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에 한창 화제가 되었던 책 가운데 <아침형 인간>이란 책이 있었다. 어디서 정확히 수치를 본 건 아니지만 몇 주간 베스트셀러 하고 그랬던 것 같다. 사람들도 만나면 그 얘기들을 해대고...
책 내용을 다 읽어보지는 않아 뭐라고 할 순 없지만, 기본적으로는 두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아침 시간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자, 뭐 그런 게 요지였던 것 같았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여지는 어감은(하긴 책 제목을 보면 당연히 그렇게 연상이 된다) 무조건 일찍 출근해서 뼈빠지게 일해야 한다는 쪽이었다. 이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던 건 기업 총수들이 추천도서에 넣고 단체구매를 해서였다는 후문도 돌았다.
내가 <아침형 인간> 증후군을 썩 탐탁지 않게 여기게 된 건, 그 아류작들이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기 시작해서였다. <아침형 인간>이 뜨기 시작하자 각종 <~형 인간>들이 출현했다. <새벽형 인간>이란 책이 나왔고, 그 책 광고 카피는 "세 시에 일어나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였다! 세상에... 그래서 사람들과 농담으로 다음 책은 틀림없이 '철야형 인간'일 거란 이야기도 한 기억이 난다.
그런데 불과 서너달이 지난 지금, 아침형 인간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들은 다 어디로 간 것일까? 베스트셀러 가운데에는 하루살이도 끼어 있다는 것을 실감한 사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