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이 책을 추천 받았는지는 기억에 없다. 그런데 책이 집에 있네? 그래서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 이름이 가쿠타 미쓰요. 누구야, 이 사람? 했더니 '종이달'의 저자이며 착실하게 달리기를 하고 그 기록을 모아 책도 낸 사람이다. (그 두 권을 다 읽고도 저자 이름을 기억 못한 사람이 나) 10년전까지의 기록을 모아서 6년 전 일본서 출판 된 비교적 요즘 책이다. 


하지만, 책 초반 부에는 저자의 책읽기 애정에 대한 고백 비슷한 글과 등단 후 낯선 작가의 작품 들을 정신 없이 읽어댔다는 반성문이 실려있다. 그래도 뜨끈하게 느껴지는 건, 책이 좋구요, 이야기가 좋아서요, 글자를 하나 하나 따라 읽고요, 감정도 이입 백만 프로 했고요, 울기도 하고 그랬어요, 라는 나랑 많이 닮은 사람이었다. 이름을 기억하겠습니다, 가쿠타 미쓰요. 


중후반의 독서 '감상'문 기록엔 비교적 현대 일본 소설/수필 책에 대한 감상이라 검색해 보니 (책 말미에는 변역/비번역 서들을 구별해 놓았던데 그 표기를 책 머리에 미리 알려 주었더라면 매 꼭지 (2-3쪽)마다 검색하는 수고는 덜었을게다. 우리말 번역서 목록을 만들어 주어서 좋았지만 저자 이름의 철자는 서점 사이트와는 조금 차이가 있다. 모르는 책들이 많고 어찌 보면 비슷비슷해 보이는 책들이 많다. 그러니까 우리 나라에 번역된 일본 소설은 그중에 일부인 것이다. 대체, 얼마나 많이 쓰고 만드는 건지. 


저자의 시각은 매우 고전적이며 (달리 표현하면) 고리타분하다. 즉, 좋은 게 좋은 거고, 옛것의 그윽한 추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무엇보다, 일본인이다. 그래서 일제강점기와 2차대전을 배경으로 하는 일본인의 이야기에는 저자의 '눈물 겨운 감상'이 멀게만 느껴졌다. 책읽기에 대한 애정 말고는 딱히 특이한 시각이나 반짝임을 만날 수는 없었다.  


나는 소설을 읽고 뿌듯해하며 알라딘에 몇 줄 남기고, 다른 책을 사고 또 읽는다. 책이 재미있니까. 재미에는 여러 정의와 의미가 담겨있다, 고 '가쿠타 미쓰요'가 (딱 내 맘 처럼) 적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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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0-06-19 22: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세 권 표지 전부 익숙한데 한 사람이 쓴 책인지는 몰랐네요 ㅎㅎㅎㅎㅎㅎㅎ <보통의 책읽기>를 찾아봐야겠어요^^

유부만두 2020-06-19 22:14   좋아요 0 | URL
책은 뭐 그냥 보통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