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경향 2014.06.10 - 1079호
위클리경향 편집부 엮음 / 경향신문사(잡지) / 201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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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계획예방정비 기간을 종전 60일에서 30일로 줄였습니다. 제일 만만한 것이 정비파트에요. 정비인력을 계속 규제완화라는 이름으로 축소하는 겁니다. 부품비리가 문제가 되니 순환보직을 시킨다고 하는데, 실제 비리문제를 일으키는 쪽은 운영이 아니라 구매파트거든요. (...) 원자력 안전운영에 관계되는 사람은 비리에 직접 노출된 사람이 아닙니다. 그래서 발전소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은 국민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이기 때문에 스트레스 강도가 높습니다. - p. 22

 



리뷰에 누누이 써왔고 지금도 쓰고 있으니 내가 원자력발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이유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궁금해하는 종자가 있으면 이 짤방으로 내 기분을 표현하겠다.


 후쿠시마 때문에 원자력발전소가 한창 이슈에 올라왔을 때, 주변 사람들에게 원전 폐쇄 이론을 설파하려다가 전 애인한테까지 디스당한 일이 있었다.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은 여러가지였는데, 대략 간추리면 이렇다. '그러면 컴퓨터와 핸드폰 사용은 어떻게 하느냐? 친환경에너지로 그걸 어떻게 감당할 수 있겠느냐? 만일 전자기기의 사용을 줄인다면 경제는 어떻게 발전시키느냐?' 두번째 질문은 '작은 것이 아름답다'나 '녹색평론'을 읽으면 해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손가락 안 부러졌으면 독일 정도는 검색해봐라. 세번째 질문은 이미 원자력발전소 부품 비리라는 이슈에 의해 재난 문제로 분류되면서 쏙 들어가버렸다. '인간이 다 죽으면 경제발전이 뭔 소용이냐?'라는 질문에 끝까지 경제 운운하는 인간은 없을 것이라 사료된다. (다시 말한다. 여기 사람이 죽어간다 개새끼들아.)

 여기선 첫째 질문에 대한 대답만 다루어보자. 컴퓨터와 핸드폰을 사용함으로서 사람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좀 더 편하게 글을 쓰게 된 점은 인정한다. 그게 정 필요하다면 필요한 때만 사용하면 된다.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면 해결될 문제라는 건 이미 외국에서의 여러 실험을 통해서 이루어졌다. 그러려면 대한민국 시민 전체의 의논과 조율이 필요하다. 그리고 제일 문제되는 게 바로 이 '의논과 조율'이다.

 이제 진보 쪽으로 분류되는 사람들과 상식이 있는 예언가들은 점점 지쳐간다. 죽은 사람들을 비웃는 권력가들을 보면 재난이 일어날 때 적어도 그들이 팔을 걷어붙여 사람들을 구하지 않게 생겼다는 건 자명하다. 이미 대한민국에서도 지진이 일어나기 시작하고 있고 백두산 분화설에 대해서도 북한과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봐야 한다. 원자력발전소에 중대한 이상이 생기면 그 일대 30km 반경에 직접적인 피해가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이미 발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인 특유의 계급정신과 새누리당을 뽑으면 당장 굴러떨어지는 눈 앞의 이익에 젖어 '종북척결'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마음 속에 두꺼운 철문이 드리워진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스템을 욕하되 사람을 욕하지는 말아야 한다고 마음을 바로잡는다. 운동가들 중에서 원자력발전소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전부 몰상식한 사람들이며, 우매한 사람들은 독재자가 환경을 지키라는 명령을 하고 체벌을 해야 알아듣는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이 몇 있다.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세월호던 불타요버스 사고던 원전이던간에 관피아들과 책임지지 않는 대통령이 시스템을 고치지 않기 때문에 이런 재앙이 일어나고 있음을 항상 명심하고 발언해야 할 것이다. 만약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문을 닫으면 당연히 이곳 정비파트는 실업자가 된다. 그들에 대한 예우와 일자리 주선이 제일 밑에 있는 하청업체한테까지 골고루 이뤄지고 있는지 감시해야 할 것이다. 

 P.S 아무튼 누가 '이제 슬슬 결혼하고 애 낳아야지'라고 하면 '혹시나 기형아 낳을까봐 걱정되서요★ 원전 아예 폐쇄되면 그렇게 할게요★'라고 얘기해야겠다. 다 입닥치는 효과 발생 ㅋㅋㅋ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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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03 ANNE - 첫사랑 그린게이블즈 빨강머리 앤 3
루시 M. 몽고메리 지음, 김유경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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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누구나 내가 길버트와 결혼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여기는 걸까요?"
앤은 토라졌다.
"그건 두 사람이 서로를 위해 그렇게 되도록 태어났기 때문이에요. 그 때문이죠. 앤, 그렇게 기를 쓰며 부정할 것 없어요. 그게 사실이니까요."- p. 230

 


 


빨강머리 앤 만화에서만 보는 말라깽이 주근깨 소녀 앤만 생각하지 마시라.

이렇게 놀랍게 아름다운 얼굴에 나이스 바디(?)로 성장한 모습의 앤도 있다.

저기 멀리서 얼쩡거리는 남자는 당연히 길버트 블라이스겠지 ㅋㅋㅋ


 아마도 학문을 좀 더 배우고 싶지만 남들의 이목도 신경쓰는 대부분의 평범한 지식인 여성들의 고민이 이 앤에게 담겨있었으리라 생각해본다. 풍부한 상상력과 이해심 그리고 언어력을 갖춘 남자를 원하는데 좀처럼 그에 맞는 사람은 접근하지 않고 왠 어중이떠중이들이 거래를 제시하는 것처럼 '난 돈이 많아 그러니 나랑 결혼하지 않겠는가' 이딴 식으로 프로포즈 하지 않나. 게다가 모처럼 자신의 마음에 맞는 사람이 나타났는데 본능은 그 사람에게 속박되길 거부하는 경우도 있다. 요컨대 연애하고 있고 좋아하긴 하는데 결혼은 왠지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사람, 겪어본 적 있는가? 앤은 그런 남자도 겪어본다. 그녀는 슬슬 지쳐간다. 기다리고 또 기다리지만 '검은 눈동자를 지닌 지나치지 않게 나쁜 남자'는 나타나지 않고, 사람들은 그녀에게 눈을 조금만 낮춰보라 권한다. 물론 자신의 옆을 오랫동안 얼쩡거리는 착한 성품의 길버트 블라이스가 있지만, 그는 정확하게 현실 세계 속에서 존재하는 인물이며 단지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앤의 상상력을 귀담아 들어줄 뿐이다. 결국 길버트가 타지에서의 대학생활로 건강을 해치고 앓아눕게 되자, 그녀는 길버트를 좋아하는 마음을 인정하고 그와 결혼한다. 길버트의 상상력 부족을 눈감아주기로 한 것이다.

 물론 사람의 인연은 사람으로 인해 연결되고 끊어지기도 하지만, 난 결혼에 있어서 결정적인 운명이 있다는 주장을 믿는 편이다. 그런 남녀는(물론 남남이나 여여일 수도 있다.)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많이 받기도 하고, 두 사람이 연결될 수 있는 특유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아무리 인터넷이 발전되더라도 여전히 특정한 사람과 옷깃 한 번 스치기도 미묘하게 힘든 세상이다. 결국 철벽같던 앤의 이상형 때문에 힘들게 돌아서 갔지만 결국 앤과 길버트는 연애를 시작하게 된다. 앤이 결혼해서 자식을 다섯이나 낳은 후를 그린 외전도 두편 있던데, 모두 그런식의 운명적인 만남에 대한 이야기이다. 작년, 선택의 갈림길에 서기 전부터 '결국 만나게 될 사람은 만나게 된다'라고 우리 엄마는 누누히 나에게 강조해왔었다. 이 소설의 작가도 우리 엄마와 생각이 같은 듯하다.

 빨강머리 앤의 이야기는 대부분 조그마한 시골마을 애번리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지만, 이 3권에선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배경으로 다루고 있다. 루시 모드 몽고메리 작가는 여기에서 대학을 다녔는데, 이상하게도 캐번디쉬 공동묘지와 공원을 빼고는 그 경치좋은 섬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데 그녀가 그렇게나 좋아했던 캐번디쉬 공동묘지마저 완전히 '몽고메리의 무덤'으로 이름이 바뀌어 관광명소가 되었으니, 몽고메리 씨는 무덤 속에서도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지 않을까 싶다;;;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나 뿐일까.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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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원성 글, 사진 / 이레 / 200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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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우리의 삶도 모든 이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겠지.
피어오르는 향이 향기를 건네주고 재가 되어버리는 것처럼...

그러나
생은 그렇게 또 다른 숙제를 안고 시작되지.
고통스럽더라도, 괴롭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말고
참다운 삶의 의미를 찾아야 한다.
결코 포기하지 않고.

- 고귀한 말씀 중 일부 p. 259

 

 원성 스님은 좀 특이한 이력을 갖고 계시는데, 17살 때부터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서 반강제로 출가하였다. 원래는 자식들 모두 스님이 되게 하고 싶었으나, 이미 머리가 크고 세속에 물든 자식들이 어머니의 말을 들을리 만무했다. 결국 자신의 의견을 선뜻 말하지 못하는 성격의 막내가 대표로 출가를 하게 된 셈이다. 동자승 그림과 시를 처음 짓던 시절 원성 스님은 '출가'라는 시를 지어 그 당시의 복잡한 마음을 그대로 술회하고 있다. 게다가 유독 조그맣고 아름다운 것들을 사랑하는 원성 스님과 '세상에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 한다'는 엄격한 스님들과의 충돌도 몇 번 있었던 듯하다. 그가 얼마나 마음 고생을 했을지 느껴진다. 비록 자신의 적성을 찾아서 성공을 했다지만 그의 시집 이름인 <거울>같이 투명한 그는 작품에서 내내 내적 갈등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원성 스님과 함께 비구니가 된 어머니와 함께한 인도여행은 불교와 어머니에 대한 그의 마음을 어느 정도 정리하도록 도와준 듯하다. 불교관련 서적이라 인도 사원을 순례하면서 정진을 다짐하는 내용도 있지만, 역시 세상 일에 관심이 많은 원성 스님은 인도 시장이라거나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하는 데 주력했다. 그러다가 두 다리 없이도 행복한 웃음을 지으며 구걸하는 소년 리키를 만나 기나긴 시를 쓰는가 하면(정말 인상깊었는지 소년의 사진도 10장 정도 올렸다.) 갠지스 강의 역동적인 모습을 보고 감탄하기도 한다. 인간사엔 여러가지 사정이 있다는 것을 깨닫고 온 듯 그의 시는 꽤 차분해졌다.



개인적으로 인도를 여행한다면 가장 가고 싶은 곳이 갠지스 강이다. 


 특히 원성 스님이 찍은 어머니 사진이 매우 아름다웠다. 사원의 문 닫는 시간도 잊어버리고 인도의 석상 하나하나에 다 절을 하는 열정어린 모습도 숨김없이 화면과 글에 담고 있다. 그가 얼마나 어머니를 사랑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시 중에 하나가 위에 있는 '고귀한 말씀'이다. 그림공부를 하겠다고 영국에 갔다가 돌아온 그가 쓴 소설 도반을 볼 때도 알 수 있듯이, 그는 여행을 해야 마음의 안정을 느끼는 듯하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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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주문 신부
마크 칼레스니코 지음, 문형란 옮김 / 씨네21북스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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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쟁이의 장점 한 가지가 뭔 줄 알아?
다른 겁쟁이를 바로 알아본다는 거야!

 



하여간 긴 생머리 겁나 좋아하는 건 양덕이나 아시아 덕후나 그닥 다르지 않은 듯.

어떤 여자는 생머리인 거 너무 싫어하고 또 어떤 여자는 곱슬이라 머리 길면 보기 싫어진다고 ㅡㅡ

남자들은 그런 거 잘 모르는 듯함;

장발인 남자들은 알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대부분 여자보단 신경 안 쓰고 살던.


 어떤 신지같은 성격의 캐나다 덕후가 우편주문이라는 방식을 선택해 한국의 여성을 데려온다. 자신이 스스로 피규어 가게를 운영하는데, 거기까진 괜찮다. 그런데 하필이면 내가 제일 싫어하는 '그 물건은 안 팔아 내 꺼에 손대지 마' 가게이다. 아니 파는 물건 아니면 진열하지 말라고 잉간아. 게다가 얼마나 아시아 여성을 좋아하는지 포르노도 동양꺼만 본다. 중간중간 동양 여성에 관련된 그림과 잡지에서나 나올 법한 큰 활자들이 막 겹치는 장면이 있는데 딱 감이 왔다. '포르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는 있을 수 있어도 포르노를 한 번 이상 보고 끊은 남자는 없다'라는 신종 속담도 나올 정도니까. 그러나 세상에 죄다 그런 짐승같은 남성들만 있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일단 그 점에 대해선 기회가 있을 때 이야기하기로 하고.

 이 경이라는 한국 여성은 또 자신에 대해 극도로 말을 아끼는 여자이다. 가끔씩 그녀가 꺼내는 이야기에 의하면 한국 내에선 고아원에서 자란 듯하고, 자신의 인생에 변화를 주기 위해 한국을 떠나 캐나다로 온다. 그녀의 취향에 가장 잘 맞는 문화는 캐나다 내에선 히피문화 뿐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자신에게 행동하라 이끌어주던 친구가 결국 어떤 남자와 결혼을 하게 되어 자신과 같이 여행을 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그녀는 매우 실망하게 된다. 그 이후로 세상에 점점 '적응'해 가는 그녀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현대무용 장면도 같이 등장하는데, 발가벗고 춤추고 싶은 여성을 탄압하는 검은색 옷의 치어리더 여성들의 장면은 약간 소름끼치는 면이 있었다.

 여기에서 내가 강조하고 싶은 건 문화에 있어서의 여성 차별이다. 사실 오타쿠 문화에서도 그런 면이 아주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요즘에는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세계에선 메이저와 마이너 취향이 명백하게 갈리는 편이니 말이다.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판타지 세계에서 일본 남성들은 대부분 백치미의 어려보이는 얼굴을 소유한 키작고 조용한 여성을 찾는다. 그리고 그런 여성들만 찾아다니는 남성들 앞에서 '현대적인' 결혼시스템은 수요자의 니즈에 따라 움직이게 되고, 여성들은 선택받기 위해 자신을 꾸미게 된다. 그 여성들에게 당당하게 떠날 용기를 찾으라고 충고하고 싶어도, 그 곳 아니면 어디에도 가지 못하는 '이국 사람들'의 형편은 참 안타깝다. 그리고 이건 딱히 캐나다의 동양여성 문제만은 아닐 것이다. 최근 퀴어문화축제 때문에 일부 광적인 기독교신자들이 미국대사관에서 항의한 사건도 결국, 유교와 성리학이 뿌리깊게 박혀있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차별의식 문제가 아닌가 싶다. "우리 한국에선 그런 거 없었어!"같은 개풀 뜯어먹는 소린 집어치우고 고려시대나 세종시대 같은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제대로 보자. 메이저 문화는 사람에게 수치심을 주고 짓밟는 하나의 권력이 될 수도 있다.



글로벌시대 어쩌고 하기 전에 외국인들을 포르노나 '흑형'이 아닌 사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한시바삐 찾는 게 좋을 것이다.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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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 Swallow Knights Tales 1 - 사라진 왕의 머리와 기사의 눈물 SKT
김철곤 지음 / 북박스(랜덤하우스중앙)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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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에게 이 왕궁은 시작이겠지?"
마음속에 서리가 내릴 것 같은 목소리. 난 문득 고개를 돌렸다. 비로드 망토를 두른 카론의 등이 보였다. 그가 중얼거렸다.
"하지만 키스에겐 마지막이야."- p. 112

 

 절세 미소년으로 14살 때부터 부모의 승낙하에 호스트를 했던(...) 키리안이란 주인공은 그 옛날 판타지 소설 중에선 좀 특이한 소재를 적용했다고 할 수 있겠다. 첫째로 그의 신분은 평민이지만 영지를 벗어나 여행하기를 선택할 수 있을 만큼 돈을 꽤 벌었다. 더군다나 이 판타지 소설은 여성이 강력한 권력을 행사하는 특수한 세계라서 그는 호스트바에 온 손님들에게 검술도 배우고 처세술도 배웠다. 그러나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조국에서 기사를 하고 싶었던 키리안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1년 후 기사를 하러 수도로 올라간다. 이것 또한 호스트바에 온 어떤 기사가 그를 스카우트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미 유명해진 판타지라서 누구나 알겠지만, 키리안이 목적으로 두고 있는 기사단은 검 한 번 잡아보지 못한 꽃미남들만 득시글한 기사단이었다. 좀 더 최근에 만들어졌더라면 엉덩국 패러디가 만들어졌을 상황.


 

게다가 키리안의 외모는 요즘 말하는 오토코노코에 해당한다! (금발 생머리 미인.)

대뜸 1권에서부터 여장도 나옴.


 요가남(...) 기사단장 키스의 설명에 의하면 스왈로우 기사단의 메인 역할은 여신도들의 수호라고 한다. 그러나 여신도라는 사람들이 검술궁술도 뛰어나고 마술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은 굳이 지킬 필요가 없고, 현재는 제사에 참석하는 의식만 그대로 남아있는데 먹고 자는 것 빼고 돈을 벌고 싶다면 그 지명을 받아서 먹고 살아야 하는 프리랜서 비슷한 직종이 되었다고 한다. 더불어 왕궁의 온갖 웃긴 잔심부름까지... 어릴 때부터 호스트에 투입되어 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미모도 출중한 키리안으로서는 천부적인 직업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키리안은 그닥 자신이 지명을 받던 말던 신경을 쓰지 않는 듯하다. 맡은 일도 하면서 미리 친해진 다른 기사단장과 더불어 다니며 사건을 해결하는 모양. 

 대부분은 우리나라의 정치사를 풍자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사단장 키스의 숨겨진 과거도 한편으로는 살짝살짝 드러낸다. 왠지 지금까지 읽어본 줄거리로는 광주사태를 간접적으로 풍자하는 내용도 등장할 것 같은데 (언뜻 보면 기사도 일종의 군인이니) 앞으로 무슨 줄거리가 등장할지 기대하는 바이다. 유머컨셉은 김철곤의 옛날 작품 드래곤 레이디와 그닥 다르지 않은 것 같다. 그 때에 비해 문장실력이 놀랄만큼 향상되었다는 게 다른 점이라고 할까. 아니 사실 정말 놀랐다. 장족의 발전이다(...)

 그러나 주인공이 세월의 돌 파비안에 비하면 아직까진 한참 뒤쳐진 달변가여서 좀 아쉬웠다. 작가의 문제인가 이건.


김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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