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블랙홀
안현미
곤드레나물밥을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을 먹으며 지나가는 시간을 잠시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잠시 사는 것
곤드레나물밥을 먹으며 지나가는 시간을 잠시 씹어보는 것만으로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의 삶을 인용해서 살고 있는 것만같은
불혹, 블랙홀
꼭꼭 씹어 먹는다
곤드레나물밥을 먹는 일만으로도
나는 잠시 너를 사랑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