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400. 집 나간 책 (서민)
여러 분야의 책을 나름의 방식으로 읽고 재미있고 독특하게 정리한 리뷰집이다. 그간 마태우스님의 서재를 몰래 드나들며 그분의 시침뚝 썰렁 스타일을 익혀둔 덕에 더 재미있게 읽었다. 계속되는 저자의 감탄과 반성하는 독서태도는 그의 성실함 못지않은 미덕이다. 겸손하게 배우는 마음으로 두 눈을 반짝며 (!) 책을 읽는 그를 상상했다. (웃음이 나오는 건 조건반사일까요?) 다만, 책 중반부에 단언하듯 여성의 경제생활을 독려하는데 그가 `본의 아니게` 육아의 무게를 놓치는 듯 보여 아쉬웠다. 뭐 그렇다고 나머지 부분을 재미있게 읽고서 불평하는 건 절대 아니다.
여자가 일을 그만 두는 건 좋은 선택이 아니다.아이를 키우는 건 인생에서 잠깐이니 말이다. 20대에 직장에 들어가 60세까지 일한다면 대략 35년 동안 일하는 건데, 아이들에게 엄마가 필요한 시기는 길어야 10년이니까. (135쪽)
다시 옮겨 적어도 너무 강한 표현이다. 인생에서 잠깐...길어야 10년... 물론 일을 그만 두는건 선택이 아니라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몰린 거라는 레슬리 베네츠의 문장을 인용한 후에 서민 작가가 적은 글이다. 그 어쩔 수 없는 상황을 그렇게 열린 마음의 그가 제대로 이해한 것 같지 않다. 섭섭..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