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와 두칠이 삽사리문고 17
김우경 지음 / 지식산업사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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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오덕 선생님의 강추! 하는 머릿말을 읽고나서도 어린이책에 대한 편견으로 첫 장을 읽기 시작했다. 그 때 까지만 해도 큰아이의 독서를 도와주려고 고른 이 얇은 책이 이렇게 찡하게 나를 감동시킬 줄을 몰랐다.두번째 장 쯤 읽다보면 주인공이 개라는 사실을 슬슬 잊게 된다. 어린이 책에서 흔히 나오는 용감무쌍 천하무적의 멋장이가 주인공이 아니라 평범하고 깡패 앞에서나 예쁜 여자 앞에서 조용할 줄도 아는 똥개 이야기가 슬며시 나를 빨아들인다. 

억지스런 해피엔딩도 아니고 인간과, 더 거창하게 보자면 삶 자체에 대한 고민과 희망도 이야기 해주는 책이다. 늘어지지 않고 두어 장마다 찾아오는 고비는 어쩌면 이 책을 아이들에게 사주는 부모들 인생과도 닮았을거다. 개소주가 되어서 주인에게 먹히면 충성스러운 개였다고 동상이라도 세워줄거 같아? ....  되바라진 동네 개가 주인공 두칠에게 쏘아붙이는 말이다. 복날 먹을 것도 많건만 자기집 개를 잡는 갈비집 주인 아저씨는 상상하기 어렵지 않은 이웃의 이야기일테고, 개 훈련소에서 이것저것 한달동안 배워온 애완견을 생각하면 학원으로 내몰리는 우리 아이들 생각이 절로 난다.

자유를 찾아, 삶을 찾아 싸우는 두칠이가 멋있다. 똥개 두칠이가 해님이나 달님, 또 바람과 나무를 바라보는 시선이 얼마나 멋지게 그려졌는지 모른다. 작가 김우경 선생님(!)의 어느정도 투박하고 소박한 문장은 두칠이를 닮아 나를 충분히 감동시켰다. 강추, 또 강추다. 제발 내 아들 녀석이 이 감동을 이해해 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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