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교시부터 전교임원선거가 있었다.

후보자 한 명씩 나와 연설을 하고 투표를 하는데

최고 귀염둥이께서 별안간 5학년 싫다면서(울 아그들은 4학년임)

본인도 선거를 하고 싶다(그 말의 의미는 자신도 전교임원에 나가갔다는 말)는 얼토당토 않은

말로 떼를 부리기 시작하였다.

어제에 이어 오늘 또 폭발.

집에서 아침부터 무슨 일 있었나?

 

전교임원 선거는 마무리 해야 하고,

귀염둥이는 말도 안 되는 소리를 계속 크게 외치고

달래고 달래서 겨우 그림 그릴 자료 주면서 교무실로 내려보냈다.

폭발하는 아이를 처리하려니 오늘 같은 날씨에도 땀이 송송 맺힌다. ㅠㅠ

 

한숨 돌리고 투표를 계속하는데

어떤 아이가 작은 소리로 " 자리 뽑기 안 하냐?" 고 구시렁대는 걸 들었다.

지금 이 순간에. 그런 말을 왜 하냐고?

한 명 한 명씩 앞에 나와 투표 용지에 기표하고 있는데 말이다.

순간 너무 화가 나서 그 아이한테 엄청 화를 냈다.

울 반 애들도 오늘 깜짝 놀랐을 거다.

보통 때는 조근조근 말하던 샘이 갑자기 폭발했으니..

담임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지면 이런 일이 벌어질 수가 있다.

물론 내가 더 참았어여 하는데 말이다.

 

지금 생각하니 너무 화를 낸 것 같아 미안해지고 얼굴이 달아오른다.

몸둘 바를 모르겠다.

"음~ 나중에 할 거야. 그리고 지금은 자리 뽑기보다 더 중요한 투표를 하고 있잖아."

이 정도만 하고 넘어가도 될 것을

귀염둥이한테 받은 스트레스를 그 아이한테 푼 것 같아 많이 미안하다.

점심 먹기 전에 그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

말의 품격이 너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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