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도시 릴리마르로 레이더와 함께 들어선 190센티미터를 넘는 장신의 고딩 찰리. 해가 지고 사악한 무리들이 그를 잡기 전에 거인 해나의 눈을 피해서 마법의 해시계를 찾아야 한다. 그리고 다시 도시 성문 밖으로 나와야 한다. 


스티븐 킹은 아슬아슬 조마조마 숨거나 도망치는 장면의 긴장감을 잘 그린다. 또한 피와 살점이 튀기는 육탄전 혹은 살육전도 박진감 넘치게 펼쳐 보여준다. 2권은 반려견을 위하는 소년 주인공이 사악한 무리에 맞서 약자들을 돕는 왕자님으로 변신 혹은 성장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그 안에는 피, 땀, 눈물이 (배설물과 함께) 배어있다. 사악한 무리들은 악취를 풍기며 역겨운 외모와 천박한 말을 달고 있다. 페어리 테일의 공식이다. 예쁘고 멋진 사람, 금발에 푸른 눈이면 귀족에 주인공, 착한 사람. 몬난이에 뚱보 바보는 나쁜 사람 망할 넘들. 적/악인에 대한 증오심이 차오르자 찰리는 어머니의 사고 후 아버지가 술에 빠져 살 때, 어린 자신의 내부에 어두운 '우물'이 있었고 나쁜 행동을 했던 것을 기억한다. 그리고 지금/여기 그 비슷한 증오와 사악함이 덩어리로 뭉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적에 대한 증오로 살인에 이르는 폭력이 폭발한다. 이것이 정의일까. 폭력의 두 얼굴을 보는 것 같다. 2권에서는 러브크래프트의 작품, 피노키오, 오즈의 마법사 등이 활용된다. 어쩌면 인어공주와 백조왕자도. 


"네가 전설의 왕자님이구나! 우리를 구하러 왔어!"라는 사람들의 말을 듣고, 심지어 경의를 표하는 행동을 보면서 덩치 큰 찰리는 민망해 한다. 하지만 기꺼이 그들을 돕고 함께 행동하기로 한다. 마법? 그까이거 자꾸 보니까 익숙해 지는 거네. 말하는 빨간 메뚜기, 푸른 오라를 풍기는 해골 군단, 6미터가 넘는 흉칙한 거인 아줌마와 그 딸, 하늘을 덮는 나비 떼, 비밀의 지하 통로, 박쥐 떼, 그리고 두 개의 달. (혼자 샤이니의 노래 '셜록'을 흥얼거렸는데 가사가 '두 개의 달~'이 아니라 '두 개의 답~'이었다)


120쪽 쯤 남았고 이제 최후의 결전을 앞두고 두 개의 '달'이 가까이 빛나는 밤이 지났다. 곧 만악의 근원, 릴리마르의 지하 어딘가에 봉인된/숨은 볼드모트인 고그마고그를 해치워야 한다. 찰리는 이제 왕자로서의 책임감 마저 느끼고 마지막 결전에 나선다. 하지만 자꾸 아빠가 생각난다. 아빠가 걱정하실텐데. 그런데 나는 고딩 찰리의 대입도 좀 걱정된다. 너 공부는 언제 할... 아니다, 일단 살고 보자. 찰리가 릴리마르를 구하고 옛 왕족을 돕고 (페어리 테일의 기본인 왕조 중심 + 고귀한 핏줄 만능) 그래야 자기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다. 잘못 하면 지구의 21세기 미 중서부 세계가 위험해 질 수도 있다. (아, 물론 스티븐 킹 월드에서) 그런데 늙은 독자는 너무 졸려서 찰리야, 일단 오늘은 자고 내일 12월 1일에 마저 싸우자, 응? 내일 꼭 이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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