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학자가 사건 현장에서 활약하며 법의학 생태학 이야기를 전한다고 해서 CSI를 상상하며 읽기 시작했는데 저자는 CSI는 환상이라고 잘라 말한다. 대신 모든 물질들은 눈에 잘 보이지 않게 작고 가볍지만 꽃가루 부터 균류, 미생물의 커다랗고 또 중요한 존재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고. 그 작은 것들이 모이고 쌓여서 사람을 만들었다가 다시 허문다고도 했다. 


저자의 인생 이야기가 사건 이야기 보다 더 비중 있게 이 책 안에 담겨 있다. 사람은 그저 빈그릇으로 우주에서 왔다가 간다지만 (그것도 여러 번 반복해서 저자가 말했지만) 사랑했던 사람들의 죽음과 사체와는 이별은 그에게도 고통스럽고 아직도 마음에 사무친다고 고백한다. 인생의 여러 고비에서 강단있게 앞으로 걸어나가는 저자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외출 시엔 마스크를 쓰고 손을 자주 씻고 소독약을 더 챙기는 요즈음, 어느 꽃가루나 씨앗이 내 옷과 신발에 귓속에 붙어있어서 나의 이동 경로를 밝힐까 상상하다가, cctv 도 거들겠군 싶었다. 음전하를 띠는 꽃가루는 특히 머리칼에 잘 달라붙는다고 했다. 바이러스는? 신경이 곤두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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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20-06-08 16: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CSI는 (역시) 환상이로군요^^; 이 책 좋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로마시리즈 다 읽고 읽으려면 언제가 될지=_=;;; 유부만두님 리뷰로 일단 만족합니당^^

유부만두 2020-06-08 18:44   좋아요 0 | URL
로마 시리즈 대장정이 끝나는 날 온라인 축하 파티라도 해야겠어요!!!
정말 존경스러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