람들) '저자는 역사 전공자는 아니지만 여러 저술에 힘쓰고 있다고 해서 불안했다. 문장이 어설프고 편집이 엉망이라 읽는 내내 한숨이 나왔다. 왜 나쁜 예감은 틀린적이 없나. 옛이야기 책이 아니라 (대중) 역사서로 분류되는데 독자의 독해력을 매우 낮게 설정해 놓았나보다. 글자도 크고 문단 사이에 여백이 과하며 한 쪽에 겨우 열 여덟 행은 주요 정보 전달마저 제대로 하지 못한다. 장학문의 생년도가 두어 가지 다르게 표기되며 인물들 관계를 단순 애정이나 친분도에 따라 설명하기에 드라마 개요를 읽는 기분이 든다. 공들이는 부분은 장학문의 본처와 첩의 갈등과 주요인물의 후손들의 약력이라니. 송미령의 사망에 붙이는 문장도 '세기의 두 권력자를 치마폭에 담고 호령하던...' 이다. 역사를 바라보는 저자의 시선은 '삼국지' 만화를 보며 영웅 판타지를 키우는 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만주 지역을 다스렸던 중국 군부세력 장학문. 그의 아버지는 순간이나마 북경을 점령했고, 아들 장학문은 공산당을 공격하는 장개석의 발목을 잡고 쿠테타를 일으켰다. 하지만 기회를 놓치고 50년의 연금생활을 살아간다.  1920-30년대 숨가쁘게 전개되는 중국에서의 권력싸움은 이 책이 담기에는 역부족이다. 제대로 된 중국 근현대사를 읽고 싶지만 또다시 이런 책을 만날까 겁이 난다. 알라딘 서재의 이웃분들의 추천을 기다립니다.

 

아래 사진의 문단을 좀 읽어보시면 ... 제 터지는 속을 이해하실 ...

 

오른쪽 책은 '검사내전'. 비교하면 왼쪽이 얼마나 성긴 편집인지 보인다.

 

속이 타서 맥주를 마셨습니다.

일본식 음식점이네요. 장학문이 협조를 거부하자 대신 부의를 내세워 만주국을 세운 일본. 역사책을 읽고 나면 동네 음식점에 가서도 여러 생각이 들...지만 맛은 있습니다. 중국 근현대사 책 추천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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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yche 2018-02-27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며칠 전에 동네 아줌마들과 이야기 하다 송미령 자매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한분이 그 스토리를 잘 알고 계셔서 흥미롭게 들었거든. 유부만두 페이퍼에서 또 만나네.

유부만두 2018-02-27 08:13   좋아요 0 | URL
송자매 (그집도 세 자매라지요!) 이야기는 영화로도 나왔었대요. 장만옥 주연. 그런데 구할 수가 없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