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에서 여름 특집으로 추천한 작품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시리즈. 4편의 이야기가 실려 있는데 그 중 '식객 히다루가미'만 골라 읽었다. 마침 '맛있는 녀석들'의 금요일 저녁에.
운이 다한 무사나 문인에게 얹혀사는 이름 모를 식객이 알고보니 대단한 기운, 운을 끌어오는 얘기가 많다는데 이 소설은 도시락밥집을 하는 후사고로에 깃든 식객 귀신, 식신, 혹은 히다루가미 (길에서 아사해 버린 원귀) 이야기다. 먹어도 먹어도 배가 고파요오오오오. (갑자기 길에서 당 떨어져서 무릎이 꺾여 풀썩 주저 앉아봤다면 그 존재를 인정할 수 밖에)
무섭다기 보다는 인간에게 자신이 줄 수 있는 운을, 밥만, 맛있는 음식만 잘 먹여주면, 돈과 명예로 갚는 귀신이지만 그 댓가가 무겁고 커서 (문자 그대로! 무겁고 크다. 먹깨비가 깃들었으니 인간 후사고로가 원 체격을 유지하더라도 그 귀신은 커지고 무거워져서 주위를 짓누른다) 해법을 찾아야만 한다.
이 먹깨비, 혹은 걸신은 은근 멋과 풍류도 알아서 후사고로가 만든 음식이 맛있으면 팥 세 알을 베개에 늘어 놓는 것으로 별평점을 매긴다. (귀신은 팥을 무서워 한다더니, 걸신은 그 팥도 오도독 씹어드심) 맛이 없으면 팥 한 알 달랑.
나에게도 이런 귀신....이? 라는 상상을 오 초 쯤 해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