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 천사의 시> 도서관 장면


https://youtu.be/rnbIZ2o3gWM
사람들 사이의 검정옷은 공안 정보부원들 아님. 천사들임;;;


한스 샤로운(Hans Scharoun)과 에트가어 비스니브스키(Edgar Wisniewski)가 설계한 베를린 주립도서관을 떠올려보자. 그곳에서 빔 벤데르스는 「베를린 천사의 시의 한 장면을 찍었다. 카메라가 넓은 독서실을 지나 계단을 따라 올라간 뒤 공연장의 특별석처럼 튀어나온 곳에서 드넓은 내부를내려다보는 장면이 있다. 평행하게 정렬된 책장사이로 사람들이 책을 들고 서 있다. 또는 의자에 앉아 다양한 표정을 지으며 책에 집중하고 있다(턱을 받치고 있는 사람, 주먹으로 얼굴을 받치고 있는 사람, 손가락 사이를 프로펠러처럼 돌고 있는 볼펜 등). - P70

한 무리의 천사들이 1980년대 옷차림을 하고 아무도 모르게 도서관에 들어간다. 브루노 간츠는 넓고 짙은 외투에 목을 덮는 스웨터를입고 머리를 뒤로 묶었다. 사람은 그들을 볼 수 없기에 천사들은 자유롭게 사람들에게 다가가서 옆에 앉기도 하고 어깨에 손을 올리기도한다. 또 누군가 읽고 있는 책을 엿보기도 한다. 어느 학생의 볼펜을만지기도 하고 그 작은 물체에서 나오는 모든 말의 미스터리를 가늠해보기도 한다. 그들은 언어에 빠져 있는 사람들의 시선과 얼굴을 흥미롭게 관찰한다. 그들은 사람들이 그 순간에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
왜 책이 그들을 몰입하게 하는지 알고자 한다.
천사들은 사람의 생각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아무도 소리내어 말하지 않지만 그들은 사람들이 속삭이는 말들을 포착한다. 독서는 내적 소통을, 고독의 울림을 만들어낸다. 천사들에게는 놀랍고도 초자연적인 기적 같은 일이다.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독서를 통해읽은 문장들이 아카펠라나 기도처럼 울려 퍼진다.
- P71

영화의 이 장면처럼,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은 중얼거리는 말로 가득했을 것이다. 고대에는 눈으로 문자를 인식하면 그 문자를 읽으며텍스트의 리듬을 탔다. 발로는 메트로놈처럼 바닥을 두드렸다. 읽기는듣기였다. 다른 방식으로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한 사람은 얼마 되지 않았다. - P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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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혜윰 2023-04-24 18: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영화는 정말 너무 좋아요♡♡♡♡♡

유부만두 2023-04-25 06:01   좋아요 0 | URL
전 클립들만 보고 영화 전체는 아직이에요. 이번 기회에 통독(?)을 해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