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플 회원 중 로쟈님의 인터뷰 중
"서평이란 객관적인 글이다. 어떤 책을 읽게끔 하도록 쓰거나 읽은 척 할 수 있게 해주는 글이야말로 좋은 서평"
이라고 로쟈님의 생각을 말씀해 주셨다. 그 글을 읽고 cyrus님께서 서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공개 대화의 장을
펼치신 적도 있다. 독서란 무엇이고 서평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의문점은 많은 독서가가 스스로에게 물을 수 있는
질문이자 내릴 수 있는 답이 아닌가 싶다.
먼저 개인적으로 서평의 정의를 ˝객관적인 글˝ 에서 객관적임을 지향하는 글로 바꿔 생각해본다.
객관적이란 자신과의 관계를 벗어난 제 3자의 시점에서 보는것인데, 과연 1인이 쓴 서평이 오롯이 객관성을
띌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먼저 든다. 하나의 작품에 수많은 서평이 모이고 모여 서평들의 교집합에서 객관성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즉, 나 자신의 서평이 꼭 객관성을 띄게 할 필요가 있느냐는 것이다.
객관성이라는 것 자체가 주관적이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가 자신이 객관적이라 주장하며 쓴 글에 다수가
객관적이다 라고 인정하더라도 다른 의견이 소수라도 있다면 그것이 진정한 객관적인 서평이냐는 것이다.
객관성을 지향 할 수는 있을지라도 그것이 객관적임을 입증할 수 없다면 서평이란게 반드시 객관적이어야 할까?
사람과 사람. 생각과 생각의 교집합 속에서 객관성을 지향할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서평은 객관적이어야한다 라는 의견에 반대하는 입장이 아니다.
생각은 다양하고 정답은 무궁할진데 누구의 의견이 맞다고 입증할 수도 없고 주장할 생각도 없다.
서평에 대한 나의 물음에 내린 나만의 답이다. 서평은 객관적일 수 없고, 객관적이려 하는 서평들의 교집합으로
그 중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니 나의 서평이 객관적일 필요는 없다. 만필(漫筆)처럼 생각나는 대로 느낀대로
적어가는 것이 좋은 서평 일 것이다. 그런 서평들 속에 답을 구하는건 각자의 몫이다.
독서는 책을 읽고 서평(서평이외에 독후감이나 리뷰. 그 어떤것도 상관없음)으로 옥(玉) 석(石)을 가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많은 책들이 있다. 한 사람의 시간은 한정 되어 있고 읽어볼 수 있는 책들도 한정적이다.
독서에 매진하여 1000권 10000권을 읽는다 하여도 모든 책을 다 읽을 수는 없다.
그럼 책이라고 다 좋은 것일까? 좋은 책도 있고 나쁜 책도 있을 것이다. 우린 각자의 생각과 목적대로 또 각자의 취향
대로 책의 세계를 여행한다. 그리고 여행 후 자신만의 지표를 남겨 다른 독서가들이 독서 세계를 여행할때
어떤 방향과 방법을 제시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남기는 서평은 그러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먼저 각자의 취향과 목적대로 독서를 하고 옥(玉) 석(石)을 가린다. 하지만 이 또한 주관적일 것이다.
나에게 돌이었던 책이 누군가에겐 옥일 수 있다. 그 판단은 개개인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무엇이 옥이고 무엇이 석인지 판별하는 영역까지 독서가가 제시해 줄 수 없고, 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여행. 나만의 옥석. 그리고 나만의 발자취.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후배(후배라고 하기엔 서로 관계가
없으나 독서 세계를 여행하는 탐험가라고 볼때 후발자들) 들에게 나의 옥 석으로 그들에게 방향과 목표를 제시 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서평이란 무엇이고 독서란 무엇인가? 독서는 많은 책들 속에 옥과 석을 가리는 행위이고, 서평은 개인의 발자취
라고 생각한다. 그 발자국이 곱든 엉망이든 짓이겨 밟았던 걸어온 길을 표시해줄 수 있는 이정표이며
흔적이 아닐까? 생각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