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이란 지나가는 물고기를 모두 잡는 일은 결코 없으면서, 종종 있지도 않은 나비를 잡아 버리는 그물 같은 것이었다. (25)

어떤 어머니에게, 내 어머니에게, 딸은 나눗셈이지만, 아들은 곱셈이다. 딸은 어머니를 줄어들게 하고, 쪼개고, 무언가를 떼어가지만, 아들은 뭔가 덧붙여 주고 늘려 주는 존재인 것이다. 모든 어머니들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바로 나의 어머니에게는 그랬다. (38)

어머니는 놀랄만큼 아름다웠지만, 아름다움이란 신체적 특징만큼이나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기도 했다. (46)

작가가 홀로 들어가 자신이 마주친 미지의 영역을 기록으로 남긴 것이 책이라는 신기한 삶이다. 만약 작가가 그 여정을 성공적으로 마친다면, 훗날 다른이들이 그 길을 따를 것이다. 한 번에 한 명씩, 그 역시 홀로 떠나는 여정이지만, 작가의 상상력과 교류하며, 작가가 닦아놓은 길을 가로지른다. 책은 고독함, 그 안에서 우리가 만나는 고독함이다. (86)

작가는 작가이기 전에 독자이며, 책 속에서, 책을 가로지르며 살아간다. 다른 사람의 삶 속에서, 또한 다른 사람의 머릿속에서, 매우 친밀하지만, 지극히 외롭기도 한 그 행위 안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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