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지 아이들에서 엮은 일곱 명의 작가의 일곱 단편. 정말 아롱다롱 색색가지 이야기들이다. 아주 재미있지는 않음.

 

표제작인 배미주 작가의 '천둥 치던 날'의 환상 장면, 꿈인지 비밀의 장소인지 모를 놀이터 옆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이성숙 작가의 '이건 비밀이야, 비밀'은 살짝 괴기 공포 색깔을 더할 수도 있어서 흥미로웠다. 처음에 실린 김려령 작가의 '앙큼한 일곱 살'은 너무 매끄러워서 앙큼하고 유영소 작가의 '바나나우유 형'은 뭔가 어정쩡했다. 초등 4학년 막내에겐 '이건 비밀이야, 비밀'만 읽어보라 했는데, 역시 그 숨어있는 괴기 코드를 알아보았다. 그런데 그 흰토끼 결국 어디에 있는걸까.

 

현실을 배경으로 초등학생 주인공들이 나와도 작위적인 이야기들은 영 겉도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두근두근 장똥구'는 제일 별로. 예쁜 여선생님의 장난인지 뭔지, 끼부리는 설정이 싫다. 남자 선생님이 이렇게 여학생을 대한다면 구설수에 올랐을테지만 자기가 예쁘고 젊다는 걸 의식하는 여선생님의 모습은, 그 자체로 정형화된 여성이라 작가의 단순한 시선이 아쉽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