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셔츠만 입고 있어도 여자잖아. 우리 오카마는 이렇게 화장을 하고 한껏 꾸며 봐야 겨우 오카마 밖에 될 수 없으니까." 난 이것이야말로 평범함이라는 것이로구나 생각했다.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수수하게 티셔츠만 걸쳐도 여자로 있을 수 있다는 것. 

  우리 남자는 더 나아가 '어느 쪽에 속하는 성性인가?'를 생각하는 과제조차 면제받고 있다. 남자는 마음껏 '개인'으로서 행동하고 있지만, 우리 곁에서 여성들은 '여자로 있다.' 

  자, 그렇다면 사회에 의해 물들여지고 딱지가 붙여진 존재가 '평범해지는' 것은 어떻게 해야 가능할까? 


  본인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형태를 취하는 착취가 있다. 그리고 본인을 걱정한다는 식으로 억지로 책임을 떠맡기는 듯한 개입이 있다.

  우리는 신이 아니다. 우리가 양손에 들고 있다고 생각하는 올바름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입장에서 본 올바름이다. 이것이 타자에게도 통용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이다. 




문학의 집에는 여러 개의 입구가 있습니다. 계단과 양 옆의 기둥까지 갖추고 있는 정문이 있지요. 그 문으로 들어갈 때는 마치 궁전에 들어가는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또한 옆문도 있습니다. 더 소박하고 더 개인적인 문. 이 문으로 들어가는 사람은 고독합니다. 그들은 혼자 다니지요.

그리고 뒷문이 있습니다. 부엌으로 바로 들어가는 문, 요리사와 접시닦이, 장사꾼들이 이용하는 문이지요. 그곳은 항상 소란스럽습니다. 많은 것들이 드나드는, 바로 그 문이 아이다와 사비에르,  그리고 제가 이용한 문입니다. 늘 서로에게 말을 건네면서요.

이제 여러분에게 건넵니다. 


존 버거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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