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2/400. 어나더 미 (아나이스 버르디에. 사만다 푸터먼)
영화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생겼다. 1987년 11월 부산에서 태어난 일란성 쌍둥이가 각각 정. 김. 이라는 이름을 갖고 생후 3개월에 다른 입양단체를 통해 미국과 프랑스로 입양되었다. 그리고 25세가 된 둘은 유툽을 통해 서로를 알아보고 확인하는 과정을 당차게 다큐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실행한다.
나는 20년쯤 전 유학시절, 미국가정에 입양된 한국인 소녀를 소개로 만난 적이 있다. 그 아이는 10살즈음이고 난 이십대 중반이었다. 그 아이의 미국인 부모는 한국에서 온 내가 큰언니처럼 모국의 문화와 정을 전해주길 바랐지만 그 아이는 별로 내켜하지 않았고 나도 어찌할바를 몰라 멀뚱거리는 어색한 만남을 몇번 한 뒤 더이상 약속을 잡지 않았다. 그후 미국에서 한국에서 입양된 사람들을 꽤 만났는데 묘하게도 그들은 서로 닮은 느낌을 갖고있었다. 어나더 미, 의 사만다와 아나이스에게서 그 분위기가 풍긴다. 그들이 멋진 도시에서 훌륭하게 자라서 서로를 만나 영화를 찍었다니 뒤늦게 박수를 치고 응원을 보낸다. 그런데 이건 너무 근사하고 멋져서 왠지 조금 죄책감이 든다. 내가 미안해 해야할 이유도 모르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