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한 권으로 읽는 실록 시리즈 8
박영규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높고도 아름다웠던 조선이란 태산을 등반하다."




   한권으로 읽는 조선왕조실록은 저자 박영규 작가가 96년도에 출간하여 지금까지 수정과 증본을 통한 증보개정판이다. 519년 조선의 찬란한 역사 속에 27명의 대왕들의 역사를 기록한 조선왕조실록은 박영규 작가가 얼마나 많은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말 그대로 한권으로 조선을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물론 제 아무리 정수만을 담았다고 해도 519년이란 역사를 한권에 담을리 만무하다. 이 책은 말이 한권이지 일반 서적의 2권하고도 반권쯤은 더해야하는 분량으로 한줄도 허투루 적은 것이 없는 명서이다.




   고려의 기운이 쇠하여 백성이 핍박받고 길거리에 아사한 시신들이 즐비한 그 시절 고려의 대장군이었던 태조는 정도전, 이방원, 무학대사 등과 함께 고려왕조를 매듭짓고 조선이란 새 나라를 이루니, 그 역사가 519년동안 이어져 내려왔다. 필자는 3일에서 5일정도면 한권의 책을 읽는다. 하지만 이 책은 비록 분량이 두권 반 정도의 많은 양이나 2주 이상 걸리게 된 까닭은 태조실록을 비롯하여 대한제국 마지막 황제인 순종까지의 역사의 흐름동안 몹시 심취하여 각 실록마다 관련 서적 및 백과사전 야사 및 내용등을 살펴보며 두루두루 조선 경치를 구경하며 큰 산을 오르고 다시 현대로 하산한 기분이다. 이 동안은 다른 서적을 읽더라도 아주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들 비롯 운전하며 오디오북등으로 책을 읽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돌아왔다.



   





   조선을 건국한 태조 이성계. 그는 고려시절 무패의 장군으로 위로는 홍건적을 막아내고 아래로는 왜구들을 몰아내며 한번도 패배하지 않은 장군 중의 대장군이었으나 말년은 입맛이 썼다. 후대왕의 계승건으로 형제들간의 도륙전을 펼치니 어찌 슬프지 않겠는가? 그의 오남 이방원은 이성계 아들 중 유일하게 문과에 입적한 총명함과 타고난 야망이 있었으며 아버지인 태조 이성계를 왕좌에 앉히기 위해 갖은 모진일에 앞장 섰다. 그러나 태조와 정도전이 그리는 정치와 이방원이 그리는 나라가 그리 틀리지 않았음에도 이방원의 야망 앞엔 모든 것이 방해물이었다.



   이성계가 팔남 방석을 세자 자리에 앉히고 이성계가 나라의 사병을 혁파하니 이에 참을 수 없었던 이방원은 숨겨두었던 무기들을 가지고 1차 왕자의 난을 일으킨다. 그리하여 이복형제 두명을 처단하고 정도전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만다. 그리하여 이방원은 명분을 가지기 위해 둘째형 차남 이방과를 왕으로 추대하여 자신이 세자로써 정치에 입적하게 된다. 그 후 이간에 넷째 이방간이 2차 왕자의 난을 일으키지만 이방원이 난을 다스려 마무리 짓는다. 정종이 된 이방과는 2년여간의 왕좌를 이방원에게 물려주고 그리하여 이방원의 시대가 열린다.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육룡이 나르샤 또한 건국초기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배우 유아인이 갈망하고 또 갈등하는 이방원을 매력적으로 연기하였으나, 원래 태종보다 더 인간미 있게 표현한건 어쩔 수 없는 차이일까? 실제로 이방원은 이복 형제든 자신을 왕으로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한 민씨가문의 처남들이든 방해되는 존재들은 모두 척살하더라도 같은 배에서 타고 자란 넷째 이방간이라던지 자신을 미워하고 또 죽이려했던 아버지 이성계에겐 설령 목숨의 위협을 받더라도 끝내 포용하고마는 휴머니즘도 보여주기도 한다.







   세종대에 이르러 나라는 더욱 번성한다. 모든 방면으로 나라가 흥하게 되니 가히 대평성대라 할만하다. 그는 지금 이렇게 글을 적고 있는 한글을 창제하고 어질게 나라를 다스리니 오히려 지금보다 더 행복한 세상이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장남 문종까지 나라가 흥하여 큰 근심거리가 없었다. 병약했던 문종이 일찍 승하하고 그의 어린 아들인 단종이 정사를 돌보니 왕권이 약해지고 나라가 혼란스러워질 찰나 세종의 아들이자 문종의 동생인 수양대군이 단종을 폐하고 세조로 등극한다. 세조는 자신에게 아첨하는 자를 가까이 했고 나라의 불운을 싹 틔우는 불씨가 된다. 세조는 단종을 폐위한 죄책감에 시달렸는데 그의 아들 예종도 어린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그 후 성종 집권에서 조선의 틀이 이루어졌다고 하여 이룰 성을 써 성종이라 하였다. 말년에 여색에 빠져 연산군의 업을 쌓는데 일조하고 말았다.





   연산군은 성정이 난폭하고 거칠었지만 집권 초기에는 그나마 정상적으로 흘러가는듯 했다. 태생적으로 글을 싫어하여 문인들을 멀리했으나 폭군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업의 시발점은 폐비 윤씨가 어찌하여 폐위되었고 어떻게 죽어갔는지 알게 된 연산군은 그 복수라는 빌미로 자신에게 걸리적 거리는 모든 존재들을 사사한다. 그렇게 12년간 폭군정치로 나라를 흔들었던 연산군이 폐위되고 왕이 된 중종부터 나라가 기울기 시작하는데, 이후 인종은 효를 다하다 가장 짧은 집권을 하고 승하하고 인종의 동생 명종은 어린 나이에 왕으로 추대되어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가 수렴청정을 하며 나라는 끝없는 혼란으로 치닫고 있었다. 





   이후 선조때 임진왜란이 발발하여 수많은 백성이 목숨을 잃고 불세출의 영웅 이순신이 등장하기도 했으나 파란만장한 시대를 겪어왔다. 선조가 나라를 버리다시피 피난하여 몸을 수습할때 정치적 희생자인 광해군은 조선 중기의 격동기에 제 15대 왕으로 등극하게 된다. 이후 정치세력으로 인해 폐위되고 유배되어 몸종들에게도 영감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며 왕으로써 치욕적인 삶을 살기도 하는데 이후 임진왜란때 크게 힘을 쓴 명나라는 청나라에게 점차 패권을 뺏기게 되는데 광해군이 폐위되고 왕이 된 인조는 명을 가까이하고 청을 멀리하고 역대 왕중 가장 졸렬하고 못난 왕으로써 삼배고구두의 치욕을 겪는다. 



   시간은 흐르고 경종과 영종시기쯤의 노론과 소론의 당파싸움은 실제 왕을 허수아비로 만들고 정치적 세력들이 나라를 뒤흔드는 혼란스러운 세상이었는데 영화 사도세자로 한간에 이슈가 되었던 사도세자 또한 정치적 피해자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정신병이 걸린 이후 저지른 살인은 용서할 수 없는 잘못일 것이다. 영조가 조선 왕들중 가장 장수하여 가장 긴 집권을 끝내고 이후 세종대왕 이후로 가장 훌륭한 왕으로 손꼽히는 정조가 나라를 안녕케하니 가히 후대에 조선문화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었다.



   실제 왕조는 헌종대에서 끝났다고 봐야하지 않을까? 안동 김씨와 풍양 조씨의 권력싸움에 휘둘리던 왕조는 헌종의 후사가 없자. 촌수로 7촌 아재뻘인 정조의 동생인 은언군의 손자를 데려와 철종으로 즉위시킨다. 왕권 물림은 절대 항렬을 역행하지 않았다. 종묘제사중 아랫사람에게 절하지 않기 위함이다. 헌종때 이미 그 법칙을 어겨 억지로 이어간 왕조는 철종 이후 흥선대원군의 둘째아들인 고종이 이어받게 된다.






   고종. 눈물의 왕이다.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문물을 차단하고 고립된 나라에서 왜국은 이미 서양문물로 조선이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대의 나라가 되어있었다. 부인 명성황후는 시아버지와의 권력다툼으로 시끄러웠으며, 당시 일본 정치세력과 낭인들에게 국모가 시해되는 눈물의 역사를 맞이하기도 했다. 이후 일본에 의해 강제 폐위되고 일본에 의해 합병되어 조선이 대한제국이 되는 슬픔의 시대에 그는 있었다.






   조선의 마지막 왕이자 대한제국의 2대 황제. 그리고 519년 역사의 마지막을 지킨 순종이다. 이로써 찬란했고 또 태산같았던 조선 여행을 마치고 하산하는 기분은 마음이 참 먹먹했다. 이미 지나버린 역사지만, 지금으로부터 백여년정도 밖에 안된 그곳엔 왕이 있었고 또 백성이 있었다.







   조선은 끝났지만, 지금의 대한민국이 있고 왕조는 없어졌지만 역사는 남아있다. 세계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을 다시 한번 가슴에 세기게 되는 멋진 책. 좋은 책이었다.





   비록 현재는 세계유일 분단국가로 북과 나뉘어져 있지만, 역사속에 중국에 백여년동안 빼앗긴 나라 역시 되찾은 기록이 있듯 하루 빨리 통일이 되어 세계 속의 자랑스러운 한국으로 더욱 발전하길 바란다.



   



"사랑한다. 나의 조국!"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비로그인 2016-03-25 0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심성 2016-03-25 10:29   좋아요 0 | URL
^^
 
[eBook] 내 옆에는 왜 이상한 사람이 많을까 - 재수 없고 짜증 나는 12가지 진상형 인간 대응법
산드라 뤼프케스 & 모니카 비트블룸 외 지음, 서유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14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간은 도무지 '다른사람의 관심' 없이는 살 수가 없는 존재이다. 그것이 우리의 딜레마를 만들어 낸다." 이상한 사람이란 기준은 상대적이다. 나에게 이상한 사람도 누구에겐 이상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섣불리 특정 사람을 이상하다고 낙인 찍어버리면 안된다. 그 사람이 이상한 것의 이유가 나 때문일 수도 있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인문학적 인간관계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상한 사람들의 성격별 유형을 소개하고 그 이상한 사람을 대처하는 대처법까지 자세히 서술 되어있다. 말대로 "너만 이상한게 아니라 나도 이상하다. 하.하.하" 같은 해탈의 소리가 아니라 진짜로 이상한 사람은 세상 어디든지 있고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 포인트다.


  뇌의 변연계부분은 외부 자극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을 느끼게 하는 정보처리 시스템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일반적인 사람은 외부의 자극에 눈물이 나고, 화가 나고, 불안감을 느낀다. 그런데 사이코패스의 경우 뇌의 이 부분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한다. 그런데 이 사이코패스가 인류의 총 퍼센트로 봤을때 꽤나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즉 계기가 맞아떨어지지 않았을뿐 그런 뇌를 가진 사람은 꽤나 많다는 것이다. (그런사람들이 모두 범죄를 저지른다는 것은 아니다.)


  그런 사람들뿐만 아니라 "원초적으로" 이상한 사람들은 다양하게 꽤나 많은 비율을 보인다. 다만 사람의 성격은 여러 요소가 합쳐져야 하므로 같은 사람이란 존재할 수 없지만, 인격장애란 일시적이지 않고 꽤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문제를 보여주는 사람은 오랫동안 그런 "이상한" 성격을 유지해 왔음을 알 수 있다. 일종의 장애다. 장애가 있는 사람이 이상한 사람은 아니다.


  경계선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극단적이고 충동적이며 즉흥적으로 감정기복이 심하다. 극과 극의 감정을 오락가락하는데 중간이란게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사랑 아니면 증오, 친구 아니면 적. 이런 사람들은 종종 카리스마가 있게 보여지기도 하는데 전부가 아니면 모든것이 아무것도 아니라는 태도로 도발한다. 히스테리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마치 무대위에 있는 것처럼 모든 사람의 관심 또는 동정심을 원한다. 사소한 일을 과장해서 말하기를 좋아한다. 이들은 늘 다른 사람에게 사랑받고 인정 받기를 원하는데, 외향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 어디서든 주목받고 싶어한다. 자기애성 인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자신이 곧 세상이라고 확신한다. 세상이 자신을 위해 돌아간다고 봐야한다. 타인은 자신의 충족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하고 상대방의 감정도 너무 잘 알고 있는 편이다. 특히 아픈점을 잘 알고 있어서 그 부분을 일부러 건들인다. 그렇게 상대를 약화시킨다. 허영심이 강하고 자신에 대한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이들에겐 공존은 아무 의미가 없다. 규칙법은 패배자나 지키는 것이고, 타인에게 피해가 되는지에 대해서 관심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에게 잘 보일 필요도, 생각도 없다. 워낙 파괴적인 사상이 크므로 사회적으로 성공하는 케이스는 드물다. 무책임하고 냉소적이며 모험을 즐긴다. 죄의식이 희박하다.


  대표적인 이상한 유형은 12가지 정도가 되며 12가지 유형은

  1. 남의 업적을 가로채는 사람

  2. 뭐든지 아는체 하는 사람

  3. 화를 잘내는 사람

  4. 치근덕 거리는 사람

  5. 거짓말을 일삼는 사람

  6. 남의 성공을 시기하는 사람

  7. 까다로운척 하는 사람

  8. 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9. 그때그때 인격이 달라지는 사람

  10. 거저 먹으려는 사람

  11. 불행바이러스를 퍼뜨리는 사람 (부정마인드)

  12. 긍정을 강요하는 사람 


  도덕이라는 것은 각자가 우리 주변과 맺은 일종의 계약으로 이 책은 다양한 사례로 그 계약을 위반하는 위반자들을 소개한다. 그러나 한가지 잊지말아야 할 점은 "이상한" 사람이 우리 주변의 누군가가 될 수도 있고 우리 자신도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상한 사람들의 무서운점은 스스로 이상한 사람인가? 에 대한 의문을 한번도 품지 않는데 있다. 만약 독자가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이상한 사람인가? 하는 반성(?)이 된다면 안심해도 좋다. 그것은 지극히 정상이다.


  책 끝 부분에 자가테스트 설문지가 첨부되어있는데 이 책을 통해 이상한 사람에 대한 케이스와 대처법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가진단을 통해 자기반성까지 끝냈다면 이 책은 값질 것이다.

우리는 모두 우리 자신의 관점에서 타인을 바라보기 때문에 종종 타인이 옳을 수 있다는 사실을 망각 하고는 한다 - 하인리히 칠레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3-08 19: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유형 하나 추가요. SNS에 푹 빠진 사람. 이런 사람들을 보면 2, 5, 9번 유형을 가지고 있기도 해요.

심성 2016-03-09 00:25   좋아요 1 | URL
정확하십니다. SNS 는 남에게 읽혀지기 위한 글을 쓰는 공간이므로 개인적인 글을 쓰지만 전혀 개인적이지 않은 글이 많지요. 일기 같지만 내용에 MSG 가 첨가되기도 하고요. SNS에 빠진 사람은 정말 2, 5, 9번 유형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로그인 2016-03-14 20:0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롤리팝에서 알파벳으로 바꿨습니다.
심성님 좋은 하루되세요.

심성 2016-03-15 18:30   좋아요 0 | URL
어플로는 댓글이 안달려서 댓글이 늦었습니다 ^^ 알파벳님 닉네임 멋진걸로 바꾸셨네요. 좋은 하루되세요~
 
[eBook] 모킹제이 - 헝거게임 시리즈 03 헝거 게임 시리즈 3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3부작 장편소설의 대장정이 마무리 되었다. 같은 작품을 두고 독자들의 견해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부분이 참 다양하다. 그래서 글이란 재미있다. 수잔 콜린스 저자의 헝거게임을 단순한 하이틴 로맨스물로 보거나 생존 서바이벌 게임으로 본다면 그 작품은 하이틴 로맨스물이 될 것이고, 생존 서바이벌 게임이 될 것이다.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해석의 차이로 전혀 다른 감정을 받을 수 있다.

 

  필자는 헝거게임 시리즈를 로맨스나 서바이벌보다 1편은 경쟁 2편은 협동 3편은 자유라는 나만의 큰 대주제를 가지고 읽어나갔다. 고작 소설 시리즈 하나로 너무 거창한것이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다. 삼인행필유아사(三人行必有我師) 라는 말을 아는가? 길을 걸어가는 세명의 행인 중 누구에게나 본받을점은 있다는 뜻으로 세상 도처에 스승이 있다는 뜻이다. 즉, 누구에겐 가쉽거리의 유희물이라도 받아들이기에 따라 나에게 교훈을 줄 수 있는 작품도 될 수 있다는 뜻이다.

 

  3편 마지막 시리즈인 모킹제이는 긴 이야기의 끝을 말하고 있다. 모킹제이란 저자가 만들어낸 가상의 새로 인간이 개발한 머테이션(작중의 개조생명체)과 흉내지빠귀(실존하는 새)의 교배로 태어난 변종 동물이다. 간단한 음을 흉내 낼 수 있고 소리들도 모창할 수 있다. 하지만 자신의 목소리는 없다. 캣니스가 반란의 심볼. 자유의 모킹제이가 되었을때도 마찬가지다. 반군들의 목소리를 따라낼 뿐 그녀의 의지는 없다. 없었다고 해야 정확하다. 캣니스는 모킹제이의 역할을 하면서도 항상 자신에 대해 고민을 한다.

 

  헝거게임 : 모킹제이 편은 모킹제이(흉내어치) 처지가 된 캣니스가 단순한 앵무새인 모킹제이에서 캣니스 에버딘이란 본연의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다. 자유의 상징이 되었지만 정작 자신은 자유롭지 못한 모순적인 모습에서 아직까지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캣니스의 고뇌를 보여준다. 전작 캐칭파이어의 엔딩에서 게일은 캣니스에게 말한다.

 

  더이상 12번 구역은 없다.

 

  게일이 구한 900 여명의 12번 구역의 주민만 생존해서 13번 구역으로 이주해서 생존해 나갈뿐이다. 13번 구역은 75년전 폭격에서 생존해서 지하로 숨어들었다. 그렇게 75년이 흘러 지하속에 그들만의 국가를 설립했고, 900 여명의 12번 구역 주민들을 흔쾌히 인원으로 받아들였다. 75년의 시간이 흘렀어도 그들은 폐쇠적인 공간에서 인구번식을 크게 이루지 못했고 사실상 12번 구역의 900 명은 귀중한 자원이 될 것이다.

 

  13번 구역은 반란을 선동해 다른 구역들이 캐피톨과 전쟁을 일으키도록 자신들의 목적을 캣니스라는 흉내어치에게 학습시켜 선동 프로포를 만든다. 때로는 없는 위험도 만들어 잘 팔리는 선동 영상을 만든다. 그 값은 다른 구역 주민들의 목숨이다. 부당한 권력의 캐피톨을 무너뜨리기 위해서라지만 13번 구역의 대통령도 사실 캐피톨의 스노우 대통령과 별 다를 것이 없다. 자신의 권력을 위해 캣니스를 이용할 뿐이다. 선동영상으로 전 구역에 반란이 일어난 후로는 코인 대통령에게 캣니스는 더이상 필요한 흉내어치가 아니었다.

 

  캣니스는 모킹제이(흉내어치)가 되기에는 너무 자유롭다. 나쁜말로는 제멋대로라고 할 수 있다. 말을 듣지 않는 모킹제이는 자기 스스로 말을 하는 모킹제이는 권력자에게 필요없다. 이제는 죽어서 순교함으로써 반란에 더 큰 불길이 되어주면 그만이다. 75회 헝거게임에서 캣니스는 구출되었지만 피타는 탈출하지 못했다. 피타는 캐피톨의 고문과 하이잭으로 캣니스를 죽이도록 프로그래밍 되었다. 캣니스는 절망한다. 자신을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던 그리고 사랑해줄 한 사람을 망가뜨렸다. 캣니스는 스노우 대통령을 죽여야 할 이유가 늘어난 것이다.

 

  반군은 순탄적으로 캐피톨을 고립시켰고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스노우를 볼 수도 없을 것이다. 캣니스는 독자적으로 그동안 선동 프로포를 함께한 팀. 믿을 수 있는 친구들과 캣니스는 스노우 대통령을 직접 죽이기 위해 나선다. 그 과정에서 많은 희생을 겪지만 캣니스는 더이상 프림(여동생)을 대신해 자원한 캣니스가 아니다. 헝거게임에서 살아남으려 했던 캣니스가 아니다.

 

  오로지 스노우를 죽이고 자신도 죽으려 하는 17살 여자애다.

 

 

  반군의 끊임없는 저항과 각 구역의 목숨값으로 캐피톨은 결국 붕괴하지만 스노우 대통령은 웃는다. 권력자가 바뀌었을 뿐 세상은 변하지 않았다. 결국 스노우의 권력은 코인 대통령에게 넘어갔다. 캣니스는 자신에겐 충실하지 못했지만 모킹제이 역할을 충실히 한 것이다. 코인 대통령은 하나의 제안을 한다. 캐피톨 시민을 굴복시키고 최대한 인명 피해를 줄이기 위해 그들에게 공포심과 무력감을 주기 위해 캐피톨 최고 권력자들의 자녀들로 헝거게임을 개최하자는 것이다.

 

  권력의 칼자루를 누가 휘두르냐만 달라졌을 뿐 권력이란 뱀은 그대로 인것이다. 결국 스노우 대통령 공개처형일날 캣니스는 단 한발뿐인 화살을 스노우 대통령이 아닌 단상의 코인 대통령 가슴에 박는다. 왜 그랬는지는 캣니스 조차 모른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코인이 대통령이 되는건 잘못된 권력의 답습이지 결코 모두가 바라는 자유국가가 아닐 것이다. 캣니스는 코인과 함께 권력에 젖기보다 권력의 가슴팍에 화살을 박아넣고 자신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더이상 남의 말에 휘둘리는 모킹제이가 아니다. 자신의 생각으로 살아갈 수 있는 캣니스 에버딘이다.

 

  결국 새장은 깨졌고 모킹제이는 하늘로 날아갔다. 새장을 벗어난다고 진정 행복하고 안전하리란 법은 없다. 하지만 남이 주는 안정과 공간에서 벗어나 스스로 판단하고 결정하는 자유로움을 찾은 것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cyrus 2016-02-28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깨진 조각상 사진이 맨 처음에 있었으면 깜짝 놀랐을거예요. 저거 사진인가요, 그림인가요? ^^

심성 2016-02-28 23:23   좋아요 0 | URL
스노우 대통령 역할을 맡은 도널드 서덜랜드 배우의 얼굴로 만든 CG 그래픽 같습니다. 캐피톨 수도에 설치된 석상이 부서진 이미지로 정권의 몰락을 상징하죠 ^-^)
 
[eBook] 캣칭 파이어 - 헝거게임 시리즈 02 헝거 게임 시리즈 2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12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헝거게임에서는 치열한 생존 경쟁을 직설적으로 보여주었다. 강제로 등떠밀려 경쟁 시장에 뛰어들어 우승하게 되었지만 그 대가로 누리게 된 호사가 캣니스는 반갑기만 한 것이 아니다. 작품 중 절대 권력가이자 기존 사회의 기성 세대를 대표할 수 있는 스노우 대통령은 자신의 룰에서 어긋난 캣니스를 용서 할 수가 없다. 자의든 그렇지 않던 캣니스의 행동들은 견고하게 쌓인 둑에 구멍을 뚫는 것이었다. 큰 둑을 무너뜨리는 시작은 작은 구멍에서 시작하는 법이다.


  헝거게임은 1구역에서 12구역 시민들에게 공포심과 무력감을 심어 주기 위함으로 조공인(추첨되어 살인게임에 참가하게 된 참가자)은 이기적이고 야만스러워야 하며 인간 내면의 추악함을 여과 없이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조공인의 가족 및 고향 구역의 사람들이 자신의 자식, 가족, 이웃들은 조공인이 처절하게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무력감을 느낄 것이다. 해줄 수 있는 것도 없고 구할 수도 없다. 그저 따라야 한다. 그렇게 최선을 다해 타 지역에 공포와 절망을 주고 난뒤 마지막까지 살아남은 우승자에게는 남들에 비해 제법 그럴듯한 자유와 권리를 주면서 캐피톨을 찬양하게 한다.


  그 자유와 권리 또한 캐피톨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즉, 목숨을 걸고 싸우게 하는것도 캐피톨이고 살인게임의 우승자에게 자유와 권리를 주는것 역시 캐피톨에서 "주어지는 것"이다. 자유란 없다. 응당 누려야하는 것들을 캐피톨로부터 빼앗겨 억압된 지 오랜 세월 75년전 13번 구역이 지도에서 사라졌고, 헝거게임이 시작됐다.


  헝거게임은 25년 주기로 특별한 헝거게임을 진행하는데 25회때는 조공인을 구역의 선거로 뽑았고 50회때는 두배의 조공인으로 시합했다. 이번 75회는 다분히 그 목적이 보이는데 혁명의 심볼이 되려하는 캣니스를 정당하게 죽일 요량이다. 왜냐하면 역대 우승자들 중에 조공인이 나오는 룰은 12번 구역에 단 한명뿐인 여성 우승자인 캣니스 이외에 나갈 수 있는 사람이 없었다. 살인게임의 현장으로 초대된 것이다.


  1권에서 캣니스는 경쟁속에 갈팡질팡하는 불안한 심리가 그대로 묘사된다. 같은 구역의 피타조차 의심스럽고, 그저 자신만이 살아남기 위한 서바이벌이다. 하지만 2권 캣칭파이어에선 협동이다. 이미 참가자인 역대 우승자들은 오랜 시간 교우관계를 유지해 왔다. 안면식이 있고 심지어 매우 친하다. 역경을 함께 이겨내면 더 끈끈해진다고 했던가? 이전작처럼 피타에 대한 의심과 불안감은 없다. 진심으로 피타를 믿고 의지한다. 더 나아가 이제는 피타를 살리기 위해 목숨마저 저버릴 각오가 되었다. 겁먹은 소녀에서 어엿한 여전사의 면모가 보이는 것이다.


  이전에는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활시위를 당겼다면 지금은 피타를 살리기 위해 그 누구의 목에도 화살을 박아버릴 생각이 있다. 피타 역시 마찬가지다. 캣니스를 위해서라면 목숨 바쳐 살릴 것이다. 우승한 캣니스가 피타의 연적인 게일과 결혼하여 아기를 낳는다고 하여도 캣니스를 위해 목숨을 걸 것이다.


  캣니스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컸다. 반란이란 화약더미에 캣니스라는 불씨가 떨어진 것이다. 각 구역들은 반란을 일으켰고, 우승자들도 동맹을 맺었다. 캣니스가 처절한 생존 게임을 벌일 때 판엠에도 혁명의 불꽃이 터진 것이다. 캣니스는 자기장으로 둘러싼 경기장의 하늘로 와이어가 감긴 화살을 쏘았고 하늘에서 내려친 벼락(벼락처럼 보이게 만든 경기장 시스템)은 와이어를 타고 화살로 흘렀고, 자기장으로 둘러싸인 경기장이 드디어 실체를 드러냈다. 헤이미치들은 캣니스를 구출하지만 피타는 캐피톨로 뺏기고 만다. 정신을 차린 캣니스에게 게일은 말한다.


  "이제 12구역은 없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헝거 게임 헝거 게임 시리즈 1
수잔 콜린스 지음, 이원열 옮김 / 북폴리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헝거게임은 영화로 먼저 접했던 작품이고 영화는 10번 이상 봤을만큼 좋아한다. 원작을 본 사람들은 영화보다 원작이 훨씬 몰입되고 긴장감 있으며 재미있다고들 한다. 이유는 원작은 1인칭 시점으로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의 호흡까지 느낄 수 있는 생생한 현장감을 선사한다. 헝거게임을 간혹 유치한 로맨스물 정도로 치부하고 "오글거린다"며 완독을 힘들어하는 독자들도 있다. 취향차이겠으나 나는 단순한 생존게임 혹은 로맨스물 이상의 무언가를 느꼈다.


  헝거게임은 현재 미국 대륙에 위치한 미래도시 판엠에서 매년 행해지는 생존&살인 게임을 소재로 진행된다. 미래의 판엠대륙은 수도 캐피톨을 중심으로 다른 1구역에서 12구역까지 각각 특산품과 주민들의 노동력으로 생존해나간다. 캐피톨은 타 구역들을 감시 통제하면서 자신들의 권력과 세력을 유지해나간다. 74년전 당시엔 존재했던 13구역까지 포함하여 전 구역의 주민들의 혁명쿠데타가 실패로 끝나면서 13구역은 지도에서 사라지게 되고, 캐피톨은 반란의 대가로 공포와 무력감을 주기 위해 매년 각 구역의 남녀 한명씩 조공인으로 차출 되어 최종 한명이 남을때까지 서로를 죽고 죽이는 살인 게임을 개최한다.


  주인공 캣니스 에버딘은 강한 여자 아이다. 어릴적부터 아버지에게 사냥하는 법, 활을 쏘는 법. 독이 있는 약초를 구별하는 것들을 익혀왔다. 그런 에버딘을 가르친 아버지는 광산사고로 돌아가시게 되고 그 후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게 된 캣니스는 자연스레 강한 심지와 악다구니를 가진 소녀로 성장한다. 74회 헝거게임에 조공인으로 여동생 프림 에버딘이 차출되면서 캣니스는 역대 대회상 한번도 없었던 자원을 한다. 캣니스에게 동생 프림은 삶의 이유이자 자신이 자신일 수 있는 존재였다. 그런 동생을 인간도륙의 살인게임에 내보낼 수는 없었다.


  남성이라면 상당수 배틀로얄(Battle Royale)이란 영화를 봤을 것이다. 10대들을 한정된 장소에 몰아넣고 서로 죽고 죽이는 살인게임을 벌인다는 점에서 헝거게임과 배틀로얄은 닮아있다. 배틀로얄도 재미있게 봤던 입장에서 말하자면 두 작품 다 살인게임에 휘말리게 되고 그것에 저항하고 룰을 깨고 반정부 집단을 결성하지만 헝거게임에 비하자면 배틀로얄은 무엇인가 결여된 느낌이다. 헝거게임은 말 그대로 배고픈 게임이다. 돈없는 자. 힘없는자가 조공인이 될 확률이 더 높을 수 밖에 없는 처절함. 그들의 죽음은 정치에 일환이자 도구이며 게임의 우승자 역시 캐피톨의 놀이개에 불과하다. 누군가에겐 목숨이 달린 처절함이 다른 누군가의 유희고 즐거움인 쇼프로인 것이다. 


  캣니스는 톱니바퀴를 틀어버린 절대 깨지지 않는 이물질 같은 존재이며 캐피톨을 제외한 구역의 희망이자 자유의 상징이다. 10대라면 좋아할 서바이벌 게임에 치열한 현실의 철학을 담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1등 만능주의가 강한 나라에서는 더 큰 공감으로 다가올 것이다. 남을 밟아야 내가 살아남고 항상 서로 견제하며 배신을 대비해 등 뒤를 살핀다. 인생을 준비하는 10대들에게 남들과의 경쟁, 생존을 강요하는 전 세계적 문제에 정면으로 주제를 제시해 본 것은 아닌가 생각해보게 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