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월! 뭘 했기에, 매일 평소처럼 부지런히 지냈는데 벌써 11월이라니. 시간이 나 몰래 부지런히 전진하고 있었나보다. 원망하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라 들었다.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니, 그럼 모든 일월년도 계산과 수치들은 가식적인 장치란 말인가? 시간은 가만히 있는건가? 그런데 왜 나만 시간에 쫓기고 추월당하는 느낌이 드는가. 


첫머리부터 아름다운 문장이 독자를 홀리고 있다. 


"가만히 멈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저 시간이 흐르는 소리를 듣는다.
이것이 시간이다. 친숙하고 은밀하다. 시간이라는 도둑은 우리를 끌고 간다. 1초, 1분, 1시간, 1년의 쏜살같은 흐름이 우리를 삶 속으로 밀어넣었다가 나중에는 아무것도 없는 무無로 끌고 간다.

물고기가 물속에서 사는 것처럼 우리는 시간 속에서 산다. 우리 존재는 시간 속에 존재한다."


뭐야, 시간은 흐르잖아. 그런데... 실은 잘 생각해 봐야 한다. 공간마다 시간의 흐름은 다르고 열이 뜨거운 곳에서 차가운 곳으로 이동하듯 시간은 과거에서 미래로, 질서에서 엔트로피로 향한다고 한다. 그 안에 우리가 살고 있다. (여기까진 오케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사물이 멈추고 움직이지 않으면 시간도 멈춘다고 했다. 시간은 변화의 척도이며 움직임의 흔적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뉴턴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아무리 사물이 멈추고 변화가 없는 상태라 하더라도 "절대적 시간"은 흐른다. 그리고 삼번 타자 아인슈타인은 이 둘의 논리를 나름대로 (25세에 그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한다!) 정리하여 상대성 이론을 발표한다. 상재적인 시공간과 절대적인 시공간 개념 너머에 각자의 시간과 각자의 공간이 존재한다. "중력의 근원이며, 뉴턴의 공간과 시간을 형성하고 이 세상의 나머지 부분이 그려지는 직물"인 "중력장field"가 존재하는 것이다. 시공간은 탄력이 있고 휘어 있기도 하다. 그러므로 시간이 사물과 상관없이 유유히 흐른다는 추측은 틀렸다!!!! 고 저자는 말한다. 


어렵지만 따라가고 있습니다. 1부의 5장 제목은 무려 <시간의 양자>. 양자역학이 나온다. 두둥. 


난 시간이 너무 빨리 가고 무상해서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과학자의 이야기에 위로를 받고 싶었는데. 그래서 제목보고 덥석 읽기 시작했는데. (나의 상대적) 시간은 흐르지만 책장은 흐르듯 넘어가지 않아서 뭔가 속은 기분이 듭니다. 그래도 책은 꽤 친절하게 설명해 주는데 어쩐지 다 내 잘못이야 기분마저 든다. 양자중력학(이라는 아직은 마이너한 분야)에선 시간이! 물 흐르듯 흐르는 게 아니라 불연속적으로 입자처럼 양자화된다고 한다. 


"양자중력을 연구하는 물리학은 이 극단적이지만 너무 아름다운 풍경, 즉 시간이 없는 세상을 파악하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시공간도 "파동처럼 흔들리며 다양한 형태로 '중첩'될 수 있다"고. 아 어렵다. 어쨌거나 "지금"(지금, 이란 건 없다고 저자는 설명해줬지만, 그러니까 내 말은 한국에 사는 나의 지금, 롸잇 나우)은 11월 3일 저녁 9시 02분. 1부 다 읽었다. 좀 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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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유행열반인 2023-11-02 21: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우리는 흐르고 있는 게 확실합니다..쥬르륵… 예전에 Suede의 Everything will flow라는 노래를 좋아했었는데 이제 나야 그만 흘러라…

유부만두 2023-11-03 07:59   좋아요 1 | URL
쥬르륵… 시간이 물처럼 흐르든 말든, 양자화 되어 알알이 흩어지든 말든, 난 매일 매일 가라앉는 기분이 들어요. 비가 오려나? 무릎이 시큰거립니다.

유부만두 2023-11-03 08:03   좋아요 1 | URL
Suede 노래 틀어 놨어요. 2011년 앨범인데 더 옛날 곡 분위기네요. 끈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