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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칭 가이드북 - 뭉친 근육 풀어주고 비뚤어진 척추 바로잡는다!
수잔 마틴 지음, 성문영 옮김 / 넥서스BOOKS / 2007년 6월
평점 :
절판
고등학교 시절, 살을 빼기 위해 헬쓰를 다니는 친구가 있었다. 그 친구가 헬쓰장에서 불어 선생님을 만났었다는 이야기를 하자 우리는 모두 놀랐다. 아니, 그 날씬한 선생님이 왜? 친구는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글쎄, 몸에 근육을 만들고 싶으시다지 뭐야? 당시의 나는 그 선생님을 이해할 수 없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를 다니면서도 나에게 있어 운동의 목적은 그저 다이어트 하나 뿐이었던 것 같다. 그렇지만 다이어트라는 것이 워낙에 굳이 하지 않는다고 해서 생명의 위협을 느끼게 되는 것은 아니었기에, 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해본 적도 없고, 운동을 꾸준히 하는 데 성공해본 일도 없다.
재작년쯤, 그러니까 직장에 다니기 시작하고 1년차, 2년차가 되어 가면서 점점 운동의 목적이 바뀌어 갔다. 직장 초년생 시절만 해도, 살을 빼기 위한 운동을 하려 했었는데, 그래서 물론 꾸준히 하지 못했었는데, 한살 두살 먹어가면서 마음이 받는 스트레스가 몸으로 발현되기 시작하자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는 이유가 바뀌어가기 시작했다. 그 이유를 단 5글자로 표현해본다면 '좀살아보자' 이다. 언제부터인가 운동 부족으로 굳어가는 몸 상태가 살보다 더 신경쓰이기 시작했고, 살을 빼고 싶다는 열망은 이 살들이 좀 더 탄탄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바뀌어 갔다. 그래서 운동을 해야지, 해야지, 늘 되뇌었지만 쉽지 않았던 건 일단 정기적으로 시간과 마음을 내기가 어렵다는 것이었다.
설 연휴 때 지인의 블로그에서 이 책을 발견하고는 당장 찜해뒀었다. 집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일단 3주간 해보라는 자세교정 스트레칭을 해보고 있는 중인데, 필요한 시간은 딱 하루에 15분이다. 여기에 이런저런 스트레칭들을 더 해 20-30분간은 스트레칭을 해보려고 마음 먹었다. 어제 첫날, 딱 하루 했는데, 세상에나 아침에 눈은 죽어도 못뜨는 내가 아침에 알람이 울리기 전에 눈을 번쩍 떴다. 그동안 얼마나 운동을 안했으면 약발이 바로 나타나는지. -_- 그간 재즈댄스나 요가 등을 간간히 다니면서 익혀놓은 몇몇 스트레칭 동작들도 눈에 띄는데, 책을 보며 혼자 스트레칭을 한다는 건 무리스럽지 않은 범위 내에서 스스로 운동량을 설정할 수 있기에 좋은 것 같다. 몇달 전 처음으로 요가를 끊었을 때, 다음날 온몸이 쑤시기 시작해 일주일을 고생하고 요가도 못갔던 걸 생각해보면, 적은 양의 운동이라도 꾸준히 하는 편이 낫겠다 싶다.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매우 쉽고 다양한 동작들이 소개돼 있다는 것인데 일상에 적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다. 일단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각 신체 부위들의 스트레칭 동작이 소개돼 있고, 아침에 일어나서 하기 좋은 스트레칭, 긴장을 풀 때 좋은 스트레칭, 활력을 주고 싶을 때 하는 스트레칭 등의 상황별 스트레칭이 소개돼 있다. 또한 테니스, 골프, 수영, 스키 등의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어떤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운동의 효과를 높여주는 지도 나와 있어 운동 시작 전 준비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사람들의 가이드 역할도 해 준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장시간 운전을 할 때, 비행기를 탈 때 등의 상황에 걸맞는 스트레칭 방법과 각종 결림이나 저림 등의 치료에 좋은 스트레칭 동작도 소개가 돼 있다.
그리고 자세교정 3주 프로그램이라는 것도 소개해 주고 있는데, 나는 지금 이걸 해보고 있는 중이다. 매우 간단한 동작들로 구성이 돼 있어 사진을 보며 설명된 동작들을 그리 어렵지 않게 따라할 수 있다. 그리고 요즘은 등이 좀 결려서 등 위쪽과 아래쪽에 좋은 스트레칭을 해보고 있는데, 워낙 운동부족으로 점철된 몸인지라 금세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스트레칭 동작 사진에는 하얀 점선으로 이 동작을 했을 때 어느 부위가 당겨야 잘 된 스트레칭인 지 친절하게 안내가 되어 있어 내가 과연 올바르게 동작을 하고 있는지를 스스로 짚어볼 수 있어 좋다. 책 앞쪽에는 스트레칭 초보자들을 위한 가이드와 준비시의 주의사항, 그리고 본인의 몸의 유연성을 체크해볼 수 있는 페이지도 마련돼 있다.
다른 스트레칭 책을 본 적이 없어 비교하기는 조금 어렵겠지만, 운동 관련된 책이라곤 처음 사보고, 처음으로 따라해본 나로서는 꽤 나쁘지 않은 첫만남이다. 뭔가를 꾸준히 해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이 주는 작은 활력이 이 책이 준 가장 큰 선물인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