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의 발견 - 정치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정치학 강의
박상훈 지음 / 폴리테이아 / 2011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문제는 깨어나지 못한 시민이 아니라 이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 세력에 있다는 생각의 전환은 왜 어려운 것일까.- p. 110  
   

 

  말 그대로 뭔가 찝찝했는데 말이 딸려서 표현하기 힘들었던 요소들을 매우 깔끔하게 정의해준 책이다. 전에 녹색평론의 발행인이신 김종철 님의 강의를 잠깐 들은 적이 있는데, 그 분의 말씀도 이 책만큼이나 매우 정확하고 시원스러웠다. 아무래도 정치를 하려면 내 우유부단한 성격으로는 도저히 감당이 안 되는 정당화와 냉철함이 필요한 듯 하다.

  일단 이 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그나마 제대로 감당할 수 있는 이데올로기는 '현재로서는' 민주주의밖에 없는 현실을 바라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보수보다는 진보하려는 목표를 두고, 이 사회가 진보하려면 진보정치세력의 과감함과 인간성 그리고 냉철함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경제만 좋으면 다 해결될 줄 아는 개념없는 시민들'만이 문제가 아니라 '사태가 이렇게 될 때까지 내버려둔 대책없는 진보정치세력'들에게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일단 이 책에서 말한대로 나는 "사회집단에 의한 정치적 동원의 불완전성 법칙"을 본 적이 있다. 신인들을 받아주는데 매우 인색하며, 몇몇 몰상식한 인간들이 특정한 집단을 이루어 뜬금없이 우릴 불쌍하게 봐주십사하며 징징대는 사회집단 하나 혹은 둘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나는 초록당을 선택했다. 모든 인간들은 자연 속에서 사니까, 더 범위가 넓지 않을까 하는 희망하에. 사실 초록당의 미래도 그렇게 밝은 것만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단점들이 거슬리기 시작한다. 일단 5000명의 임원들을 다 채워 정당이라는 식탁 위에 올라간다면 그 단점들이 어떻게 불거질지 눈에 훤히 보인다. 그러나 당장 눈 앞에 보이는 FTA때문에 핵 발전소 설치가 가려지는 게 명백하니, 누군가는 계속적으로 그 문제를 지적해주어야 한다.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목적을 위해 편법과 무력을 휘두르는 권력가, 즉 정치인이어야 한다. 대학을 때려치고 나설 각오는 없는 탓에 얌전히 있지만, 이 책을 중심으로 하여 다른 책들도 신문들도 읽어서 정치와 사회에 대해 좀 더 배울 생각이다. 그렇게 내 육감을 더 날카롭게 다듬은 다음에 똑바로 쳐다볼 것이다. 녹색당에 인재가 없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눈에 두고 있는 사람이 한 명은 있다. 그 사람이 나를 포함하여 나태하고 나약하고 여러 이유로 인해 정치인 중 엘리트가 될 자격이 없는 주변 인간들때문에 움츠러들지 않았으면 좋겠다. 어차피 정치학에서는 명백한 답이 없다고 하지 않던가. 우리의 경쟁자라 생각하는 다른 진보당은 우상이 돌아옴으로 인해 페이스를 회복했다. 지식은 충분히 있고 시간은 없다. 에너지를 중요한 곳에 집중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잡소리는 여기까지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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