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탉은 파업 중 라임 그림 동화 10
필라르 세라노 지음, 마르 페레로 그림, 김지애 옮김 / 라임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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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길>

아까 마트에 가서 달걀을 샀다. 15개 4400원. 작년 살충제 달걀 파동으로 인해 달걀값이 천정부지로 솟았던 게 이제 제자리로 돌아간 모양이다. 파동이 있기 전, 달걀에 대한 절실함과 고마움에 대해 못느끼고 살았더랬다. 달걀은 저렴하면서도 원하면 언제나 살 수 있는 품목이었으니까. 그러다 달걀 파동을 겪으면서 그 소중함을 깨달았던 기억이 달걀을 사며 소환됐다. 아울러 어제 읽었던 이 그림책도 연결되면서 말이다.

˝암탉은 파업 중˝은 스페인 작가가 쓴 그림책이다. 책의 주제는 ˝탁탁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 ˝란 그림책과 일맥상통한다. 바로 동물복지권!!! 왜 우리가 동물복지도 생각해야 하는지 이 두 개의 그림책으로 아이들과 대화해보면 좋을 것 같다.

매일 달걀을 낳던 암탉들은 자기들의 거처가 너무 비좁고 안락하지 않음을 자각한다. 이어 파업을 결심하고 달걀을 낳지 않는다. 다음 날, 주인 부부는 달걀이 하나도 없음을 보고 매우 놀란다. 암탉은 주인 부부에게 요구를 한다. 자신들의 거처를 깨끗하게 청소해달라고 말이다.

얼마 후에 있을 ˝토르티야˝ 대회에 나가려면 달걀이 필요한데.... 주인 아주머니는 이 대회에서 5년내내 우승을 한 기록을 갖고 있다. 이번에도 당연히 우승을 노리고 있는데 암탉이 파업을 한 거다. 주인 부부는 암탉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하고 밤새도록 닭장을 청소한다.

전과는 달리 안락해진 장소에서 암탉들은 다시 달걀을 낳는데 전보다 훨씬 크고 반질반질하다. 이 달걀로 토르티야를 만들어 출전한 아주머니는 당연히 우승을 한다. 누이 좋고 매부 좋고.

살충제 달걀도 그랬지만 안락하지 않은 환경에서 달걀을 낳는 암탉과 그 달걀의 위생상태 및 품질은 보나마나 뻔하다. 좁은 케이지 안에서 계속 달걀을 낳아야만 하는 운명이 어디 암탉 뿐인가! 대량 생산의 목표 때문에 최소한의 동물권도 허락되지 않은 채 혹사 당하는 동물들이 부지기수다. 이런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지내고 있기 때문에 조류 독감, 구제역, 살충제 파동은 어쩌면 예견된 결과일 수밖에 없다.

무엇이 동물과 인간 나아가 지구가 살 길인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그림책의 주인부부처럼 동물과 인간의 상생 나아가 환경 보호를 생각하는 생산자가 더 많아져야 한다. 생산자 뿐 아니라 소비자의 마인드도 중요하다. 아무리 생산자들이 유기농과 방목으로 가축을 관리하더라도 소비자가 외면하면 언제든 달걀파동 같은 일이 재발할 수 있다. 실제로 달걀파동일 때 생협의 달걀 값은 오르지 않았다. 이렇게 생산자와 소비자가 상부상조해야 가축도 행복하고 지구도 지킬 수 있다.

마트에 가면 옆지기는 무조건 저렴한 달걀을 고집하고 난 아예 생협에서 사거나 일반 마트에서도 유정란 내지 무항생제 달걀을 고집해 부부가 갈등하곤 한다. 물론 가격 때문이다. 난 잘 모르겠는데 우리 집 애들은 생협 달걀이나 우유가 훨씬 맛있다고 해서 가급적 생협에서 구매하려고 하는 편이다. 모든 식재료를 생협에서 사기는 솔직히 경제적으로 부담이 된다. 내가 양보 못하는 품목은 쌀, 우유 , 달걀 그리고 생선이다. 이렇게라도 소비하는 게 동물복지를 지키는 작은 실천이기도 하고 가족의 건강과 지구를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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