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400. 소설가의 일 (김연수)

 

소설가가 될 것도 아니면서, 소설가가 어떤 과정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지 그닥 관심도 없으면서, 김연수의 글이니까 샀고 읽었다. 그리고 위로 받았다. 무엇에 대한? 이 엉망진창인 세상, 이 우울한 우주, 이 영겁의 저주 같은 시간에 대한 답이 없다고, 그도 별 해답은 없다고 했지만, 마지막 그 몇 쪽이 이 책에서 최고로 우울하고 슬퍼서 눈물까지 났는데 (아, 왜요? 왜?) 결국 구원이고 희망이고 없다고 하는데도 이 우주의 시간에서 각 개인이 스치는 시간은 찰나이므로 모두의 소원은 이루어 질거라고 개풀 뜯어먹는 소리로 끝나는데. 난 넘어갔다. 그래, 그럴거야. 그래서 나는 마흔이 후울쩍 넘어서도 이 속상하니까 소원성취다, 뭐 이런 허풍에도 미혹되어서 아, 위로 받았어, 라면서 이런 기승전.... 김연수 짱, 같은 독후감을 쓴다. 그리고 그의 책 마지막엔 원고지가, 그것도 김연수의 사인이 가장자리에 다소곳하게 새겨진 원고지가 있다. 자, 당신도 구체적인 문장을, 생각없이 바로 적는 문장을, 플롯 따윈 없어도 시작되는 문장을 쓰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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