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책이고, 인격은 시간을 따라 일정한 폭으로 길게 늘어져 있는 두루마리 같은 겁니다. 아니면 자, 일반 책이라고해도 페이지는 순서대로 돼 있잖아요? 책 속에 글자가 아무리 많아도 읽을 때 처음부터 끝까지 외줄로 쭉 읽어 나가죠? 쓸 때도 마찬가집니다. 그런 걸 선형성이라고 하거든요. 한 가닥 실이 좌우로 쭉 직조해 나가는 태피스트리에 비유해도 되겠습니다. 시간을따라 감상하는 음악이나요. 아무튼 인간이란 출생부터 죽음까지이어진 한 장의 빈 두루마리, 폭이 그리 넓지도 않은 두루마리 같은 거라고 생각하세요. “ __ 이지연 <역표절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