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 살인범 제프리 다머의 기사를 찾아 읽었다면 저자 오츠가 단순히 하드 고어 소설을 쓴 게 아니라 새로운 인물을 창조했다는 걸 알 수 있다. 하나 하나, 주인공의 기록을 따라가다 보면서 피비린내가 나는 것 같아 절로 몸서리가 쳐졌다. 범죄의 묘사는 끔찍하지만, 더 무서운 건 그 준비과정이다. 좀비라니. 살아있는 사람을 좀비로 만들 생각을 하다니. 그런데 실제 전두엽을 절제하는 비인간적 수술요법이 존재했다는 게 놀랍다. 갑작스레 등장하는 병아리들과 새로 구입한 자동차, 그리고 아버지의 옛은사의 과거사 등이 촘촘하게 짜여진 그물같이 펼쳐져 있다. 쉽게 추천할 수 있는 소설은 아니다. 불쾌하고 무섭다. 하지만 넘쳐나는 흉악범죄에서 이런 문학이 나올 수 있는 것도 경이롭다.

 

 

 

조선의 요리에 대한 알차고 재미있는 기록들이 저자 이한의 글솜씨로 더더욱 맛있게 엮여나온 책이다. 하지만 제목과는 다르게 실제 요리를 한 조선 남자는 두 어 명에 불과하고 대개는 음식블로거 (저자의 표현), 황ㄱㅇ 씨 같다.

 

표지도 예뻐서 사진 자료가 풍부할까, 싶었는데 그림은 같은 것을 반복해서 쓰고 있으며 (각 챕터 마다 같은 그림 3번 반복, 법칙인가요?) 카툰류 그림도 과하게 쓰였다. 정작 궁금했던 요리 재현은 사진인지 그림인지 흐릿하게 실려서 도움이 되지 못했다. 저자 이한은 빼어난 글솜씨와 알찬 내용에 비해서 계속 이렇게 빈약하고 싼티나는 편집을 만나는 듯하니 마음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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