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식사 - 위화 산문집
위화 지음, 최용만 옮김 / 휴머니스트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근래에 만나기 힘든 책이다. 무게로만 따지면 그렇다. 요즘 너나 없이 희고 무거운 종이만으로 책을 만드는데 이 책은 정겨운 누르스름한 색에 약간 거친 재질의 종이로 만들어졌다. 그덕에 300여쪽의 책 (아담사이즈 이기도 하고)은 가뿐하게 가방안에 들어갔다.

내용은 절대 가볍지만은 않았다. 첫 장의 아버지로서의 감화에 대한 이야기는 소박하기도 하고 공감도 많이 가는 부분이지만 그 것이 이 책이 말하는 대부분이 아니다. 많은 부분은 제목을 따온 Soul Food, 특히 흑인의 노예 역사와 무참히 죽어간 미국 원주민 인디안 들의 이야기이다. 하지만 왠지 꼽게 보이는 것도 있다. 바로 중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티벳 독립 운동이 겹쳐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저자는 일언반구없다. 

마지막 부분의 <그리고 나의 책들>은 저자의 대표작들의 각 언어판 서문의 모음집이다. 각 언어로 출간될 때마다 독자에 맞게 따로 쓴 서문들은 작가의 또 다른 배려가 보인다. 

부모님 두 분 다 의사이시고, 자신도 5년간 치과 의사로 일하다가 작가가 된 내력은, 얼핏 보면 굉장한 부르조아이지만, 의사라는 것이 당시 그다지 존경을 받는 고임금 직업이 아니고 남의 입안을 들여다 보는 "이빨가게"에서 일한 경험은 처음 생각한 것보다 훨씬 소박한 모습의 작가를 그려내고 있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그의 용감하고 정의로운 두 눈이 왜 한국의 80년대 정치상황, 더 일찌기 미대륙 침략의 역사, 또한 유럽의 아프리카 식민지화를 보면서, 중국의 폭력은 - 그 끔찍한 민족주의!- 언급하지 않는지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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