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FO 신드롬
맹성렬 지음, 조경철·최준식 감수 / 넥서스BOOKS / 2003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오늘날에는 실용서의 선두주자가 된 넥서스가 처음에는 이런 책들을 내는 출판사였다는 걸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사실 Nexus라는 용어 자체가 상당히 신비주의적인 색채를 풍기는데 말이다.

<UFO신드롬>은 <초고대문명>으로 잘 알려진 맹성렬 박사의 첫 저작이다. 2003년에 개정판이 나오면서 값이 크게 올랐지만 양장본으로 바뀌면서 소장용 맵시가 나고,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분량에 훌륭한 각주와 참고문헌, 천문학자 조경철 박사와 종교학자 최준식 박사의 감수가 덧붙여져 그 값은 한다는 생각이다.(동시에 평장본으로 개정판을 낸 것 같기도 한데... 알라딘에서는 확인할 수가 없다)

UFO를 직접 목격했다는 한국 공군 현역 파일럿과의 인터뷰로 시작하는 서두는 대단히 흥미롭다. 그러나 바로 다음 장부터 이어지는 과학적인 분석과 냉철하고 치밀한 접근 태도... 어찌 보면 너무 답답하다 싶을 정도의 템포로 한 발짝 한 발짝 신중하게 논의를 진전시키기 때문에, UFO긍정론자의 관점에서는 좀 짜증이 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다방면으로 수집한 엄청난 자료의 위력이 뒤로 갈수록 크게 느껴지며, X-파일의 장면들을 따라가는 듯한 긴장감이 독자를 빨아들이는 거작이다. 책의 주제가 가진 특성상 지금까지는 사이비종교 냄새를 풍기는 책들이 얼마나 많았는가! 그러나 이 책은 그런 책들의 단순한 종합판이 아니다. 이 분야에 관심을 가지신 분이라면 구입을 권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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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dohyosae님의 "지그프리드와 龍"

리뷰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프랑크왕국의 분열은 지그프리트와 브룬힐트가 활동하던 시기로부터 200년 이상 지난 시점의 일이 아닌지요? 그 전에 메로빙-카롤링 교체가 있고, 융성기를 한 번 지난 다음의 일이라 알고 있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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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dohyosae > 山經不變

한 장군이 있어 전쟁 중 용맹을 떨쳐

수 많은 적의 목을 베고 포로를 잡았다.

그의 무공과 지략을 당해낼 자들이 없었다.

젊은 시절을 전쟁터에서 보낸 장군이

나이가 들자 문득 세상 만물의 변화가 무상함을 느껴

佛門에 들었다.

젊은 시절의 장군을 아는 사람들이

"어찌하여 그렇게 변하였는가"하고 물으면

장군 曰,

"산과 산길은 전혀 변하지 않았소. 변한 것 나의 마음이요."라고

답하더라.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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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도지
박제상 지음, 김은수 번역.주해 / 한문화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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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을 펼쳐보고 나서 이 책이 이미 1980년대에 나왔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1986년이면 <丹>열풍이 한창 전국을 휩쓸던 시절인데... 왜 주목을 받지 못했을까?

아무튼 초판이 나온 지 16년 만에 두 곳의 출판사에서 이 책을 다시 냈다. 한 곳은 증산도와 관계가 깊은 대원출판사, 또 한 곳은 뇌호흡(단학선원)과 관계가 깊은 한문화. 대원 쪽 책은 700페이지가 넘는 대작이라 과연 무슨 내용으로 채웠을까 하는 호기심을 자아내지만, 이 책보다 비쌌고 결정적으로 이미 절판되어 어떤 책인지 모르겠다. 내가 구입한 한문화 판이 4쇄까지 찍은 데 반해 2년도 안 되어 절판되었다는 건 독자들에게 그리 인기가 없었다는 뜻이니, 사실 굳이 찾아볼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다.

<부도지> 자체의 내용은 정말 한 줌밖에 안 된다. 그럼에도 한문화판 이 책도 300페이지를 넘은 것은 매월당 김시습이 쓴 <징심록 후기>, 이 사료를 세상에 내놓은 영해 박씨 후손 박금의 <징심록 연의 후기>, 역자 김은수가 덧붙인 논고 <한국 상대사와 그 문화>가 상당한 분량을 차지하고, 부도지 원문에 붙인 김은수의 주해가 풍부하기 때문이다.

<부도지>에서 그려내는 우리 겨레의 시원사는 <한단고기>보다 더 스케일이 크며, 마고성(역자는 파미르고원으로 추정)에서 출발하여 요순시대까지의 기록에서 끝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중국 사서에서 악행의 대표처럼 그려졌던 순의 아버지 고수(<부도지>에서는 '유호씨(有戶氏)'로 기록)가 단군의 신하로 천부의 학문을 익힌 사상가이자 뛰어난 지도자로 그려져 있다는 점. 오히려 순이야말로 화하족의 꼬임에 넘어가 요에게 벼슬을 했기 때문에 아버지인 유호씨와 반목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아쉬운 점은 선가 사서라는 성격 때문인지, 지나치게 우주 생성원리 등 철학적 문장이 많고(천부경의 원리를 연상시킴) 단조의 역사에 대한 구체적 기록이 <한단고기>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문 원문을 보니 문장들이 굉장히 쉬운 편인데, 이건 박금씨 자신이 밝혔듯이 영해 박씨 집안에 대대로 전해내려오면서 옮겨쓸 때마다 문장을 고쳤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한단고기>에서 문제가 되는 문장들도, 사실은 위서 논쟁이 일어날 것을 미리 감안하지 못한 필사자의 다듬기 때문이 아닐지... 생각해볼 만한 대목이다.

사료가치로서 또 하나 아쉬운 점은, 이 책의 원문이 기록문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해 박씨 집안에 전해내려온 문서는 함경남도 문천의 박씨 문중 집안에 보관되어 있고, 6.25때 월남한 박금 씨가 기억을 더듬어 복원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기억력이 좋은 사람이라도 외워쓰기를 하면 꼭 한두 군데는 틀리는 곳이 나오기 마련인데, 전란통에 두고 온 몇 년 전의 기록을 과연 완전히 기억해냈을까...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사의 일관성이라든가 문장 스타일이 순전히 상상력으로 지어낸 것 같지는 않다. 매월당 김시습의 추기도 신뢰성이 가는 글이고. 분명 우리 상고사의 복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자료이며, <부도지>와 함께 세상에 나오지 못한 <징심록>의 나머지 14편이 속히 발견되기를 기대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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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2-08 16: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정신없이 살다 보니 하마터면 북클럽 3/4분기 책 신청을 못 할 뻔했다. 뭐 못 한다고 해서 큰일 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가 고르지 않은 책이 떡하니 배달되어 오고 돈 내라는 건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니까.

북클럽에 가입한 지 벌써 3년째. 한 번인가는 분기 도서 신청을 놓치는 바람에 의무적으로 배달된 책으로 때웠다. 처음 가입할 때는 이런 식으로 과연 장사가 될까? 하는 의문이 들었었다. 2000원인가를 내면 한 2만원어치에 해당하는 책을 가입선물로 준다. 사람들이 그거만 먹고 훅 탈퇴하면 어떻게 될까? 그게 무지하게 궁금했다. 물론 나는 착실하게 분기마다 한권씩 사준 회원이지만...

그런데 요즘 베텔스만 돌아가는 거 보니 장사가 무척 잘 되는 듯하다. 잇달아 오프라인 지점을 내고, 예전에 비해 종수도 크게 늘고, 무엇보다 자체 출판사업을 손댄 게 짭짤한 수익을 내고 있으니...(다빈치 코드)

독일식 뚝심의 승리라 봐야 되나, 거대자본의 횡포라 봐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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