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의 조증, 그러다 혼자만의 감정을 키워 울증으로 나아가는 베르테르, 그는 2부, 다른 도시로 가서 여인 B (로테를 닮은)을 사귄다. B는 베르테르의 로테 칭송에 함께 하지만, 과연 그 속마음은 어떨까. 하지만 귀족 모임에서 노골적인 천대를 받고 베르테르는 만사에 정내미를 떼버린다.

 

돌아와서 급격히, 괴로워하는 베르테르. 그 괴로움이 ... 가엽기도 하지만, 주인마님을 연모하는 머슴의 사연을 대하는 베르테르는 위태롭다. 그러다 그 머슴이 일을 저지르고, 더 큰 일을 저지르고, ...그래도 그 일의 시초는 '순수한 사랑' 이었노라고 항변하지만. ... 저기요, 베르테르 님... 이건 살인 사건이고요, 그 전의 짓거리도 강간미수입니다.

 

베르테르가 아닌 머슴이 저지른 범죄로 차라리 베르테르는 순수의 영역에 남는듯. 2부 후반, 로테도 자신의 사랑을 깨닫고 떠나려는 베르테르에게 아쉬움, 혹은 아픈 이별을 느낀다. (차라리 아는 동생이랑 연결시킬까, 하는 로테의 속마음....이건 너무 자기중심적이지만...얄밉게도 요즘에도 있는 이야기라고 하더라구요) 2부에서 중간중간 빌헬름의 개입이 있지만 점점 고조되는 베르테르의 격정, 사랑, 포기, 폭발하는 마음. 이별의 장면은 커피잔을 마주 두고 탁자에 물로 뭐라 적는 대신 (BGM 이문세, 고은희 '이별이야기') 웅장한 서사 낭만시를 낭송합니다. 주거니 받거니, 감정은 격해지고 뽀뽀. 포옹. 아, 우린 안되어요...ㅜ ㅜ

 

냉정한 자살 장면 묘사, 바로 죽지도 못하고 썰렁한 장례절차. 그리고 그냥 끝입니다. 무어가 남겠어요. 로테는 차분하게 정신을 가다듬고 알베르트의 부인 자리로 돌아왔는데. 그녀가 베르테르에게 연인으로 힌트라도 준 건 얼마 되지 않는 시간 뿐. 아 이 격한 감정의 소용돌이에서 혼자 북치고 장구 치고, 세상 사람들의 위세와 허영을 비판하고, 자유로운 영혼이 되려했던 젊은이가 갈 수 있는 길은 ... 결국 죽음 뿐이었을까. 1부 초반의 조증, 발랄라 까불이에서 시작해서 좌충우돌 하는 베르테르, 현실을 비판하고 순수한 사랑만을 바라보고 달려간다. 2부, 그를 투영하는 범죄자 머슴, 현실주의자 알베르트, 뽀뽀하며 빵 얻어먹는 애완새, 중에서 해법을 택하는 대신, 끝까지 밀어붙이는 청춘. 노란 조끼의 사나이.

 

나이가 지긋해서 읽어서인가 베르테르에게서 언뜻언뜻 위태로운 청춘이 보인다. 아줌마가 해줄 말은 뭐 없고....사랑이 뭐라고 ... ㅜ ㅜ

 

후일담 문학 같이 토마스 만이 쓴 로테의 이야기를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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