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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터를 돌려줘 ㅣ 라임 어린이 문학 16
원유순 지음, 조윤주 그림 / 라임 / 2017년 2월
평점 :
4학년 국어 교과서에 수록된 " 고양이야, 미안해!" 의 저자 원유순 작가의 신작이다.
제목은 " 놀이터를 돌려줘"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졸지에 놀이터를 빼앗긴 아이들의 고군분투를 다루고 있다.
놀기 대장인 대한이와 친구들은 언제나 그렇듯 놀이터에서 신나게 놀고 있었다.
그런데 그만 그네에서 한 여자아이가 떨어져 119에 실려가는 안전사고가 발생한다.
그네 한 쪽 줄이 떨어져 나갔는데도 수리하지 않고 있던 차에 사고가 난 거다.
그날 이후 놀이터에는 " 출입엄금"이라는 팻말이 붙고 아이들은 놀 곳이 사라진다.
아파트 주민들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놀이터를 없애고 주차장으로 만든다고 결정을 내린다.
가뜩이나 놀 공간이 없는 아이들인데 너무 한 거 아닌가!
아이들 의사는 물어보지도 않고 말이다.
놀이 공간이 사라진 아이들은 그때부터 이곳 저곳 놀 곳을 찾아 배회하고
마침내 폐허가 된 지하상가를 아지트로 삼는다.
지하상가를 놀이터 삼아 아이들은 1달 넘도록 즐거운 자기들만의 즐거운 놀이를 한다.
꼬리가 길면 잡힌다고 했던가!
아이들의 비밀 놀이터가 발각될 처지에 놓이고
설상가상 비밀 놀이터에서 새끼를 낳아 기르던 길고양이마저 위험에 빠지게 되는데...
스스로를 할머니 작가라 하며 서문을 쓴 원유순 작가는 아이들은 놀아야 한다고 쓰고 있다.
지당한 말씀이다. 잘 논 아이들이 공부도 열심히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초등학교 때 저녁 밥 먹어라 엄마가 부를 떄까지 아이들과 골목에서 놀았던 기억 밖에 없는데...
요즘 애들은 그렇지 않다.
놀이터에 나가도 놀 애들이 없다고 한다.
모두들 학원에 가서 주말에야 놀 수 있다고.
잘 놀아야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데
놀 시간도 없고 놀 공간도 없다.
대한이 아파트 주민들은 아예 놀이터를 주차장으로 만든다고 결정까지 내버린다.
전에 살았던 아파트도 노후된 놀이터를 없애고 주차장을 만들었다.
이 이야기가 동화 속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라 바로 현실이라는 점이 참 안타깝고 슬프다.
아파트 주민에겐 아이들의 놀 공간보다는 주차난 해소가 더 시급한 일이라는 것이 말이다.
대한이네 아파트와 같은 일이 실제 벌어지고 있다.
그럴 때 우리 어린이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이대로 놀이터가 주차장으로 바뀌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만 봐야 옳은 것일까?
난 어린이니까 그런 문제는 어른들이 결정하는 거라고 생각해야 옳은 것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어린이 독자들은 스스로 대한이가 되어 나라면 이럴 때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 생각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거야말로 민주시민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 게 아닐까.
내 문제로 인식하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