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과 새소리 대신 매미소리와 끈적거리는 느낌에 잠을 깬다. 방학이니 더 자도 되는데, 더워서 일어나 선풍기를 켜고 화장실에 다녀온 다음 커피를 뽑는다. 얼음 많이많이.

 

아이들이 깨기 전에 책을 읽었다. 오래 붙들고 있던 책인데 이제야 완독. 예상 외로 건조하게 쓰인, 하지만 몰랐던 '여성'문인의 역사를 소개해 주고 (숨겨왔던) 전혜린 팬의 흑역사와 애정을 밝히는 책.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고등학생 시절이 어렴풋하게 떠오른다. 덥다. 냉커피 한 잔 더.

 

평범하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외국의 풍광과 자유를 꿈꾸며, 밤새워 공부하고 새벽의 공기를 마셔본 기억. 하지만 몇 년 후 치워버린 전혜린 책... 부끄러워할 필요는 없었어.

 

할 말이 많을듯해서 컴퓨터 앞에 앉았는데, 뭐랄까, 이미 다 쏟아낸 느낌. 그냥 커피를 마신다. 얼음이 다 녹기도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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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6 16:3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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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08 07:13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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