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었네


어느 문닫은 상점
길게 늘어진 카페트
갑자기 말을 거네

난 중동의 소녀
방안에 갇힌 14 살
하루 1 달라를 버는

난 푸른 빛 커피
향을 자세히 맡으니
익숙한 땀, 흙의 냄새

난 아프리카의 신
열매의 주인
땅의 주인

문득, 어제 산 외투
내 가슴팍에 기대
눈물 흘리며 하소연하네
내 말 좀 들어달라고

난 사람이었네
어느 날 문득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공장 속에서 이 옷이 되어 팔려왔지만

붉게 화려한 루비
벌거벗은 청년이 되어
돌처럼 굳은 손을 내밀며
내 빈 가슴 좀 보라고

난 심장이었네
탄광 속에서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심장이었네
어느 날 문득 반지가 되어 팔려왔지만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난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사람이었네


written by Lucid fall



금요일 아침, 이노래를 듣다가 울컥
일이 될리가 없지

난 이 아저씨가
이런 노래를 만들 줄 아는 사람이어서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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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7-11-18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제 도착했는데 편의점에 찾으러가야지이.

웽스북스 2007-11-18 15:10   좋아요 0 | URL
주말에 올 줄 알았다면 집으로 시킬걸 그랬다,며 후회하고 있는 중이에요

마늘빵 2007-11-18 22:53   좋아요 0 | URL
저도 이 곡이 제일 좋았어요. 새 음반에 예전 곡 세 개가 삽입 되어있더라고요.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 하고 'KID', '당신 얼굴, 당신 얼굴'. 근데 전에 제목이 이게 아니었던거 같은데... 아홉곡으로는 적다고 생각해서 새로 녹음해 추가한거 같기도 하고.

웽스북스 2007-11-19 00:11   좋아요 0 | URL
이노랜 정말 울컥! 이었어요
그런데 요아저씨 앨범은 들을 때마다 또 귀에 들어오는 곡들이 바뀌는 게 매력이잖아요, 시즌에 따라, 세월에 따라 ^^ 그래서 한달후쯤 들을 땐 또 뭐가 제일 좋은 지 모르겠어요- 저는 요 다음 것도 좋았어요, 요즘 사람들한테 마냥 고마운 시기여서요 ^^

바람 어디에서 부는지는, 김연우 앨범에서부터 경악스럽게 좋아했었는데, 또 있어서 반가웠어요 정말, 흑!
 


   
 

고병권은 책에 네 등급을 매깁니다. 우선 가장 좋은 책은 세계를 변혁하는 책이랍니다. 마르크스의 묘비에 쓰인 말 (철학자는 그동안 세게를 해석해왔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혁하는 것이다) 에서 따온 것인데 말 그대로 세계 속에서 작동하며 세계를 만드는 책입니다. 마르크스의 노작들이 생생한 증거일테지요. 두번째는 세계를 해석하는 책입니다. 해석을 통해 기존 세계를 비틀고 자기 세계를 만들지만 변혁으로까지 나아가지는 못하는 책입니다. 세번째는 세계를 반영하는 책입니다. 그 자체로 세계의 거울이자 증상인 책으로, 해석을 부인하고 그저 '사실'에 입각하는 책입니다. 마지막은 가장 나쁜 책으로, 세계를 낭비하는 책입니다. 세계에 산소를 공급하는 나무를 죽이고, 그 나무로 만든 종이에 독을 담아 유포하는 책입니다. 이런 책은 어떤 질병보다도, 어떤 살상무기보다도 이 세계에 치명적이라고 말합니다. (고병권의 고추장 책으로 세상을 말하다 중에서)

그렇다면 이 책, 21세기에 지켜야 할 자존심은 어느 등급에나 해당할까요?
스스로에게 묻고 고민 끝에 조심스럽게 답해봅니다. 가장 좋은 책이라고는 자신할 수 없어도 세계를 해석하는 책의 언저리 정도엔 분명 자리하고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그 자리에서 세계를 변혁하는 꿈을 꿀 것이라고.

- <21세기에는 지켜야 할 자존심> 한겨레21 정재권 편집장

 
   



며칠전 주문한 책이 왔다.
지금은 다른 책을 읽고 있어서 아직 읽기를 시작하지 못했으나,
궁금한 마음에 회사에서 살짝 서문을 펼쳐보았다.

정재권 편집장은 저 말을 빌어 자신들이 낸 책을 돌아보지만, 나는 저 말을 읽으며 나의 독서를 돌아본다. 나는 저 첫번째,두번째,세번째의 책들을 번갈아가며 읽는다. 첫번째 책만 읽다보면 내 존재의 작음과 미약한 영향력, 게다가 초박약인 의지로 인한 마음의 부채에 허덕이고, 두번째 책만 읽다보면 나의 지적 능력에 대한 자괴감과, 끊임없는 '입력'으로 인해 그만 마음이 퍽퍽해지고, 세번째 책만 읽다 보면 다른 것들을 충족시켜줄 그 무엇을 갈구하게 된다.

하지만 첫번째 책은 나에게 세상을 살아가는 이유와 방법을 만들어주고 있으며, 두번째 책은 나에게 현재 내가 서 있는 곳을 정확히 보는 눈을 길러주며, 세번째 책은 나, 그리고 나와 함께 서 있는 사람들을 보게 하고, 때로는 그를 통해 위로를 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저 말이 맞지만, 나는 독서가 꼭, 저 첫번째 지향점만을 향해 가야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세 종류의 책 모두가 균형을 이루며, 함께 가야하는 것이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나도 물론, 갈 길이 멀다!


그런데 이보쇼 네번째책! 언제까지 거기서 종이낭비만 하고 있을텐가. 종이 아깝게 폰트는 왜 그렇게 커야한단 말인가. 내용없는 책 12폰트로 키워놓고 2권까지 낼건가? 그럼 제발 표지라도 하드커버로 만들지 말아달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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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7-11-16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처음뵙네요. 제 리뷰에 덧글도 하나 달아주시고, 감사합니다. ^^*
백석의 시를 좋아하는군요. 저도 고등학교때부터 좋아했어요.
평화의 얼굴도 관심가는 책이에요. ^^

우리사회를 움직인 판결도 괜찮은 책이에요. 고교생이나 대학생, 일반인들도 부담없이 읽으실 수 있을거에요. 내용 자체는 절대 가볍지 않지만요.
행복한 책읽기 하세요. ^^

웽스북스 2007-11-17 12:30   좋아요 0 | URL
앗 그런데 알리샤님 어디가신거에요 ㅠ

순오기 2007-11-22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벤트 당첨자가 원한 책이라 추천하고 주문 들어갑니다!
 
웬디양카드도난기



가을의 시작즈음이었던가, 지갑을 잃어버렸었다. 엄밀히는 도난을 당했었고, 지갑을 훔쳐갔던 사람이 130만원 가량의 금액을 쓰는 바람에 기함할 뻔한 적이 있었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면서 나는 이제 누구든 주변에서 지갑을 도난당해 카드에 대한 부정 사용이 있어서 불안에 떨고 있으면 안심하라며 조언해줄 수 있게 됐다. 한달 이상의 시간을 기다리긴 했지만, 어쨌든 손실 금액은 모두 카드사에서 보상해주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손해금액은 각 카드사에 신고금액인 4만원 정도였다. 적은 금액은 아니지만, 130만원을 일단 무사하게 보상받은 것만으로도 나는 감사히 여긴다. (관련글은 트랙백)


#1

오늘에서야 이 글을 올리는 이유는, 이제서야 다 정리가 된 듯 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뭐 하나 사는 것도 참 쉽지 않아서, 여지껏 나는 명함지갑을 지갑삼아 들고 다녔었다. 사려고 또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마음에 드는 녀석을 찾기란 쉽지 않아 마음에 드는 거 볼 때까지 버텨보겠다,는 심산이었는데, 오늘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가 마음에 드는 지갑을 발견했다





개인적으로 장지갑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아 반지갑을 썼었는데, 이 디자인은 장지갑이 예쁘게 나왔다. 게다가 반지갑은 금세 뚱뚱해져서 -_- 처음 샀을 때의 느낌이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나처럼 뭐든 꾸역꾸역 가지고 다니는 스타일은. 무엇보다 수납공간이 실용적으로 보였다.  

요즘은 자꾸 심플한 것들을 찾게 된다. 1년전만 해도 과장님께, 과장님의 취향은 지나치게 심플하다,고 툴툴댔는데- 나도 이제 어떤 걸 봐도 심플한 것부터 찾게 된다.  지갑을 고르는 날 보며 너도 이제 나이가 들었구나,라고 놀린다. 뭐 더 나이 들면 꽃무늬 찾고 그러지 않나? ㅋㅋ



#2

주사용카드를 모조리 잃어버리면서 지갑 외에 있던- 즉 잘 쓰지 않는 카드인 Y카드를 꺼내 교통카드 대용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Y카드의 결제 계좌는 내가 현재는 전혀 이용하지 않는 K은행이었고 이로 인해 연체 금액이 생겼다. 5만 8천원 가량의 교통비. 나는 내가 현재 쓰고 있는 은행의 계좌로 변경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백만년전에 만들어놓은 체크카드가 있어서 그 체크카드를 해지한 후에 계좌 변경이 가능하다는 얘기를 들었고, 그로 인해 계좌 변경에 조금 시간이 걸렸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월요일 아침, 주사용카드인 C카드를 쓰려고 보니 카드사 전화요망이란다. 도무지 연유를 알 수 없던 나는 카드사로 전화를 했더니, 어디선가 연체가 발생한 것 같다는 답을 들었다. Y카드구나, 나는 당장 y카드사로 전화를 했고 이런 일이 예상됐으면 미리 알려주는 게 맞지 않느냐며 항의를 했다. 그런데 y카드사는 10만원 이상 금액이 5일 이상 연체된 경우에 카드를 정지시키기 때문에 나는 여전히 카드 이용이 가능한 '정상고객'이라며, 혹시 다른 연유가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전했다. 나는 다시 C카드에 전화를 해 이런 정황을 설명했고 상담원은 자세히 알아보겠다며 40분 후 다시 전화를 달라고 했다. 나는 40분 후 다시 전화를 걸었고 C카드사의 기준은 5만원의 5일 이상 연체이기 때문에 y카드의 데이터가 자동으로 넘어와 카드이용이 불가처리됐다는 답변을 들었다. 결국 나는 카드분실 때문에 카드연체고객이 되는 경험도 해봤다

그런데 재밌는 건 여기부터다. 글을 자세히 보면 내가 C카드사에 3번 전화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데 각 3번의 전화마다 나는 다른 '축하' 메시지를 들었다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C카드론 어쩌구저쩌구의 대상이 되셨습니다 (맞나? 암튼 이건 잘 기억이 안나고 ;;)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골드카드 승격 대상자가 되셨습니다
- 축하합니다. 고객님께서는 한도증액 대상자가 되셨습니다

거절하면 다른 대상자로 나를 선정해주는 시스템이라도 있는건지, 매번 거절해도 나를 매번 다른 대상자로 선정해주면서 축하해주는 것이다. 아무리 마케팅의 일환이라 자동으로 나오게 해놓은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상황은 봐가면서 해야 할 것 아닌가. 나는 지금 카드 이용을 정지당한, 즉 신용에 문제가 있다고 카드사에 의해 판단된, 불량 고객으로서 카드사에 전화를 걸고 있단 말이다. 그런 내가 우수고객이라며 골드카드에 한도증액에 어쩌구저쩌구에라는 혜택의 대상으로 통보해주는 이 모순적 행태란 과연 뭐란 말인가!

어이없어하며, 지난 며칠간 다른 카드를 썼는데 오늘 아침에 전화가 왔다. 한도증액 대상이라며 한도를 늘려주시겠다고. 나는 정말이지,

이보세요, 나 불량고객이거든요? 라고 말하고 싶은 걸 꾹 참고
제가 필요하면 전화드리겠습니다, 라고 공손히 끊었다
그 말을 못한 게 오후까지 억울했다, 정말- 아! 했어야 됐는데, 했어야 됐는데- 

그러다 혹시 그동안 정지가 풀렸나 싶어 다시 카드를 써봤으나, 여전히 정지상태. 도무지 내부 커뮤니케이션을 어떻게 하는 건지 ;;  그래서 나는 우수고객이라는 건지 불량고객이라는 건지,

그리고 나 지난 며칠간 생각외로 살 게 많아 한달 평균 카드값의 1/3이상을 다른 카드로 썼는데, 흥! 샘통이에요 C카드 (하지만 나 정도의 고객에 어디 꿈쩍이나 하겠냐고)


#3

다 청산했다고 생각했는데, 쓰다보니 하나 생각났다. 이동통신사 멤버쉽 카드. 오케이캐쉬백카드가 없어서 그간 손해본 포인트를 생각하면 살짝 눈물이 나지만, 귀찮아서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심지어 고객센터는 회사에서 걸어서 3분거리라는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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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7-11-15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니의 경우는 외국에서 카드를 잃어버렸는데...카드 하나를 늦게 신고하는 바람에 옴팡 뒤집어 썼었답니다. 암튼 조심해야 해요..분실확인되면 무조건 카드부터 정지해야 해요.^^
(남성지갑의 경우는 지폐의 크기가 작아졌기 때문에 머니클립형 지갑도 나오더군요.^^)

웽스북스 2007-11-15 20:05   좋아요 0 | URL
아, 정말요? 그거 기간이 40일까지인가, 괜찮았던 걸로 아는데, 많이 늦게 아셨나봐요 ㅠ 머니클립형 지갑은 저도 돌아다니다가 봤어요- 제가 취향이 이상한지 맘에 들면 다 남자 지갑이어서 참 많이 난감했어요

순오기 2007-11-15 0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손실금을 카드사에서 보상 받았으니 다행이네요.
예쁜 지갑은 손타지 않게 간수 잘하시와용!

웽스북스 2007-11-15 20:06   좋아요 0 | URL
그래야죠, ㅎㅎ
보상에 대한 법규가 잘 마련돼 있어서 웬만하면 카드사에서 다 보상을 해주더라고요- 개인은 약자니까, 이렇게 법제가 마련돼있지 않으면 무조건 손해를 보는 상황이니까요- 그래도 이것저것 약관 들어가며 카드사들이 빠져나갈 구멍도 많이 만들어놨으니, 순오기님도 조심하세요, 카드 서명 꼭 하시구요

마늘빵 2007-11-15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불량고객이든 우수고객이든 일단 한도는 증액하나봐요. 그렇게해서 더 많이 쓰게 만들려고. -_- 신용불량자에 더 가까이 가는 방법이지요. 저는 신용카드는 안써요. 오로지 체크카드만. 신용카드 쓰면 더 쉽게 지르게 되는거 같아서.

오케이캐쉬백 저는 티티엘로 대신하고 있었는데, 이게 이상하게 어머니 명의로 찍혀서, 사이트 들어가서 캐쉬백 카드로 새로 신청해서 받았어요. 포인트는 패밀리포인트로 해서 합산시키니 6천원 정도 나오더라고요. 얼마전에 책 살 때 다 써버렸죠. :)

웽스북스 2007-11-15 20:09   좋아요 0 | URL
아, 오늘 카드 고지서가 왔는데, 비밀을 알아버렸어요 ㅠㅠ 지난달에 영어강의등록한다 요가등록한다 하느라 카드를 좀 썼더니 금액이 최고기록에 도달했더라고요- 저도 괜히 항공마일리지 쌓는다고 항공사 카드 만들었는데 좀 후회하고 있어요- 목표마일리지만 쌓으면 더이상 C카드 안쓰려고요-
그런데 티티엘 너무 풋풋하다 흐흐

마노아 2007-11-15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그래도 다행이었네요. 카드사들의 행태가 참 웃기죠? 전 예전에 현금서비스 한도를 0원으로 줄여놨더니 카드 사용 한도도 0원으로 줄여놓는 만행을 저지르지 뭡니까. 그 카드는 교통카드로만 써요^^;;;

웽스북스 2007-11-15 20:10   좋아요 0 | URL
네 정말 어이없지요- 내부커뮤니케이션 시스템만 좀 갖췄어도, 이런 일은 없었을텐데말이죠- 마노아님 경우에는 카드사가 무덤을 팠네요- 저도 현금서비스는 한번도 써본 적이 없는데, 카드 잃어버렸을 때 이게 제일 불안하더라고요- 현금서비스 한도만 줄이는 법도 있군요- 몰랐어요 ;;

다락방 2007-11-15 22: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아! 했어야 됐는데, 했어야 됐는데-

(생뚱맞지만)저는 정말 이런 문장이 좋다구욧!!

웽스북스 2007-11-15 23:44   좋아요 0 | URL
어므나, 이런 문장을 사랑해주시다뇨, ㅋㅋ
이런 취향 쉽지 않은데 말입니다

2007-11-16 09: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웽스북스 2007-11-18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갑은 결국 사진과 심히 다른 녀석이 왔다, 반품하려다가, 다시 지갑을 고르러 다니는 번거로운 일을 하고 싶지 않아 그냥 쓰기로 했다-

노란가방 2007-11-23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이거였군요. ^^;;

웽스북스 2007-11-23 20:13   좋아요 0 | URL
네에, 지갑 때문에 고생좀 했어요 ㅠ
 
[밑줄긋기] 지구의절망을치료하는사람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 국경없는 의사회 이야기
댄 보르토로티 지음, 고은영 그림 / 한스컨텐츠(Hantz)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S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면 참 화가 치밀어오른다. 명백한 불의 앞에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많은 공직자들은 이미 S사로부터 많은 뇌물을 받은 상태이기에 침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런 것들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내부고발을 감행한 한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떳떳하게 응원하고 지지해줄 만한 이가 많지 않다. 그 용기가 쓸쓸한 울림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움이 든다. 권력을 가진 자들 중, S사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은 얼마 되지 않을테니.

하물며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도 이럴진대, 재정의 많은 부분이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NGO의 경우라면 어떨까. 비정부기구,라지만 실제로 특정 국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많이 받는 상황이라면, 그로부터 자유롭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국경없는 의사회(이하, MSF)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을 읽기 전, 실은 나는 매우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목부터도 그렇고, 어쩐지 가슴 한구석이 짠해져오는 것 같은 표지도 그렇다. 어떤 뜨거움으로 가득한 열정을 만나기 원했고, 그 열정으로 인한 자극을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그런 기대는 어긋났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한마디로 정의해보자면, 인도주의의 현실과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MSF의 방향성에 대한 모색, 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부족한 내 수준에서의 정의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과 환상으로, 어떤 명분을 가지고 NGO 활동에 뛰어들게 되지만, 현실은 단순히 생각하던 것과 다른 문제, 아니 아예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던 문제가 많다는 것과, 그건 단순히 '알고보면 디게디게 힘들어요' 정도의 개인적 차원에서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아닌,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인도주의가 처한 현실에서의 딜레마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는 MSF가 만들어지던 때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MSF는 그 태생 자체가 적십자사와 같은 기존 구호단체들의 '지나친 중립성'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실제로 구호에 필요한 많은 지원금을 여러 국가들로부터 받게 되기 때문에, 어떤 곳에도 개입하지 않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는 그들의 침묵이 어떤 상황 앞에서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주의가 불의한 정권을 뒷받침해주는 데 이용된 전례도 있다고 한다. 하여 MSF는 민간후원 이외의 지원은 받지 않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으며, '의료지원' 이외의 정치적 개입은 하지 않지만, 목소리를 내야 하는 명백한 불의 앞에서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을 지향한다.

이러한 MSF의 인도주의의 원칙은 분명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오늘의 그들을 만들었듯, 오늘의 경험 또한 내일의 그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지금 그들의 모습과 현재 그들의 지향점이 옳든 그르든 간에, (책에 서술된 모습이 전체는 아닐테니) 내가 그들에게 희망을 보게 된 이유는 적어도 그들이 바르게 서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자신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되짚어보고 성찰하고 고민하며, 그러한 고민들을 나누고 진지한 모색을 도모하는 그 건조함은 뜨거움, 혹은 촉촉함이 전해주는 감정의 환기만큼이나 내게는 의미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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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1-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제 졸려서 마무리를 너무 대충 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ㅋㅋ 수면 리뷰라 부끄럽지만 ;; 귀찮아서 안고치고 막 ㅋㅋㅋ

사족같이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예스24 리뷰어 클럽에서 받은 책인데, 남들보다 열흘이나 늦게 책을 받았다. (리뷰마감일날 받은 사건) 생난리를 떨다가 결국 재배송,까지 해서 받게된 터라- 힘...들...고... 귀...찮...아..도....안쓸수가 없었다, 흑!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 국경없는 의사회 이야기
댄 보르토로티 지음, 고은영 그림 / 한스컨텐츠(Hantz) / 2007년 10월
구판절판


말라리아에 걸린 사람을 한 명 치료한다면 좋은 일을 한 것입니다. 말라리아가 평상 수준보다 심각한 난민 캠프나 재난 상황에서 치료를 하면서 '어차피 이 일을 내년에는 못할 테니 올해도 하지 않겠어'라고 말하는 사람은 한 명도 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은 말도 안되는 일이죠. 누군가에게 '미안해, 너를 구할 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내년에는 아마 못 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 싫어'라고 말하는 것은 정말로 잘못된 것이죠. 우리는 내년에도 치료가 가능하게끔 노력하겠지만 보장할 수는 없습니다. 이것을 보장하는 게 MSF의 일은 아닙니다. 이것은 그 나라의 몫이죠. 종종 우리는 과거 개발 현장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향후 10년 도안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 상황에서는 아무것도 하기 싫어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10년이 흐르면 백신이 개발될지도 모르죠. 단지 올해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자는 것입니다. -190쪽

"우리에게는 중요한 것이 보건이며 동시에 교육을 시키는 겁니다. 안전한 식수를 마셔라, 손을 씻어라, 기타 등등 말이죠. 그러나 티베트 사람들은 단지 신선한 물을 원하지 건강은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하나의 사업이 끝나면 개통식을 하는데 사람들이 꼭 와서는 끝없이 제게 맥주를 권하며 고마워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 말하죠. 여자들은 물을 길러 언덕까지 3-4킬로미터를 걸어가곤 했는데 그들은 시간과 노력을 절약할 수 있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또 한 무리의 10대들이 와서 팔꿈치로 찌르고 눈을 찡긋거리고 발을 끌며 춤을 춥니다. 그들은 골짜기의 모든 여자들이 이제는 마을에서 살기를 원하게 되어 결혼할 가능성이 열배나 뛰었다는 겁니다."-225쪽

미국인들은 우리가 자신의 동맹군이 되기를 원하지만 우리는 원하지 않아요. 우리가 미군의 동맹이 된다면 그것은 인도주의의 죽음을 의미하니까요. 그들은 이슬람군대가 우리를 괴물로 보고, 적으로 보기를 원하며, 우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이 공격을 하는 자들이 이전의 탈레반이든 아니든 그들에게 가서 '우리는 미국인들의 동맹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 나라를 재건할 생각도 없어요. 우리는 당신들과 미국이 생각도 안하는 사람들의 생명을 살리고 고통을 덜어주려는 겁니다. 근본적으로 우리는 빈 라덴이 여기를 차지하든지 조지 부시가 차지하든지 상관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알 바 아닙니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하죠. -236쪽

MSF에서 처음 훈련을 받을 때 '새 냉장고 증후군'에 대한 농담을 들었습니다. 미션을 떠난 후 집으로 돌아와서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며 미션에서 본 일, 부패, 사망자, 즐거웠던 일들에 대해 얘기하려 하면 엄마가 쳐다보며 말하는 거죠. '흠 멋지다. 내가 새 냉장고를 샀다고 얘기했니?" (중략)
멀리 있을 때는 가족과 친구들이 그립지만 집에 돌아와서는 사람들이 이해를 하지 못하기 때문에 힘들죠. 어떤 이들은 이해하려고 하지 않으며, 어떤 이들은 이해하지 못해요. 그들에게 들려주기는 무리라는 느낌이 들죠.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줄까봐 자신의 경험을 나눌 수 없는 곳에 있다는 것은 힘든 일입니다. (중략)
일부 귀국한 자원자들은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고국의 관심을 일깨우려는 의지에 불탄다. 그러나 그들은 곧 자신들이 얼마나 행운아며 그들의 문제가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다. 화장실 물을 내리며, 그들은 머나먼 땅의 난민들은 하루 종일 쓸 물이 그만큼도 안 된다는 사실을 상기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또 자칫 잘못하면 사람들에게 그들의 삶이 방종하며 경박하다고 생각한다는 인상을 심어줄 수 있다.-248쪽

의사와 간호사들은 그들이 제공하는 원조의 한계를 받아들이며 그들이 하는 일에 대해 끊임없이 의문을 품는다. 그렇지만 그들은 위기 상황에서 당황하지 않으며 반대로 다른 어느 NGO보다 재빨리 현장에 의료 구호 및 사람들을 파견한다. MSF는 자기 손을 비틀지언정 얽어매지는 않는다. -292쪽

인도주의는 단순히 관대함이나 자선 이상의 것입니다. 이것은 비정상적인 것들 가운데서 정상적인 공간을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295쪽

침묵은 오랫동안 중립성과 혼동되었으며 인도주의 활동을 위한 필요조건으로 여겨졌습니다. 시작부터 MSF는 이 가정에 대한 반발로 설립되었습니다. 우리는 말이 언제나 생명을 살릴 수 있다고 확신하지는 못하지만 침묵은 반드시 생명을 죽인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96쪽

언어란 결정적인 것입니다. 언어는 문제를 구조화시키며 반응, 권리에 따라서 책임감을 정의합니다. 언어는 의료적 혹은 인도주의적 대응이 부적절했는지 말하며 정치적 대응이 부적절했는지도 말합니다. 아무도 강간을 복잡한 부인과적 응급 문제라고 말하지 않습니다. 강간은 강간이며 인종 학살은 인종 학살입니다. MSF의 인도주의 활동은 고통의 경감과 자율성의 회복과 부당함의 진실을 목격하는 것, 그리고 정치적 책임감을 묻는 것입니다. -297쪽

인도주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의사들은 인조 학살을 막지는 못합니다. 어떤 인도주의자도 전쟁을 저지를 수 없는 것처럼 어떤 인도주의자도 인종 청소를 막지는 못합니다. 또한 어떤 인도주의자도 평화를 이룰 수 없습니다. 이것은 인도주의의 과제가 아닌 정치권의 과제입니다. 저는 다음 사항을 명확히 하겠습니다. 인도주의 활동은 어느 활동보다도 비정치적이며 그러나 그 활동의 도덕성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면 가장 심오한 정치적 함의를 가지고 있습니다. 범죄 행위를 하고도 무사한 것에 대한 투쟁이 이런 함의들 중의 하나입니다. -30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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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지구의절망을치료하는사람들]
    from 지극히 개인적인 2007-11-14 09:44 
    최근 S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면 참 화가 치밀어오른다. 명백한 불의 앞에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많은 공직자들은 이미 S사로부터 많은 뇌물을 받은 상태이기에 침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런 것들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내부고발을 감행한 한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떳떳하게 응원하고 지지해줄 만한 이가 많지 않다. 그 용기가 쓸쓸한 울림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움이 든다. 권력을 가진 자들 중, S사로부터 자유로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