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을 키워드로 해서 중국사를 (일부) 훑어보는 이야기 책이다. 흔히 알고 있던 중국 음식을 역사적 배경을 검토해서 살펴보는데 가령 돼지고기의 선호도가 꽤 나중에야 생겨난 편이며 그 전엔 양과 닭고기를 더 많이 소비했다고 한다. 날 고기, 회 요리를 갑자기 먹지 않게 된 경위도 추적하고 호떡과 (중국 기준) 서방 음식의 영향과 향신료 후추의 경제적 흔적, 두부와 고구마에 대해서도 설명한다.
예상과는 다르게 중국 찬양이나 미화가 아니라 중국의 의도적 한족 중심의 중화사상을 꼬집으며 실제 역사에서 지도층과 서민들의 생활을 짚어보는 책이었다. 사례들도 많고 설화 언급도 많아서 재미있게 읽었다. 무엇보다도 재상(宰相)이 요리사 출신이라는, 음식을 차려서 사람들을 잘 먹이고 (제사를 치른 후에는 남은 음식을 고르게 잘 나눠주는) 보살피는 일이었다는 설명이 인상깊었다. 하지만 재(宰)가 재상의 뜻도 있지만 집 안에 갇힌 죄인으로도 풀이된다니 어째 내 이야기인가 싶었다. 밥순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