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6/400. 유자약전 (이제하)
문학과 미술, 음악까지 두루 섭렵한 예술가 였다는 이제하의 소설. 화가인 화자 '나'가 1년 동안 함께 생활했던 여자 화가 유자에 대한 기억과 환상을 펼친다. 이제하가 1950-1960년대 미술조류와 예술론을 툭툭 던지며 어지러운 그림 조각을 만든다. 아무리 그래도, 많이 투박하고 촌스럽다. 읽기 힘들어서 겨우 꾸역꾸역 책장을 넘겼다. 유자가 그려내는 여성 예술가 모습도 촌스럽고, 뜬금없이 끊어지는 마지막 장면도 영 어색하다. 여성비하 표현이 너무 거칠고 많아서 (심지어 여주인공 이름은 이혼후에 전남편 성을 따라 개명한 꼴이다) 이게 어떤 비유려니 하고 읽으려 해도 뒤이어 나오는 건 '아빠' 타령에 한심하기 이를 데 없다. 천경자 화백의 뒤늦은 부고 뉴스를 읽은 후라 그런지 이 소설은 더더욱 아쉬운 기분이 든다. 왜 이 소설이 '명단편'에 속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얼마전 SNS에서 현명한 여성 논란을 일으킨 바로 그 노작가 이름이 뒤늦게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