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4/400. 조선의 탐식가들 (김정호)

책으로 읽는 조선시대 먹방이나 쿡방이 아닐까 싶었는데, 음식을 탐하고 즐기고 그리워했던 사대부와 양반의 이야기를 기록에 근거해서 알차게 엮어놓은 책이다. 저자는 탐식과 미식의 구분에는 조심스럽지만 호식하고 탐식하던 이들의 욕망과 권력을 짚고넘어갔고 절식과 자연식을 읊은 양반의 시에 숨어있던 세력가의 여유도 비판했다. 최고의 음식이나 최악의 음식 모두 중국 고사에서 끌어다 쓴 사대부들은 일단 돈과 세력을 잡은 다음에는 청렴한 척 굴었고, 유배지에서는 왕년의 기름진 음식을 그리워했다. 그시절 나무껍질이나 풀을 삶아 먹어야 했던 사람들을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책이어서 읽는 동안 군침 대신 쓴맛만 입안에 감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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