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편의 글을 책으로 묶어서 이 값을 받냐?! 는 논란을 서점 직원에게 들었다. '이걸 사시네요?' 네. 제가 호기심 빼면 지방 덩어리입니다.

 

카트 멘시크의 그림의 존재감이 크다. 하루키의 글에 곁들인 삽화 정도가 아니라 그림은 그림대로, 그리고 하루키의 글에 더해서 또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흡사 그래픽 노블을 읽는 기분. 색다른 건 글에서도 느껴진다. 양윤옥 역자의 번역인데도 예전의 '일본 냄새'가 나지 않았다. 아무리 서양 음식과 서양 음악이 나와도 일본 문장이었는데 이번 소설은 다르다. 일본 이름이 나오지 않아서 일까. 애써 일본을 지워 코스모폴리탄 소설이 되려고 했나, 하고 생각하면 그제서야 일본 하루키 느낌이 난다. 하루키가 편집했다는 2004년판 영어책의 다른 이야기들과 함께 엮었더라면 좋았겠다 생각한다.

  

큰 사건은 벌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벌어졌다. 일상과 전통은 단 한 번 깨졌고 스무 살 생일은 단 한 번이다. 그 젊은 날, 법적 성인이 되는 그 마법 같은 날의 '소녀'에 이토록 집착하는 건....늙은이 뿐. 붉은 포도주 대신 새로나온 여름 음료를 마시면서 폼을 잡아보았다. 하루키 읽는 맛의 절반이 겉멋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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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14 09: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8-04-14 11: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syche 2018-04-16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어떤가요? 추천하시나요?

유부만두 2018-04-16 07:50   좋아요 0 | URL
아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