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설명하는 아주머니로부터 죽순 1킬로그램을 9천원에 샀다. 우선은 닭볶음탕 - 난 이 근본 없는 '볶음탕'이라는 말을 굉장히 싫어한다. 볶음이면 볶음이고 탕이면 탕이지 볶음탕은 어느나라의 요리법이란 말인가. 닭도리탕의 '도리'라는 말이 일본어 도리とり에서 유래했기 때문에 닭볶음탕이 맞다는 국립국어원의 준엄한 가르침이 있었지만, 그렇다면 윗도리와 아랫도리는 윗새, 아랫새란 말인가. 나는 그동안 새를 입고 생활을 했다는 말인가?! 왜 도리가 '조각'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에는 주목하지 않는지 이유를 모르겠다 - 에 넣어 먹어볼 요량이었다. (102-103)
"이번엔 어떻게 해먹을 거야?"
"글쎄. 생각을 안 해봤는데."
"그럼 그냥 산 거야?"
"그렇지. 꽃게니까."
"그래." (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