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일 때 사두었고,
이제는 오에 겐자부로를 읽어야 하겠어서
책꽂이에서 묵힌 책을 꺼내 들었다.
두께에 비해서 가벼운 책을 아무런 사전 정보 (심지어 책 소개글도 안 읽는 나...) 없이 시작했는데 초반부터 터지는 사건에 놀라고, 그 관념적이랄까 혼잣말을 계속하는 주인공에 얄미운 동생에, 그 불쌍한 아가에.... 이야기는 복잡하게 흘러가는데 (심지어 배경도 일본 산골, 도쿄, 미국...) 문장은 차분하다. 그리고 묘하게 계속 책장은 넘어간다. 꾸역꾸역 아니고 조분조분.
조선인 부락 이야기가 폭력 사건의 배경으로 등장하니 불편한 마음이 드는건 어쩔 수 없지만, 작가가 말하는 "폭력"은 타자로 부터 오는 건 아닌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