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 눈길을 끄는 여자와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여자. 나는 어느쪽일까. 어느 쪽이 더 편안하게 살아갈, 아니 버텨낼 수 있을까. 


노란색 가디건의 여자가 보라색 치마를 입은 여자를 관찰하고 친구가 되고 싶다고 (적어도 독자들에게 이야기) 하면서 따라다닌다. 독자는 노란색 가디건 화자 옆에서, 공원에서 버스에서 상가에서 그리고 일터에서 보라색 치마를 주목한다.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 그녀의 말투와 습관, 주소와 일터는 물론이고 과거와 이름, 그리고 변화도 하나 하나 다 알아간다. 그러면서 찜찜하다. 이 화자, 노란 가디건은 누구야? 왜 아무도 이 '여자'에겐 말을 걸지 않고 주목도 하지 않지? 호옥시? 


짧은 소설을 읽는 내내 찜찜했던 건 보라색 치마의 성격 탓도 아니고 이 소설이 연상시키는 이런 저런 소설의 트릭들 때문이었다. 알고보니 사실은 두두둥,을 준비하는 것 같은데 ('살육의 병' 같은)  .... 하지만 결말이 뭐 그리 중요할까. 그동안 내내 노란색 가디건 말을 듣고 따라왔는데. 그래도 노란색 가디건 뜻대로 굴러가진 않았지.


보라색 치마는 어울리게 소화하기 어려운 옷일텐데, 늘상 입었을까, 상의는 어떤 색이었을까. 노란색 가디건이랑 맞춤이겠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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