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군, 호랑이가 키운 여자아이 후녀가 얼마나 잘 크는지, 호랑이의 눈으로 하찮은 인간 역사를 바라보는 소설. (책은 여러 작가들의 설화 테마 소설 모음집) 산군이 이 아이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가 재미 뽀인트.
그나저나 먹방족 한민족을 그리는 첫부분도 재미있다.
쑥과 마늘을 먹고 사람이 된 곰의 후손답게 이놈들은 먹는 데 진심이다.
고봉밥으로 식사하는 와중에 반주라며 술을 마시다가 안주라며 고기를 굽고, 고기 기름기를 잡는답시고 쌈으로 싸고, 쌈에 감칠맛이 부족하다며 장에 버무린 나물을 종류별로 넣어 먹다가는 입가심을 한답시고 과일을 산더미처럼 먹다가 어이쿠, 다음 끼니때가 왔네, 하고 또 밥을 짓는다.
마늘은 또 어찌나 좋아하는지, 국이든 고기든 나물이든 마늘을 한 주먹씩 버무려야 시원하다는 놈들이다. 마을 주민들은 벌써 신목(神木)을 둘러싸고 사흘 밤낮을 먹고 마시고 있다. 간만의 풍년이기도 했다. 그리 넉넉한 땅은아니다 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야 한다는 것이 신조가 된 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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