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통합교육>
장애를 가진 사람과 생활해 본 적이 있나요? 전 학교에 발령 받고 3째번 학교에서야 장애를 가진 아이들과 생활하게 되었어요. 그 학교는 특수반이 있어서 일상생활에서 그들을 쉽게 접할 수 있었지요. 그전까지는 솔직히 가끔 스쳐지나가는 정도였지 그들과 함께해 본 적이 없었어요. 특별히 가족이나 주변에 장애를 가진 분이 존재하지 않는 한 저와 비슷하리라 생각해요. 도움반(특수반)이 있는 학교에 근무하면서 그들을 바라보는 시각과 통합교육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달라졌기에 지금 소개하려는 이 책이 더 귀하고 소중합니다. 전 30이 넘어서야 그들과 함께 생활했지만 우리 아이들이 아주 어려서부터 그들과 함께 생활한다면 그들을 대하는 처우나 태도가 지금과는 많이 다르지 않을까 싶어요. 적어도 ˝이상하다 ˝라고 말하지는 않을 듯해요.
이 책의 저자는 전임교에서 함께 근무한 도움반 교사입니다. 전임교도 마찬가지로 도움반이 있어 오며가며 도움반 아이를 쉽게 만날 수 있었어요. 마지막해에는 처음으로 통합반을 맡기도 했지요.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반 아이들이나 그들의 부모님이 오버랩되었어요. 그만큼 그들의 삶이 책에 오롯이 담겨있어요. 저자가 그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보고 듣고 느낀 걸 쓴 글이기에 정말 생생하고 감동 그 자체입니다.
모두 3편의 단편이 실려 있어요. 정채봉 문학상 대상을 수상한 ˝바람을 가르다 ˝와 저자의 신춘문예 당선작인 ˝천둥번개 그쳐요? ˝ 그리고 또 다른 단편 ˝해가 서쪽에서 뜬 날 ˝이에요.
첫작품은 뇌병변인 아이와 도우미 역할로 짝이 된 아이가 친구가 되어가는 과정이 유쾌하고 감동적이에요. 짝 캐릭터가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둘째 작품은 자폐증 오빠를 둔 여동생의 성장통을 담아내는데 너무 마음이 아렸어요. 울컥했네요. 장애인이 있는 가정 특히 형제자매가 겪는 내적 갈등이 잘 드러났어요. 저도 전전임교 동료 교사 중에 장애인 자녀를 둔 교사가 계셔서 이 부분에 대해 들은 게 꽤 많아 공감이 되었어요. 선생님들은 부모는 그렇다치고 형제자매가 겪는 갈등이 매우 크다고 하시더군요. ˝장애인 자녀보다 하루만 늦게 죽자 ˝이게 소원이라는 말씀 듣고 너무 슬펐던 기억이 떠올라요.
셋째 작품은 통합학급을 맡게된 7년차 경력 마선생의 좌충우돌 이야기가 유쾌하게 펼쳐집니다. 통합학급을 처음 맡게 되면 정말 실수투성이거든요. 저의 경험상 통합학급을 경험하게되면 비장애인학생과 교사도 모두 성장합니다.
초반에도 말했지만 장애를 가진 사람과 아주 어려서부터 함께 생활하는 경험이 우리 애들에게 주어질 때 그들에 대한 선입견과 편견 그리고 동정심이 아닌 진정한 통합교육이 이뤄질 거라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을 읽는 것부터 시작해 보는 게 좋을 거라 여겨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