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백'은 계간지에서 이미 읽은 이야기인데도 문장 사이사이에 가시가 박힌듯 아프다. 이현 작가의 단편 동화 '3일간'을 떠올리게 하는 세 여자 친구 이야기. 이를 다시 종은이가 품고 하느님께 가는 구조로 보기는 싫다. 고등학교와 대학 초년생 시절 이야기를 이제 삼십대 아직 젊지만 이미 지친 사람들이 듣는 구조일지도 모른다. 진희가 얼핏 '모래로 지은 집' 의 모래처럼 느껴졌고 주나의 날선 말들이 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미주도. '무해한 사람'이 여기서 나온다. 무해한 사람, 이라니 불안하게. 서로 배려하는 것이 이리 위태롭다니.

 

'손길'은 읽는 내내 화자(라기엔 3인칭 전지적 작가 시점이지만) 혜인이보다 정희 생각을 더 하게되었다. 나이가 있어서 그런가, 스물두 살의 여자가 일곱살 어린이를 맡아서 오 년 이나 키우는 상황이 얼마나 고되었을까 자꾸 참견하고 싶었다. 아우, 새댁, 싫다고 하지 그랬어요, 조카 키우는 거 공 없고요, 시댁은 그래도 시댁이에요. 얼른 새댁 아기를 낳아서 키우.....(셔덥!).

 

정희가 혜인과 함께 놀고, 웃고.... '다정한' 사람이어서 그만큼 아프고 슬펐다. 어린 혜인이가 미묘하게 느끼는 어른들의 적대감과 화살. 섬세하게 아프고 또 그만큼 위로하는 소설이다. 어두워진 카페 공연장, 정희와 눈을 맞추는 혜인을 상상하면서 '아, 좋다' 라고 소리내서 말하고 책을 덮었다. 혼자 아프면서 따뜻하고 (.... 덥고....입추라며.....덥고.....) 위로받는 느낌. 단편 하나 아까우니까 남겨둔다. '아치디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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