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덕혜옹주 (개정판) - 조선의 마지막 황녀
권비영 지음 / 다산책방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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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개봉한 영화 "덕혜옹주" 의 관심으로 다시금 재조명 받고 있는 소설판 덕혜옹주를 읽었다. 영화와 마찬가지로 역사 왜곡이 심하여 졸작이라는 아주 혹독한 평가도 받는 작품이다. 영화의 후기를 보면 덕혜옹주란 인물을 아에 창작하다시피 하여 그야말로 역사 왜곡이라 할 수 있었다. 우리는 없던 영웅조차 만들어 믿어야하는 민족의 정당성을 주장해야하는가? 역사는 진실이다. 객관적이어야 한다. 우리의 것이라고 미화 되어서는 안되는 성질의 것 중 하나다. 좋은 것을 뽐내고 지켜나가는 일이 아닌 없었던 것을 있었던 것처럼 만들어서는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영화 "덕혜옹주"는 감독과 제작진이 만들어낸 감정팔이의 상업 영화에 지나지 않는다. 아무리 미사여구를 붙여 정당성을 주장한다고 해도 역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잘못된 사실로 혼란을 주어서는 안된다.

 

   소설 덕혜옹주는 왜곡이라기엔 담담하게 지나간다. 굳이 과장해서 멋내지 않고 없었던 일을 만들어내지 않는다. 물론, 사실을 근거로 한 픽션임을 작가는 서두에 밝힌다. 덕혜옹주라는 인물이 있었고 역사적 사건들에 의해서 뼈대가 만들어지고 그 안의 내용물은 작가가 픽션으로 채운다. 역사속에서 잊혀져간 조선의 마지막 황녀라는 타이틀을 걸고 있자니 자연스럽게 미화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만 이 미화가 싫지 않다. 과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설 속 덕혜의 자긍심은 독자로 하여금 감탄하게 한다. 소학교 시절 이지메를 견디는 당당한 모습이며, 어느때고 위엄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작은 체구에서 뿜어낸다고 믿기 힘든 당당함이다. 실제 덕혜옹주가 그런 태도를 보였는지 소학교에서 이지메가 있었는지 있었다고 하여도 덕혜옹주의 마음은 어땠는지 역사적으로도 기록이 적고, 그런 세세한 부분까지 알 수 는 없다. 덕혜옹주는 볼모로 일본에 끌려가 일본의 마음대로 휘둘린 삶을 살았던 불쌍한 인물은 맞다. 우리 민족이 일본의 식민지배속에 치욕의 시간을 살아온 것 또한 맞다. 그렇기에 우리는 믿고 싶은 것이다. 일본에 끌려간 의친왕, 영친왕, 그리고 덕혜옹주 등 우리 민족의 혈통이 그들 앞에서 당당했었고 또 위엄 있었다고 말이다.

 

   이것은 왜곡이 아니다. 미화라고 표현했지만 믿음에 가깝다. 우리는 당당했고 또 굴복하지 않았다. 비록 시대에 잊혀졌고 소수 기억하는 자들에게 알려졌으며 상업 영화로 인해 왜곡되었지만, 덕혜는 실존했고 또한 당당했다 믿고 싶다.

"모든 일이 봄날의 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구나. 모든 것은 사라짐으로써 덧없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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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08 17: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성 2016-10-08 20:17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역사적 사실을 모티브로 하여 픽션글은 항상 호불호가 갈립니다. 이것은 호와 불의 의견을 가진 사람끼리 서로 논쟁하거나 설득할 것이 아닌 것이라 유레카님의 의견을 존중합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삼국지연의 역시 역사를 가지고 나관중이 재해석한 소설이지요. 물론 소설 덕혜옹주는 사실이 아닙니다. 하지만 서두에 이미 이것은 일부 픽션이라 밝히고 들어간터라 영화처럼 없던일을 했다고 창작왜곡한것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이해해줄만하다 였습니다. 물론 역사를 모르고 이런 2차 창작물이 진짜 역사인양 혼란을 주는것은 거듭 위험함을 밝힙니다. 의견 주셔서 감사합니다 ^^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8 18:5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덕혜옹주란 영화가 논란을 낳고 있다는 이야기는 저도 쓴 바 있어 친숙합니다. 한 가지 궁금증은 미화와 왜곡은 어떻게 다른가, 입니다. 둘 다 과장이거나 진실과 거리가 있는 것이겠지만 왜곡과 미화는 제가 생각하기에 차별적이라기보다 누가 누구의 것을 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입니다. 왜곡은 가령 일본이 우리 역사를 사실과 다르게 폄하하고 깎아내리는 것이라면 미화는 일본이 자국의 역사를 아름답고 멋지게 꾸미고 포장하는 것이 아니겠는지요? 그러니 우리가 만든 덕혜옹주는 당연히 (사실과 다르게 그렸다면) 왜곡이 아닌 미화의 대상이었겠지요. 관건은 왜곡인가 미화인가가 아니라 사실 그대로 그리려 했는가 포장하고 꾸미려했는가가 아니겠는지요?

심성 2016-10-08 20:28   좋아요 1 | URL
벤투님 안녕하십니까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왜곡과 미화를 나누는 저의 주관적인 기준은 왜곡은 ˝없었던 것˝을 ˝있었다고˝ 하는것 사실과 전혀 다른 것. 미화는 ˝있었던 것˝ 사실을 건들이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아름답게 포장하는 것이지요. 여기서 위험한 점은 이해할 수 있는 범위란것이 주관적이고 개개인이 다르다는 점입니다. 이에 이것은 저만의 기준임을 밝혀드립니다. 덕혜옹주를 예를 들어 영화는 덕혜옹주란 인물이 있었고 독립에 관하여 개입되는 모습을 보여주어 마치 덕혜옹주가 독립투사처럼 묘사되는점이 역사적 사실과 다른 왜곡입니다. 반면 소설속 덕혜는 그저 시대에 휩쓸린 여성입니다. 그저 개인 하나의 내면속에서 흔들리는 여성일뿐입니다. 그것은 덕혜옹주가 일본으로 갔던 사실과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덕혜가 남편과 딸과 일본에서 어떤 대화를 하고 어떤 내면적 갈등을 가졌는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을 작가가 해석하여 썼고 거기에서 있었던 사실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왜곡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화라고 표현한 것은 덕혜가 일본에서 당당하고 위엄이 있었는지 그저 시대에 휩쓸려 살아갔는지는 모를일입니다. 하지만 작가는 당당하고 위엄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으로 그렸고 그것이 독자가 접하기에 덕혜는 당당했었구나 하고 믿게하는 미화가 아닐런지요. 하지만 여기에도 오류가 있는것이 그조차 왜곡의 한 종류일 수 있습니다. 사실 왜곡과 미화는 해석하기에 따라 같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와 소설을 두고 왜곡과 미화라는 표현을 써보았습니다. 벤투님의 의견처럼 본질의 변질에서 주체적이냐 그렇지 않냐에 따른 차이인것도 크게 공감합니다. 개인 의견일 뿐이 서로 생각을 공유하길 바랍이다 ^^ 좋은 의견 감사합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8 20: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불편해 하시지 않고 서툰 이의제기에 성의있게 답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와 공유되는 부분도 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지만 개인의 견해이고 큰 틀에서는 논란을 벌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소설과 영화가 많이 차이 나는 부분이 있는 것은 궁금합니다. 이 부분은 (혹 가능하다면) 다른 기회에 이야기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조금 다른 이야기인데 문화유산해설 시연 기법 강의에서 신석기 시대의 선박을 이야기하며 그곳에 무엇이 실렸을까요란 물음을 했을 때 스마트폰이란 답이 나왔었다는 이야기를 하며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강사 선생님께서 물으셨지요. 스마트폰을 좋아하는구나, 타임머신을 타고 가 스마트폰을 전해준 사람들이 있었구나 등의 답을 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저는 역사해설은 퓨전 드라마가 아니라는 말을 할 것이라는 답을 제시했습니다. 그러자 강사께서는 그건 면박이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역사마저도 쉽게 배우려 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설민석의 인기 등등 많은 궁금증이 있지요. 친구도 아닌데 이런 댓글들을 달아 죄송합니다. 소설과 다른 영화도 비슷한 경우가 아닌가 싶어 길게 이야기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심성 2016-10-08 22:58   좋아요 0 | URL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친구 신청 드렸습니다. 수락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덕혜옹주의 이야기를 마무리하자면 덕혜라는 인물이 격동의 시대에 중심에 있었지만 사건 자체는 다이내믹한 사건이 없었습니다. 조선의 황녀로 볼모로 잡혀 일본에서 학교를 다니고 일본이 중매해준 남자와 결혼했고 정신분열증을 알았지만 그것을 상업 영화의 소재로 쓰기엔 심심함이 있었을 것입니다. 그렇기에 임팩트 있는 사건이 있어야 했기에 영화에서는 덕혜가 독립투사로 비추어질 수 있는 사건과 장면을 넣음으로써 마치 덕혜옹주는 조선의 황녀로 일본에서도 독립에 힘썼다. 라는 없었던 일의 추가로 혼란을 줄 수 있기에 영화의 재창작은 매우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소설판은 독립을 하려 한 주체적인 행동과 사고의 묘사는 일체 없고 분하지만 참아야하고 누군가 자신을 조선으로 돌려보내주길 바라는 약한 존재로 나옵니다. 이에 마음의 병이 생겨 어린시절부터 정신분열증을 앓았으며 소설 속 덕혜는 나는 미치지 않았다. 미친척 하는것이 유리하다라는 식으로 심리 묘사를 하는데 이것은 왜곡이라기보단 실제 정신분열환자는 자신이 정신병을 앓고 있다는것을 인지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즉 소설속 덕혜의 내면의 생각은 덕혜만의 생각일뿐 덕혜가 사실은 미치지 않았다는 왜곡이 아님을 설명합니다. 즉 소설은 있었던것을 담담히 묘사하고 덕혜가 조선으로 돌아오기전 정신병원을 탈출하는 장면은 픽션이라고 서두에 밝혀두어 이해가능의 선이었습니다. 하기사 소설 덕혜옹주는 명성황후를 미화 하는등 (아주 짧은 구절이지만) 의 변질된 모습을 보여주고 주변의 평가가 아주 혹평이 많아 기대치가 낮은 상태에서 접했습니다. 영화라는 심한 왜곡에 반사이득으로 이정도라면... 이란 이해가 생겼습니다. 많은 분들이 영화 덕혜옹주가 소설 덕혜옹주에 적을 두고 만들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던데 덕혜옹주란 인물을 두고 소설작가와 영화작가의 다른 해석으로 별개의 작품으로 봐야하는게 옳지 않은가 생각합니다 ^^

벤투님의 말씀중에 역사마저도 쉽게 배우려한다 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하셨는데 저의 의견은 역사를 왜 쉽게 배우려하면 안되는가? 에 의문이 생깁니다. 무릇 배움에 있어 쉽게 배운다고 해서 가볍다고 할 수 있을까 싶습니다. 저는 배움의 시작은 재미라고 생각합니다. 진지하지 않다는게 아닙니다. 저도 역사를 좋아하게 된것이 KBS 사극입니다. 왜곡된 내용이었죠. 재미있게 접했고 찾아보다보니 틀렸단걸 알 수 있었습니다. 쉽게 접해 깊게 배운다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일단 설민석 강사의 인기는 제 생각으로는 재미가 있습니다. 역사란 팩트를 변질시키지 않는다면 차이는 표정 억양 제스쳐 딜리버리정도로 볼 수 있겠죠. 설민석 강사의 강의는 보면 재미가 있습니다. 여기서 재미란 주관적이고 다소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분위기를 싫어하는 분들도 계실 수 있지만 그것 역시 개인적인 의견이라 주장이 아님을 미리 밝혀둡니다 ^^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9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 자체를 문제시하는 것은 아닙니다. 너무 재미만을 위주로 하는 것이 문제라 생각합니다. 약간 다른 부분이지만 우리나라에서 인문학이 다이제스트 형태의 책을 위주로 읽히거나 받아들여지는 것과 맥락이 같은 것이지요. 제가 관계하고 있는 모 문화원의 경우도 그렇고 지금 구로에서 듣고 있는 역사논술 강의도 그렇고 깊이를 추구하지 않고 논란이 될 부분도 거론하지 않으려 합니다. 넓게 훑는 것이 그 자체로 재미를 추구하다 보니 생기는 일은 아니지만 깊이 있게 한 분야를 집중적으로 분석하고 토론하는 것은 상당히 불편해 하죠. 이는 결국 재미가 없기 때문에 생기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역사도 그렇습니다. 설민식 강사의 강의 자체를 문제 있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가 재미를 위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수학 전공 대학생이 미분을 잘 모르고 공대생들이 도면을 보지도 못하는 것 등은 문제라 생각합니다.

잘 모르지만 심성님처럼 드라마를 통해 역사에 관심을 보인 후 덕혜옹주 같은 영화를 왜곡이냐 미화냐를 두고 심층 분석하는 경우는 드물 것입니다. 종교도 기복적 마인드로 시작하는 경우 거의 그대로 그런 모습을 보이지요. 깨달음도 추구하고 불교의 경우 천도재, 수륙재 같은 비본질적인 행사에 참여하는 것도 어느 순간 벗어던져야 하는데 계속 그런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역사를 배우는데 단편적인 사실보다 역사를 보는 눈이나 인접 학문들과 접목시켜 고급스럽고 문제다운 문제거리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냥 나열만 하는 것 같습니다.

드라마나 영화가 역사교과서처럼 엄밀할 필요는 없지만 픽션이 과도하지요. 문화원에 해설사 심화과정을 들으러 온 분 중 한 분이 역사 드라마를 보며 픽션인지 팩트인지를 구별하지 못하는 아내 이야기를 하더군요. 이는 아마 책을 통히니 배우는 역사에 대해 그 분의 부인이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이거나 그간의 역사 교육이 너무 암기 위주여서 질린 결과 빚어지는 일일 수 있을 것입니다. 저는 이랬으면 좋겠습니다. 설민식의 강의를 오래 들은 사람들을 모아 (내공이 꽤 높아졌을 것이니) 재미는 어느 정도 유지하되(물론 재미있게 하는 것은 스타일이고 그렇다고 해서 깊이 있고 전문적인 내용을 전달하는데 문제를 일으키는 것은 아니겠지요.) 이전과는 다르게 깊고 전문적이고 많이 생각해야 답을 할 수 있는 질문들을 하는 등 새롭게 강의를 하면 말입니다. 그럴 경우 어떤 현상이 벌어질지 궁금합니다.

가령 중국은 동북공정을 위해 우리보다 더 우리 역사를 연구하고 공부하며 일본도 국익을 위해 우리 역사를 소상히 꿰뚫고 있는데 그들이 재미있게 공부하고 흥미 위주로 배울까요?

또한 아직도 우리나라에서 식민지근대화론자들이 득세하는데 그런 내용들을 언급할 때 얼마나 흥이 날까요?

재미는 윤활유입니다. 하지만 재미를 위주로 무언가를 배우는 것은 쉽게 쉽게 통과하려는 것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역사마저도 문화적으로 소비하려 한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심성 2016-10-09 00:37   좋아요 1 | URL
말씀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저 역시 생각하는 부분이고요. 재미는 윤활유고 접근의 허들을 낮추는 역할이지 그것이 전부가 된다면 깊이는 없어지고 흥미 위주의 정보를 취하다보면 정보의 신빙성도 떨어질뿐더러 잘못된 정보는 아니배운것만 못한 것이 되지요. 역사를 모티브로 만드는 결과물은 왜곡이 없어야한다는 것은 절대적인 의견입니다.

최근래에 방영한 ˝비정상회담 식민지배국과 식민피지배국˝ 주제의 토론에서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일본과의 관계에서 방송에 참가한 25세 일본인의 발언을 미루어볼때 물론 그 발언은 참가한 젊은 일본인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이겠지요. 그 일본인의 말로는 일본의 젊은 세대는 역사에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일본인이 독도가 무엇인지 모르며 중국의 난징대학살과 조선과의 관계 역시 ˝어떤 일이 있었다˝ 정도의 겉핥기식 교육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교과서를 왜곡합니다. 일본 정부는 국가의 존립 정당성을 역사 리빌딩으로 조작하고 국민은 관심이 없다고 합니다. 이것은 그 일본인의 발언이니 진실과의 얼마만큼의 갭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중국은 중국의 역사를 정말 자세히 공부한다고 합니다. 그에비해 우리나라는 정말 심각한 수준입니다. 입시에 도움되지 않는다고 공부하지 않고 삼일절을 삼쩜일절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K-Pop 아이돌 가수는 안중근 의사를 긴또깡이냐고 하고 아무렇지 않게 멋으로 욱일승천기를 sns 에 올립니다. 이런 실태니 흥행을 위한 역사 왜곡은 위험하다는 것이지요.

재미만을 위한 가쉽은 저도 반대입니다. 다만 윤활류로 친근하게... 꼭 대입의 필수과목이라서가 아니라 생활속에 역사가 스며들길 바랍니다. 역사에 관심 없는 사람들은 아무리 말해도 소 귀의 경읽기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에게도 관심을 끌 수 있는 변질되지 않은 본질을 전달만 할 수 있다면...하고 생각합니다.

벤투님 말씀처럼 그냥 나열만 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 단순한 나열. 암기해야하는 암기과목으로 역사를 접할 때 그 문제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죠. 하고 싶은 말을 폰으로 두서 없이 쓰다보니 조잡한 댓글이 되었는데 모처럼 벤투님과 의견을 나눌 수 있어서 좋습니다 ^^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9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통하니`를 `책을 통해`로 바꿉니다.

벤투의스케치북 2016-10-09 01: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네.. 감사합니다. 역사를 잘 또는 제대로 몰라 엉뚱한 이야기를 한 연예인 사건은 아쉬운 일이지요. 사회가 아무리 철저하게 교육을 시켜도 그 대열에서 벗어난 예외적인 개인은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역사를 잘 모르는 젊은이들이 많은 책임은 결국 시스템의 문제로 수렴될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지난 번 엉뚱한 소리를 한 연예인에 대해 비난은 빗발쳤는데 시스템 또는 기성세대의 잘못은 언급하지 않는 것, 그 연예인과 비슷하게 역사적 사실을 잘못 알고 있었던 대통령에 대해서는 별 말이 없었던 것 등은 문제라 생각합니다.

네 저도 모처럼 좋은 의견 나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 많이 읽어 함께 배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
 
のりりん(1) (イブニングKC) (コミック)
키토 모히로 / 講談社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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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가지고 싶은 꿈의 자전거 "피나렐로 도그마 65.1")



   어릴적 누구나 세발자전거의 추억이 있다. 그러다가 보조바퀴를 떼고 처음 두 바퀴로 달릴때 얼마나 많이 넘어져봤던가? 하지만 그때의 우리에게 자전거란 "이동수단"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것 같다. 요즘처럼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고 자전거길이 점차 확대되고 단순한 "이동수단" 에서 "스포츠" 이며 "취미" 거리가 된 요즘. 필자도 자전거에 심취해 있다. 늘, 운동과 독서를 병행하며 생활을 해왔지만, 자전거라는 이름은 추억의 이동수단이었다. 하지만 서른이 넘어 접하게 된 자전거는 단순하게 이동만 하는 교통수단을 넘어 내 몸과 근성을 시험해 볼 수 있는 "멋진 것"


   로드자전거에 관련된 만화 중에는 "겁쟁이 페달" 이라는 작품이 있다. 주인공 오노다가 자주 왕복 90km 인 아키하바라로 마마차리라고 불리는 아줌마 자전거 (통상 바구니가 달린 흔한 자전거)를 타고 업힐 (오르막)을 오르는 하이케이덴스 (페달 횟수가 빠르고 많은것) 의 주행. 드라마틱하고 재미있다. 확실히 만화다! 라는 느낌.


   이 노리린은 평범한 성년의 남자가 로드자전거의 매력에 빠지게 되고 일반인이 로드자전거를 입문하면서 겪게 되는 일상들을 소소하고 슴슴하게 다루고 있다. 루즈하게 느껴질 수도 있으나 리얼하다고 생각한다. 잠재력이 뛰어난 주인공이 각성하여 슈퍼플레이를 다루고 있지는 않지만 자전거를 아주 좋아하는 여자주인공 린과 평범했던 주인공 노리의 평범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아직 자전거 스포츠 문화가 국내에선 마이너란 점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퍼센트로 봤을때 전 세계 인구 중 자전거를 진지한 스포츠 용품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적을 것이다. 그래서 공급과 수요에서 아주 좋은 자전거는 그 자전거가 가진 가치 이상의 거품이 있다는 점도 인정해야할 것이다. 단적인 예로 아주 극 소수의 슈퍼자전거가 아닌 보통의 기함급 (각 브랜드가 밀고 있는 최상급 자전거) 만 하더라도 천만원에서 이천만원은 우습게 상회한다. 그래서 필자가 올린 도그마 65.1 역시 천만원은 호가하는 자전거다. 가성비가 맞지 않다는 느낌.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수요가 늘어나 공급 경쟁에서 가격이 낮아질 수 있어 좋은 제품을 적당한 가격에 구할 수 있는 날을 꿈꾸며...


   노리린은 국내에 번역된 작품이 아니라 원서로...그리고 리뷰 역시 11권동안 이 한번이면 족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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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호랑이 2016-09-21 20: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천만원이라는 가격에도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보면 피나렐로 도그마는 일반인들이 알지 못하는 숨겨진 매력이 있는 것 같네요^^

심성 2016-09-21 22:35   좋아요 1 | URL
세계 3대 레이스인 뚜르 드 프랑스 같은 초 메이져 대회에서 우승을 휩쓰는 스카이 라는 팀 스폰 자전거에요. 최고의 선수들과 최고의 브랜드의 기술력이 맞붙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는거 보면 기술력에선 이의가 없다고 보죠 ㅎㅎ 하지만 일반인이 타기엔 과분한 스펙이긴 합니다.
 
미라클 모닝 미라클 모닝
할 엘로드 지음, 김현수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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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나를 위한 아이스버킷챌린지 라 제목을 적어 보았다. 아이스버킷챌린지는 루게릭병 환자를 돕기 위한 사회적 캠페인으로 미라클모닝은 오로지 나를 돕기 위한 개인적 캠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할 엘로드가 제안한 미라클모닝이라 명명한 이 캠페인은 유튜브에 miraclemorning 이라고 검색만 해봐도 상당히 많은 사람들이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있다는걸 알 수 있다.


   지금처럼 계급 사회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이 노력한 만큼 삶의 "등급"을 누리고 살아간다. 인생을 10등급 (가장 높은 급) 에서 0등급 (가장 낮은 급) 으로 나눈다면 낮은 등급의 인생을 살고 싶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95% 의 사람들은 자신이 원하는 등급의 삶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간다. 현재가 과거의 결과물이라 한다면 어떤가? 과거에 내가 살아온 인생이 지금의 내 등급을 결정한다. 하지만 지금부터 살아갈 인생이 미래의 내 등급을 결정한다면 의욕이 넘쳐나지 않을까?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과거에 못했기 때문에 앞으로도 못할 것이라 지레 겁을 먹고 만다. 저자는 이것을 룸미러 증후군이라 말한다. 과거의 자신에게 제한 당해 변화의 불씨를 피워보지도 못하고 이내 포기하거나 도전을 시도조차 하지 않고 있단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이 바라는 이상(理想) 과는 동떨어진 타협된 현실에 만족하며 지낸다. 나 역시 그렇다. 아주 소수의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도 아니라고 자신하기 어려울 것이다. 할 엘로드는 독자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두가 그렇게 현실에 안주하며 살아간다고 당신도 그렇게 안주하고 살아가야 되는가? 저자는 젊은 나이에 자신이 하는 일에 성공했고, 6분간 사망해봤으며 다시 일어서 봤고 나락으로 떨어져도 봤다. 할 엘로드는 회사 내에서 우수한 실적을 달성해보았고, 교통사고로 6분간 사망했으며 그 사고로 제대로 걷기 힘들 정도의 장애를 경험했고, 그 고난을 극복해 봤으며 다시 경제적 실패도 겪어봤다. 이런 나도 해냈다. 그렇기에 모두가 해낼 수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내가 할 수 있다면 당신도 할 수 있다. 그리고 미라클 모닝을 실천하고 성취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증명한다. 우리도 할 수 있다고. 사람들은 만약 할 수만 있다면 10등급의 삶을 살고 싶어 할 것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읽을만한 가치가 있다.

할 엘로드는 잠들기 전에 하던 생각이 아침에도 이어진다고 한다. 만약 설레고 진취적인 아침을 만들 수 있다면 자신이 나아가야 할 길이 보인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제안은 여섯가지로 설명한다. 첫째, 피곤하고 지친 아침이 아닌 상쾌하고 설레는 아침이 되기 위해 잠에서 기분 좋게 깨어 명상을 하며 침묵 속에서 삶의 목표를 찾는다. 둘째, 확신있는 말하기로 자신이 되고자,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하여 확신을 가지고 입 밖으로 내뱉는다. 셋째, 그 목표를 상상하며 구체적인 이미지로 머릿속에 그린다. 넷째, 자기계발서를 읽고,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하고 가지지 못한 것을 인정한다. 다섯째, 그것들을 일기로 기록한다. 일기는 이벤트의 기록도 좋고 전통적인 시간의 나열도 좋다. 여섯째, 운동을 통해 잠든 육체를 깨우며 땀을 씻어내고 샤워로 상쾌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미라클모닝의 재미있는 점은 여타 자기계발서처럼 자신이 만든 룰이 단 하나의 법인양 강요하지 않고, 얼마든지 유동적으로 변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룰에 삶을 맞추는 것이 아닌 삶에 룰을 맞출 수 있다. 일어나는 시간을 자신이 판단하여 결정하고, 여섯가지 제안의 정해진 순서도 없다. 자신에게 맞게 실천하면 된다. 여섯가지 행동의 지속해야할 시간 또한 없다. 각 1분씩 6분을 할 수도 있고 각 10분씩 60분을 투자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목적은 아침에 일어나는 이유를 만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도전이 망설여지는 것은 당연하다. 사람은 원래 변하려 하지 않으려는 습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잠깐이나마 가슴에 의욕의 불꽃이 일었다면 도전해 볼만한 가치가 있지 않을까? 할 엘로드는 사람에게 습관이 생기기 위해서는 30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 부분에선 많은 학자들과 의견이 분분하여 미라클모닝 속 30일을 기준으로 하자. 처음 10일은 견딜 수 없게 힘들 것이며, 다음 10일은 그나마 할만할 것이다. 마지막 10일은 견디는 것이 아닌 즐기는 것으로 바뀌고 실천할 수록 발전된 나의 삶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 말한다.


   처음에 이것은 나를 위한 캠페인이라고 했다. 누구를 돕거나 후원하기 위한 것이 아닌 나를 위해 나 스스로 다잡는 일이다. 나도 그동안 아침잠에 패배하여 지각을 일삼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가슴 속에 할 수 있다는 의욕이 샘 솟았고 기적을 해냈을 때의 나의 모습을 생각하자 가슴이 벅차 올랐다. 나는 한달에 여섯권 정도의 책을 읽는다. 네트워크의 발달로 정보의 단일화가 이루어진 현대에 더 이상 책으로 지식을 얻는 것은 인터넷의 검색보다 느릴 수 있다. 하지만 책은 지식뿐만이 아닌 인문학적 삶의 지혜와 내면의 충족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다. 나는 미라클모닝을 읽으며 나에게 맞는 미라클모닝을 찾아 이상(理想)을 이루고 싶다는 벅찬 꿈을 꾸며 이 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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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구의 모험 -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김병화 옮김 / 어크로스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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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하다. 관심없다.



   독서는 많은 책들 속에서 옥과 석을 가르는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독백을 한 적이 있다. 문구의 모험은 오랜 기간동안 베스트 셀러에 등록되었고 독특한 표지와 제목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하지만 그럴때도 필자는 문구의 모험을 읽지 않았다. 관심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구태여 취향이 아닌 책을 읽기 위한 시간이 아까운 마음이었다. 문구의 모험은 분명 좋은 책이지만 나에겐 더 필요한 책들이 줄을 서고 있다.


   인터파크 도서는 나에게 참 다양한 독서를 하게 한다. 매주 화요일 오전 10시면 어김없이 새로운 책들로 (그것도 꽤나 양질의 서적들) 어찌보면 강제성(?)을 띈 독서를 요구한다. 그로인해 몰랐던 책. 스스로 고른다면 고르지 않을 서적들도 골라서 읽게 된다. 최근 인터파크 도서에서 문구의 모험이 무료 대여 서적으로 올라왔다. 이번이 기회라고 생각했다. 내 돈으로 책을 구매할 정도로 구미가 당기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무시해 버리기엔 베스트 셀러로써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비밀이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워드는 분명 엄청난 오타쿠(おたく)다. 문구에 관해서는 이렇게까지? 라고 할 정도로 심도 있게 파악하고 있다. 제임스 워드는 진심으로 문구를 사랑한다. 그리고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이 책은 좋은 책이다. 하지만 좋다는 것과 도움이 된다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사람은 취향이 맞는 일엔 흥미를 가지고 집중하게 되며, 이해력이 높아지고 재미를 느끼게 된다. 반면 취향이 맞지 않는 일을 억지로 할때엔 지루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이해 하기 어려워한다. 나와 이 책이 그렇다. 이 책은 문구를 사랑하는 사람에겐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롭고 재미있을 것이다. 제임스 워드의 오덕력(오타쿠+力)에 감동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에겐 너무나 지루하고 너무나 의미가 없으며 너무나 관심 없는 주제였다.


    만년필이 왜 만들어졌고, 어떻게 만들어졌으며, 누구 손에 만들어졌고, 그 들 사이의 법적 소송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에 대해 나는 알고 싶지 않다. 나는 야구를 좋아하는데 모든 사람에게 야구의 재미와 심도 깊은 이해를 강요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나는 문구에 대해 심도 깊게 궁금하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완독하는데 너무나 힘이 들었고, 솔직히 눈이 문자를 훑을 뿐 내가 이 책을 읽었는가? 하는 의문도 든다. 그래서 말한다.




미안하다!! 관심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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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7 15: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에 소개된 문구가 우리나라에 없는 외국 문구라서 흥미진진한 내용이 많지 않았습니다. ^^;;

심성 2016-07-17 15:47   좋아요 0 | URL
이 책을 흥미있게 본 독자들은 이런 코드로 관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독자들에겐 문구 정보의 집합체라고 할 수 있는 책이지만 문구 역사에 관심이 없는 저 같은 독자에겐 정말로 어쩌라고? 상태였습니다. 그래도 개인 취향을 존중합니다. cyrus 님도 이 책에 큰 흥미를 못 느끼셨군요 ^^~
 
오베라는 남자
프레드릭 배크만 지음, 최민우 옮김 / 다산책방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시대에 얼마 남지 않은 "굿맨" 이라고 할지 "올드맨" 이라고 할지 잠깐 고민했다. 오베라는 남자는 좋은 남자다. 겉보기엔 까칠해 보여도 옳고 그름을 아는 남자다. 말로 하지 않고 몸으로 실천할 줄 아는 남자다. 그래서 굿맨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오베는 올드맨이라고 해야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남자란? 남성상이란? 흔히 표현하는 남자는 이렇다. 남자라면 이렇게 해야한다. 라는 표현을 자주 쓴다. 그만큼 남성의 모습에 대한 인식이 정형화되어 그 모습을 한정짓는다. 오베라는 인물이 그렇다. 자신이 생각하는 기준 이외의 것은 모두 그르다. 자신의 기준에 부합하는 생각과 행동들은 모두 옳다. 요즘 시대는 많이 바뀌었다. 기준이 다양해지고 생각들이 천차만별인 세상. 남자라고 해서 이렇게 해야한다는 알고리즘이 많이 희미해진 세상. 그것이 현재다. 그런 사회속에 오베는 적응하지 못한다. 세상에 쓸만한 것들은 모두 없어졌다고 통탄해 한다. 


   그의 아내인 소냐가 죽고 나서 그 슬픔은 더욱 그의 삶을 물들인다. 


   오베라는 남자에게 아내인 소냐는 유일한 색깔이었다. 유연함이었다. 사회와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였다. 그런 소냐가 죽은 세상은 더이상 오베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그는 하루하루 죽어갈 뿐이었다. 오베의 아버지는 굿맨이었다. 바르고 정직했다. 강직했고 침묵했다. 


   남자는 앞에 있는 남자 (흔히 아버지)의 등을 보며 자란다고 한다. 오베에겐 멋진 아버지가 있었다. 그래서 오베는 바르고 정직할 줄 안다. 하지만 아직 어른이 되지 못했을때 오베는 그 등을 볼 수 없게 되었다. 세상에 길을 가르쳐주던 안내자가 사라진 셈이다. 그런 오베는 사회에 당하고, 침묵할때 얻게 되는 손해에 대해서 깊게 고민하고 분노한다. 그래서 아버지와 닮아가려 했지만 아버지와는 조금 다른 어른으로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만약, 오베의 아버지가 오베의 곁을 그렇게 일찍 떠나지 않았다면 오베는 좀 더 아버지와 같은 굿맨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오베는 나름대로 세상을 살아가며 자신의 기준을 지켜간다. 아내인 소냐는 그런 오베 곁에서 퍽퍽한 닭가슴살의 머스타드 소스처럼 세상을 그럭저럭 살만한 곳으로 이뤄가고 있었다. 그 후 오베와 소냐가 새로이 잡은 터전엔 루네라는 그럭저럭 “남자다운“ 남자와 그의 아내 아니타가 있었다. 넷은 마을에 새로운 이웃이 생기고 새로운 건물들이 생기는 세월의 흐름을 그대로 맞이하고 있었다.


   오베에겐 더 이상 이 세상에 있을 이유가 없다. 건너편 집에 엉뚱한 이웃이 이사오기 전까지...


   프래드릭 배크만 저자의 작품. 오베라는 남자는 요즘 세대가 흔히 말하는 츤데레(겉은 퉁명스럽지만 속은 따뜻한)와 닮아있다. 그런 오베라는 캐릭터를 통해 피식 웃을 수도 있고, 슬쩍 눈물 맺힐 수도 있다. 이 시대에 오베같은 남자가 "좋다" 라는 것은 아니다. 분명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결함이 있는 부분이 있고, 요즘 사회 분위기와 맞지 않는 괴팍함이 있다. 그럼에도 오베라는 남자는 사랑스럽다. 그 툴툴 됨이 싫지 않다. 그래서 이 책을 읽는 내내 그리고 읽은 후에도 이 책이 마음에 든다.

"남자는 행동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남자인 겁니다. 말이 아니라요." -오베-

"원칙을 걸고 싸울 준비가 된 사람들이 더 이상 세상에 없는 걸까?" -오베-

이 세상은 한 사람의 인생이 끝나기도 전에 그 사람이 구식이 되어버리는 곳이었다.

모든 남자들에게는 자기가 어떤 남자가 되고 싶은지를 선택할 때가 온다.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 없다면, 남자에 대해 모르는 것이다.

누군가 묻는다면, 그는 그녀를 만나기 전까지 자기는 결코 살아 있던 게 아니었다고 말했을 것이다. 그녀가 죽은 뒤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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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6-07-12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 달 만에 심성님의 글을 보게 되는군요. ^^

심성 2016-07-12 17:56   좋아요 0 | URL
책을 읽으면서 한글프로그램에다가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북플에 기록은 그때 그때 하는데, 리뷰 작성이 많이 늦었습니다 ^^ 읽었던 책들 잘 정리해서 리뷰 작성을 하겠습니다. 오랜만에 뵙게 되니 저도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