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

교회에서 청년 강좌를 듣고 있다
강사는 물론 우리 목사님

스무살부터 마흔살까지
다양한 청자의 눈높이를 모두 만족시킬 수 없었을
목사님이 고민이 역력하게 묻어나는 시간

첫주는 창원에 다녀오느라 참여하지 못해 주제를 모르겠고
지난 주의 주제는 세속화, 이번주의 주제는 규범과 상황, 뭐 대략 이런 것들

일찍 끝나야 한다!는 분명한 목표하에
나는 별 말을 않는 나를 (시작하면 집착하니까)
목사님께서는 자꾸만 도발하려 노력하신다


규범과 상황에 대해,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양시론의 입장을 취하며 발제한 목사님의 글을 함께 읽고
각자의 생각을 말하는 시간
대충 웃음으로 떼우려는데 돌아가면서 말하는 분위기다 으흑

너는 규범이냐 상황이냐, 뭐 이런 거였기에
나도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양시론 수준으로 답을 하고 있었다

저 자신은 규범에 의해 움직이려 노력하고
타인을 바라볼 땐 상황을 이해하려 노력합니다

그러자 목사님은 또 상황을 극단으로 몰고 가신다
자신에게만 엄격하고 타인에게 관대한 건 방관이 아니냐 -_-
이러저러한 경우는 어떻게 하겠느냐

도발의 의지가 강하게 보였으나 넘어가지 않고
요리조리 피하고 있는데 자꾸만 몰고가시길래
결국 나는 이렇게 답했다


목사님은 결론을 이렇게 몰고 가시고, 저만 극단으로 몰고 가시면 안되죠 -_-



노래

어떤 상황에서든 극단을 경계하는 나는
오늘 W의 노래를 듣다가
경계, 라는 곡의 가사 한자락에 마음을 주고 말았다

때론 끌어안고 때론 구별하며
나의 진심과 나의 균형을
노래할 수 있는 자유



영화

어제 고른 두편의 영화 역시
매우 흡족했다

무용
은하해방전선

둘다, 이 신자유주의 사회에 하고싶은 말은 비슷한데
무용은 온힘을 다해, 하지만 매우 부드럽고 노련하게 이야기한다면
은하해방 전선은 곁다리로, 하지만 매우 직설적으로 이야기한달까

은하해방전선 중 인상깊었던 대사

혹시 집안에 정신에 문제있는 사람 있나요?
(잠시 고민하다가) 사촌 중에 조선일보 기자가 있습니다




댓글(27)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이매지 2008-06-24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하해방전선 센스있군요 ㅎㅎㅎ

웽스북스 2008-06-24 23:09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귀여워요 아쥬 그냥 (근데 알고보면 나보다 나이 많고? ㅎㅎ)

시비돌이 2008-06-24 0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화화핫, 사촌 중에 조선일보 기자가 있습니다. 예전에 조선일보에서 영화 말아톤 후원했었잖아요. 그때 딱 생각난게 그 대사예요. '우리 신문은 장애가 있어요' 그러니까 너무 괴롭히면 안된다는. ㅋㅋ.

웽스북스 2008-06-24 23:10   좋아요 0 | URL
역시 시비돌이님
그 순간에도 말장난을 놓치지 않는 자세

그게 시비돌이님을 매력적으로 만드는거에요 ㅋㅋ

마늘빵 2008-06-24 08: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지막 대사가 너무 맘에 든다.

웽스북스 2008-06-24 23:13   좋아요 0 | URL
많은 분들이 열광하시는 대사 ㅋㅋ

치니 2008-06-24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하해방전선, 재미있었지만 뭔가 모자랐어요.
무용은 왠지 그렇지 않을 거 같은 믿음이 가는데...이러고 있다가 놓쳐버리는건 아닌지.

웽스북스 2008-06-24 23:14   좋아요 0 | URL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아요
풋풋하다,는 말로 대신해도 될 것 같기도 하고요

무용은 아래 니나양 덧글 보니 이번주까지라네요

마노아 2008-06-24 1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이 압권이었어요!

웽스북스 2008-06-24 23:14   좋아요 0 | URL
ㅎㅎㅎ 마노아님도 ㅋ

무스탕 2008-06-24 1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줄.. 정말 고민 되겠어요. ㅋㅋ

웽스북스 2008-06-24 23:14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까지, 조선일보 반성좀 해야겠다 ㅋㅋ

Arch 2008-06-24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디양님, 저도 그 대사 정말 웃겼는데. 은하해방전선과 윤성호란 감독님은 재재발견이었습니다. 유쾌하게 봤던 기억이 나구요. 웬디양님이 말하신 '자유' 저도 그 노래 구절에 맘이 살랑이는데요. 목사님과 어떤관계이실까? 이런 궁금증도 추가로.

웽스북스 2008-06-24 23:16   좋아요 0 | URL
우리 교회는 디게 작아요 - 목사님도 저도 가끔 서로를 맘에 안들어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 어느정도는 신뢰하는 편이라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아요. 물론 전 언제든 발등찍는 도끼가 되고 싶은 스믈스믈한 욕망같은 게 있지만요 ㅎㅎㅎ 심정적 반항아랄까 ㅋㅋㅋ

다락방 2008-06-24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사님은 결론을 이렇게 몰고 가시고, 저만 극단으로 몰고 가시면 안되죠 -_-


위의 문장이 저를 강하게 압박하네요. 제가 가장 싫어하는게 결론을 내놓은 질문이예요. 어떻게든 그 결론을 유도하기 위해 끊임없이 질문하는거죠. 저는 그 대답을 피해가고. --

웽스북스 2008-06-24 23:18   좋아요 0 | URL
ㅎㅎㅎ 게다가 본인은 정작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시면서
저는 곤란한 상황으로 몰아넣는게 정말 좀 얄미워서 그랬어요
(목사님이 얄밉다니 ㅋㅋ)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을만한 관계고, 무슨 말인지 아실 분이라서 그런 거에요 ㅎㅎ 물론 옆에서는 쟤가 미쳤나보다 한 애들도 있었다지만 ㅋㅋ

Mephistopheles 2008-06-24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습니다. 왠디양님은 극단으로 치우쳐도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습니다.ㅋㅋ

웽스북스 2008-06-24 23:19   좋아요 0 | URL
그날은 왠~디~ 극단으로 치우치고싶지 않던걸요

향편 2008-06-24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음.. 목사님의 마음을 알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목사님과 동일시.ㅋㅋ

웽스북스 2008-06-24 23:19   좋아요 0 | URL
맞아, 향편님도 저런걸 즐기시죠 흥
말려들지 말아야하는데 막 또 귀 얇고 ㅋㅋㅋ

도발쟁이에요 아쥬 그냥 ㅋㅋ

권오상 2008-06-24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담양에서 뵈었던 권오상이라는 청년입니다. 그날 함께할수 있어서 더욱더 즐거운 여행이 되었던 같네요! 당장 서재를 만들지는 못하지만 자주들어와서 인사도 드리고, 좋은글들 읽고 갈게요. 모두들 글을 너무 잘쓰시네요(많이 부럽네요)^^

순오기 2008-06-24 22:48   좋아요 0 | URL
ㅎㅎ 권오상씨가 우리 서재 다 방문하나 봐요.
알라딘 신규 총각 확실히 건졌나봐요, 우리가...ㅋㅋ

웽스북스 2008-06-24 23:21   좋아요 0 | URL
알라딘 신규총각, 가입은 안했잖아요 그래도

권오상님 여행은 잘 마치셨는지, 약속대로 정말 들어오셨네요 ^_^ 왠만하면 가입도 하시죠? (슬쩍 압박)

니나 2008-06-24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용 다행히 이번주까지 한다~ 꼭 봐야짓!

웽스북스 2008-06-24 23:21   좋아요 0 | URL
ㅎㅎ 과연 우리 니나는 무용을 챙겨볼 수 있을 것인가

네꼬 2008-06-25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대사 진짜 작렬이네! (웬디양님 나 너무너무 바빴어요. 화장실도 못 가고 일했어요. 이제야..ㅠㅠ) 그나저나, 좋았어요? : )

웽스북스 2008-06-26 01:13   좋아요 0 | URL
네꼬님 네꼬님 ^_^ (와락 달려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