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줄긋기] 지구의절망을치료하는사람들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 - 국경없는 의사회 이야기
댄 보르토로티 지음, 고은영 그림 / 한스컨텐츠(Hantz) / 2007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최근 S사를 둘러싸고 벌어지고 있는 일련의 일들을 바라보면 참 화가 치밀어오른다. 명백한 불의 앞에 제 목소리를 내야 할 많은 공직자들은 이미 S사로부터 많은 뇌물을 받은 상태이기에 침묵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이런 것들을 더는 견디지 못하고 내부고발을 감행한 한 변호사의 고군분투를 떳떳하게 응원하고 지지해줄 만한 이가 많지 않다. 그 용기가 쓸쓸한 울림으로 끝나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안타까움이 든다. 권력을 가진 자들 중, S사로부터 자유로운 이들은 얼마 되지 않을테니.

하물며 정부와 기업 간의 관계도 이럴진대, 재정의 많은 부분이 '후원'으로 이루어지는 NGO의 경우라면 어떨까. 비정부기구,라지만 실제로 특정 국가로부터 재정적 지원을 많이 받는 상황이라면, 그로부터 자유롭기란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국경없는 의사회(이하, MSF)의 이야기를 다룬 책인 '지구의 절망을 치료하는 사람들을 읽기 전, 실은 나는 매우 감성을 자극하는 이야기들을 기대하고 있었다. 제목부터도 그렇고, 어쩐지 가슴 한구석이 짠해져오는 것 같은 표지도 그렇다. 어떤 뜨거움으로 가득한 열정을 만나기 원했고, 그 열정으로 인한 자극을 바랐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의 그런 기대는 어긋났다.

이 책에 대한 내용을 한마디로 정의해보자면, 인도주의의 현실과 고민, 그리고 그에 대한 MSF의 방향성에 대한 모색, 이라 할 수 있다. (물론 부족한 내 수준에서의 정의다) 많은 사람들이 열정과 환상으로, 어떤 명분을 가지고 NGO 활동에 뛰어들게 되지만, 현실은 단순히 생각하던 것과 다른 문제, 아니 아예 생각조차도 하지 못하던 문제가 많다는 것과, 그건 단순히 '알고보면 디게디게 힘들어요' 정도의 개인적 차원에서의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아닌, 좀 더 넓은 범위에서 인도주의가 처한 현실에서의 딜레마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이 책은 말하고 있다.

이는 MSF가 만들어지던 때의 이야기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MSF는 그 태생 자체가 적십자사와 같은 기존 구호단체들의 '지나친 중립성'에 대한 반발에서 비롯한 것이었다. 실제로 구호에 필요한 많은 지원금을 여러 국가들로부터 받게 되기 때문에, 어떤 곳에도 개입하지 않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는 그들의 침묵이 어떤 상황 앞에서는 폭력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인도주의가 불의한 정권을 뒷받침해주는 데 이용된 전례도 있다고 한다. 하여 MSF는 민간후원 이외의 지원은 받지 않는 것을 모토로 하고 있으며, '의료지원' 이외의 정치적 개입은 하지 않지만, 목소리를 내야 하는 명백한 불의 앞에서 목소리를 분명하게 낼 것을 지향한다.

이러한 MSF의 인도주의의 원칙은 분명 하루 아침에 만들어진 것도 아니고,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도 아닐 것이다. 과거의 경험이 오늘의 그들을 만들었듯, 오늘의 경험 또한 내일의 그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지금 그들의 모습과 현재 그들의 지향점이 옳든 그르든 간에, (책에 서술된 모습이 전체는 아닐테니) 내가 그들에게 희망을 보게 된 이유는 적어도 그들이 바르게 서기 위해 끊임없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있다. 자신들의 모습을 끊임없이 되짚어보고 성찰하고 고민하며, 그러한 고민들을 나누고 진지한 모색을 도모하는 그 건조함은 뜨거움, 혹은 촉촉함이 전해주는 감정의 환기만큼이나 내게는 의미있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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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1-14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어제 졸려서 마무리를 너무 대충 해버린 것 같은 느낌이다 ㅋㅋ 수면 리뷰라 부끄럽지만 ;; 귀찮아서 안고치고 막 ㅋㅋㅋ

사족같이 한마디 덧붙이자면, 이 책은 예스24 리뷰어 클럽에서 받은 책인데, 남들보다 열흘이나 늦게 책을 받았다. (리뷰마감일날 받은 사건) 생난리를 떨다가 결국 재배송,까지 해서 받게된 터라- 힘...들...고... 귀...찮...아..도....안쓸수가 없었다,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