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사는 아이, 마을에서 멀리 떨어져 외딴 집에서 혼자 살며 나무짐도 지고 품도 팔아 하루 삯으로 서푼을 받아 외롭게 집으로 걸어가는 아이. 다른 어린이들은 가족의 사랑을, 포옹을, 떡과 간식을 먹을 때 혼자 배를 곯는다.

 

 

 

 

 

그러다 발이 없고 머리는 삐죽 난발인, 다행히 덩치는 엇비슷해 보이는 도깨비를 만난다.

 

돈을 달래. 갚을거래.

 

하지만 도깨비는 잘 까먹는대서 주저하다가, 도깨비의 해꼬지를 당할까 걱정되는 아이는, 착하고 순딩한 아이는 돈을 내준다.

 

그리고... 다음날 돈을 갚는 착한 도깨비. 이자는 없지. 단기간 무이자 대출. 그런데 잘 까먹는 도깨비는 돈 갚은 걸 잊어버리고 그 다음날도, 또 그 다음날도 돈을 들고 찾아온다. 아무도 찾지 않던 아이의 외딴 집을 매일 도깨비는 찾아오고, 물욕이 없는 이 순딩이는, 그리고 돈을 나눠주거나 이 멍청한 도깨비 이야기를 소문 낼 친구도 없는 아이는 무심하게 돈을 집에 던져둔다. 물건을 사거나 자랑하지도 않고. 이 순딩이가 은근 담이 세고 기가 맑았나보다. 혼비백산 하거나 헛된 욕심을 부리려 도깨비를 속이려 들지 않고 솔직하게 말한다. 부채는 청산되었다고. 그래도 도깨비는 까먹었는지 오기를 부리는지 매일 오고, 아이의 허름한 살림살이가 눈에 밟힌다. 이것 저것 또 들고 오는데 그걸 또 까먹으니 자꾸 아이의 집에는 도깨비의 선물이 쌓인다. 그리고 도깨비는 ....

 

 

도깨비는 서푼을 들고 아이의 집에 찾아와서 둘이 무슨 이야기를 하고 무얼하고 놀았을까. 정들었겠지, 그렇게 한참 매일 만났는데. 아이가 크고, 장가 들어 자식 손주 손녀 보고 오래 살다 눈을 감을 때, 그 어린 시절의 유일한 친구를 불렀대지. 도깨비야....도깨비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