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언 전기 1 - 초마여신 전설
임달영 지음, 정수철 그림 / 학산문화사(만화)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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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큰 힘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누군가를 마음에 품는다는 건, 사랑을 한다는 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해..."  
   

 

 보다가 스토리가 꽤나 안정적이어서 그대로 필이 꽂혔다. 11권까지 그 자리에서 독파. 원작은 소설이라고 하는데 그것도 한 번 읽어봐야겠다. 1999년도 작품이라는데 구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지금은 텍본을 다운로드해서 따로 저장시켜놨으니 문제가 없음 으흐흣. (여러분 이것을 바로 불법다운로드라 하는 겁니다<응?) 마이언전기 만화책은 현재 12권까지 출판된 상태이며, 아직도 계속 연재하고 있다. 대충 짐작하겠지만, 우리나라에서 정말 찾기 드문 왕슴가 편애주의 '임달영' 작가님과 정수철 일러스트레이터님에 의해서. 임달영 님은 '왕슴가가 아니면 작품쓰기를 거절하겠다' 라는 원칙이라도 있는지, 어디서 그렇게 자신에게 딱 맞는 일러스트레이터를 잘 구할까. 혹시 일러스트레이터를 배후조종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편집장의 압박때문에 성인만화로 첫 데뷔한 일본 만화가도 있다던데.) 뭐 그렇게 스토리도 그림체도 다 마음에 드는데, 페이시아가 점점 여성으로서만 부각되는 것 같아서 찝찝하다. 난 그 남성같기도 하고 신같기도 한 당당한 모습이 좋았는데 흑흑.. 남자주인공이 점점 용사로서 성장하는 장면도 흡족하지만, 난 어디까지나 초마'여신'이라는 설정때문에 이 책을 들춰본 것인데 말이다. 더불어 1권부터 퀄리티가 엄청난 만화책들이 으레 그렇듯이, 최근에 점점 작붕이 드러나고 있다. 갑자기 페이시아가 가느다랗게 보이지 않나. 이제부터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테고 스케일도 점점 커질 텐데 일러스트하시는 분이 조금만 더 힘내주셨으면 한다. 잡소리가 너무 길어졌나 ㅠㅠ

 나중에 소설책을 다 읽으면 생각해보겠지만, 현재로선 원본하고 비교할 일이 없다. 그러니 여기서 간단하게 본인의 만화책을 고르는 취향을 언급하려 한다. 슴가가 크던 작던 여자인 본인으로선 별로 상관없지만, 본인은 안정적인 그림체를 좋아한다. <나나와 카오루>처럼(19금 만화책), 특히 섬세하게 뼈구조를 묘사하여 균형을 살린 그림체가 좋다. 아니라면 적어도 <소울이터>처럼 자기스타일이 강한 그림체를 좋아한다. 한국에서는 주로 '임달영이 출현한 만화책의 일러스트'라거나 윤인완 씨 그리고 양경일 씨 일러스트를 좋아한다. 그렇다고 스토리가 뒷전인 것은 아니지만. 여하튼 나이를 먹다보니 만화책을 고르는데 꽤 깐깐해졌는데, 오랜만에 마음에 드는 만화책을 만났으니 조만간 단골로서 몸담을 만화대여점을 찾아서 떠나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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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사소한 아이의 소소한 행복
최강희 지음 / 북노마드 / 200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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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듯하게 잘라놓은
나의 오렌지는
핑크보다 따뜻하고

토해내지 않아도
분명히 존재하고 있는
화이트는

진실의 색.
 
   

 

 아차, 페이지가 몇 쪽인지 적어놓는 걸 잊었다. 어차피 가볍게 읽는 에세이라 몇 장에 무슨 글귀가 적혀있든 상관이 없으므로 이렇게 넘어가자. 원래 시인이 쓴 에세이말고는 잡문집 자체를 잘 안 읽는 편이다. 그러나 친구 놈이 최강희 팬이고, 하도 이 책이 좋다고 우기길래 무슨 책인지 궁금하여 책장을 들춰보았다. 에세이와 사진 몇몇을 설렁설렁 둘러보는데 이 구절이 마음에 들어서 빌려보았다. 아무것도 묻히지 말고 접지도 말라는 친구 님의 말을 받들어 집에서 한큐에 다 읽었다. 내용은 뭐 그럭저럭 괜찮았다. 무엇보다도 시규어 로스라는 아이슬란드 밴드에 대해서 알고 있다는 점이 신기했다. 김C가 최강희에게 어울릴 것 같다며 소개해 주었다지만, 그 밴드의 진가를 알아보는 사람일 정도라면 음악을 꽤 들은 사람이 아닌가 생각했다. 뭐 친구는 뮤지컬 배우이니 당연히 음악에 대해선 정통하지 않겠느냐고 따지겠지만...

 그녀가 입고 있는 옷도 특이했고, 하는 행동도 톡톡 튀었다. 이런 사람이 도대체 이 편협한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나 신기할 정도로. 말 그대로 한 여자의 아기자기하고 귀여운 다이어리를 읽는 기분이랄까. 에세이를 다루고 있는 본인의 손이 저절로 부드러워질 정도였다. 무엇보다도 '우울함을 이겨내라' 등 지루한 설교적 말투가 없었다. 자신의 쓸쓸함, 눈물, 웃음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솔직하게 사람들과 공감하려고 하는 태도였다. 낯선 사람을 경계하는 듯 조심스럽게 접근하던 '그녀'가, 부끄러워하며 첫 인사부터 따뜻한 포옹을 하는 듯한 기분이랄까. 내 글솜씨로는 어떻게 표현할 수가 없다. 아무튼 어언 이틀간 분노해있던 내 기분이 조금 가라앉았다.

 친구는 처음 출간되었던 빨간색 판본을 지니고 있었다. 금방 절판이 되어서 2009년엔 초록색 양장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나중에 한 번 구입해볼까 생각중이다. 친구는 빨간색 책 나는 초록색 책으로, 그렇게 하나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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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조각 창비청소년문학 37
황선미 지음 / 창비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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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깨어나지 못한 시민이 아니라 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 세력에 있다는 생각의 전환은 왜 어려운 것일까. - p. 110  
   

 

 말 그대로 뭔가 찝찝했는데 말이 딸려서 표현하기 힘들었던 요소들을 매우 깔끔하게 정의해준 책이다. 전에 녹색평론의 발행인이신 김종철 님의 강의를 잠깐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의 말씀도 이 책만큼이나 매우 정확하고 시원스러웠다. 아무래도 정치를 하려면 내 우유부단한 성격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정당화와 냉철함이 필요한 듯 하다.

  일단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그나마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는 '현재로서는' 민주주의밖에 없는 현실을 바라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보다는 진보하려는 목표를 두고, 이 사회가 진보하려면 진보정치세력의 과감함과 인간성 그리고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경제만 좋으면 다 해결될 줄 아는 개념없는 시민들'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둔 대책없는 진보정치세력'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 책에서 말한대로 나는 "사회집단에 의한 정치적 동원의 불완전성 법칙"을 본 적이 있다. 신인들을 받아주는데 매우 인색하며, 몇몇 몰상식한 인간들이 특정한 집단을 이루어 뜬금없이 우릴 불쌍하게 봐주십사하며 징징대는 사회집단 하나 혹은 둘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초록당을 선택했다. 모든 인간들은 자연 속에서 사니까, 더 범위가 넓지 않을까 하는 희망하에. 사실 초록당의 미래도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단점들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일단 5000명의 임원들을 다 채워 정당이라는 식탁 위에 올라간다면 그 단점들이 어떻게 불거질지 눈에 훤히 보인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보이는 FTA때문에 핵 발전소 설치가 가려지는 게 명백하니, 누군가는 계속적으로 그 문제를 지적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목적을 위해 편법과 무력을 휘두르는 권력가, 즉 정치인이어야 한다. 대학을 때려치고 나설 각오는 없는 탓에 얌전히 있지만, 이 책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책들도 신문들도 읽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해 좀 더 배울 생각이다. 그렇게 내 육감을 더 날카롭게 다듬은 다음에 똑바로 쳐다볼 것이다. 녹색당에 인재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눈에 두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다. 그 사람이 나를 포함하여 나태하고 나약하고 여러 이유로 인해 정치인 중 엘리트가 될 자격이 없는 주변 인간들때문에 움츠러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정치학에서는 명백한 답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경쟁자라 생각하는 다른 진보당은 우상이 돌아옴으로 인해 페이스를 회복했다. 지식은 충분히 있고 시간은 없다. 에너지를 중요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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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박상훈 지음 / 폴리테이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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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깨어나지 못한 시민이 아니라 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 세력에 있다는 생각의 전환은 왜 어려운 것일까.- p. 110  
   

 

  말 그대로 뭔가 찝찝했는데 말이 딸려서 표현하기 힘들었던 요소들을 매우 깔끔하게 정의해준 책이다. 전에 녹색평론의 발행인이신 김종철 님의 강의를 잠깐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의 말씀도 이 책만큼이나 매우 정확하고 시원스러웠다. 아무래도 정치를 하려면 내 우유부단한 성격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정당화와 냉철함이 필요한 듯 하다.

  일단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그나마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는 '현재로서는' 민주주의밖에 없는 현실을 바라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보다는 진보하려는 목표를 두고, 이 사회가 진보하려면 진보정치세력의 과감함과 인간성 그리고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경제만 좋으면 다 해결될 줄 아는 개념없는 시민들'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둔 대책없는 진보정치세력'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 책에서 말한대로 나는 "사회집단에 의한 정치적 동원의 불완전성 법칙"을 본 적이 있다. 신인들을 받아주는데 매우 인색하며, 몇몇 몰상식한 인간들이 특정한 집단을 이루어 뜬금없이 우릴 불쌍하게 봐주십사하며 징징대는 사회집단 하나 혹은 둘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초록당을 선택했다. 모든 인간들은 자연 속에서 사니까, 더 범위가 넓지 않을까 하는 희망하에. 사실 초록당의 미래도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단점들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일단 5000명의 임원들을 다 채워 정당이라는 식탁 위에 올라간다면 그 단점들이 어떻게 불거질지 눈에 훤히 보인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보이는 FTA때문에 핵 발전소 설치가 가려지는 게 명백하니, 누군가는 계속적으로 그 문제를 지적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목적을 위해 편법과 무력을 휘두르는 권력가, 즉 정치인이어야 한다. 대학을 때려치고 나설 각오는 없는 탓에 얌전히 있지만, 이 책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책들도 신문들도 읽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해 좀 더 배울 생각이다. 그렇게 내 육감을 더 날카롭게 다듬은 다음에 똑바로 쳐다볼 것이다. 녹색당에 인재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눈에 두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다. 그 사람이 나를 포함하여 나태하고 나약하고 여러 이유로 인해 정치인 중 엘리트가 될 자격이 없는 주변 인간들때문에 움츠러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정치학에서는 명백한 답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경쟁자라 생각하는 다른 진보당은 우상이 돌아옴으로 인해 페이스를 회복했다. 지식은 충분히 있고 시간은 없다. 에너지를 중요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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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생태 2011.11
자연과생태 편집부 엮음 / 자연과생태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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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초와 소주에 넣어둔 (고래회충) 녀석들은 오히려 더 활개를 친다. 고통스러워 하는 건지 활성화가 된 건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을 죽이는 효과는 미미한 것 같다. 간장에 넣은 녀석은 마치 간장의 바다에서 헤엄치듯이 활발하다. 생강 물에 넣은 녀석들도 활발하다. 이로 보아 회를 먹을 때 소주와 생강을 곁들여 먹는 정도로는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p. 43

 
   

 위에 있는 글은 아무래도 설명이 필요할 것 같다. <자연과 생태>의 정병길 기자분께서는 실험코너를 담당하셔서 일상에서 발견하는 생물들과 관련하여 간단한 관찰을 하고 계신다. 그런데 그 실험 내용이 정말 '스펀지실험' 뺨치게 사소하고 재미있다. 이번엔 붕장어에서 고래회충을 추출하여 여러 액체가 들어있는 통에 넣고 어느 성분에 의해 취약해지는지 실험을 해보았다고 한다. 그런데 결과는 위와 같은 것이다. 내 설명만으론 재미가 없고... 꼭 사서 봐야 한다. 버스 안에서 생각없이 팔짱낀 채 글을 읽다가 '간장의 바다'라는 글귀에서 폭소를 참지 못했다. (참고로 난 개그콘서트 봐도 한 번도 안 웃는 녀석이다.) 버스 안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어느 곤충학회지같은 잡지를 들고서 실실 웃고 있는 나를 참 이상하게 여겼을 것이다.
 아무튼 <자연과 생태>는 자연에 대한 많은 지식을 전달해줌과 함께, 재미를 제공해준다. 과학은 일자무식, 남들이 다 아는 생물지식을 그나마 갖추고 있을 뿐인 나에게도 쉽게 다가오는 책이다. 이 잡지를 쓰는 기자들이 얼마나 생물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게 되면서, 그 열기가 나에게도 전달되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특히나 대체 어떻게 찍을 수 있었는지 궁금한 고퀄의 사진들을 보면 직접 그 생물을 마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이번 호엔 짝을 찾아다니는 생물들의 사진이 많이 보여서,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가을이 오고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맨 마지막에 나오는 기사를 펼쳐보았다. 붉은점모시나비에 대해서 나온다. 수컷 개체수가 암컷보다 3배 많고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이 밝혀졌댄다. 남자친구 왈, "수컷이 불쌍해요." 커플이라서 여유로운(?!) 우리는 한참 웃었다. 짝짓기를 놓치는 대부분의 수컷이 같은 상황에 처한 암컷과 비교해서 훨씬 초라해진다는 것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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