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작품읽기 연수 >
온작품읽기 연수가 떠서 지인과 동학년한테 홍보를 하고 오늘 연수를 들으러 노원초에 갔다. 힘든 일주일을 보내 더 자고 싶었지만 ˝온작품읽기 연수 ˝라 잠을 물리치고 나섰다.
동학년 샘 4분에 전임교샘 4분 모두 오셨다. 시청각실에서 강의가 이뤄졌다. 아마 노원초가 혁신학교라서 강사비가 지원되는 모양. 우린 연수비도 안 내고 김밥에 간식 무엇보다 알찬 연수를 3개나 들을 수 있었다.
1강좌는 남양주 수동초 김강수 샘이 해주셨는데 가끔 삼천포로 빠지기도 했지만 샘의 삶을 통해 왜 온작품읽기를 해야 하는지를 깨닫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남자샘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며 책과 더불어 학급경영을 하는 걸 쉬이 볼 수 없는데 샘은 그걸 아주 오래 전부터 실천하고 계셨다. 게다가 학기초 가정방문과 아이들을 샘집에 초대하여 1박씩 하게 하고 비오는 날이면 라면을 끓여준다는 이야기에 완전 감동이었다. 학창 시절에 그런 추억이 있다면 힘들 때마다 꺼내보며 힘을 얻을 수 있을 듯.
점심을 먹고 2강좌는 2팀으로 나눠 따로 진행하였다. 2팀은 수원의 이유진 샘의 시수업이었다. 나도 시집으로 하는 수업은 작년 박지희샘 연수를 듣고 처음 시도해봤는데 생각보다 애들이 좋아했던 기억이 난다. 6학년인데도. 이유진 샘은 키가 아주 크셨다. 얼마 전 교통사고가 나셨는데도 이렇게 서울까지 강의를 해주러 오시고 감사하다. 책에 소개된 대로 시가 아니라 시집이나 시선집으로 수업하는 방법을 알려주시고 실제로 모둠을 짜서 해봤다. 난 울 동학년 샘들과 모둠활동을 했다. 샘이 뽑아오신 시선집 중에서 가장 마음에 닿는 5개의 시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시를 필사하고 뒷면에 선택한 이유를 적어 서로 돌아가며 발표한다. 작년에 난 1개만 선택하라고 했더니 시집을 끝까지 안 읽고 초반에 포스트잇을 붙이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렇게 시집 전체에서 5개를 골라보게 하니 좋았다. 각자가 뽑은 최고의 시외 선택이유를 발표하고 우리 모둠의 시를 협의하여 선출해봤다. 우리 모둠은 할머니를 그리워하는 ˝비밀번호˝란 시를 뽑았다. 모두 잠깐씩 할머니를 추억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이유진 샘 수업사례 중 이안 시인의 ˝글자동물원 ˝은 작년 6학년도 좋아했던 시집이다. 올해 1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려 더 관심이 가는데 이유진 샘이 샘플로 보여준 숫자로 쓰거나(2상해) 뒤집어서 다른 글자가 되는 경우(글 ->른)로 시 써보기 활동은 애들이 정말 좋아할 것 같다.
3강좌는 화성 제암초의 진현 샘의 온작품읽기 ~동화책 읽기 수업의 실제였다. 5학년에서 실제로 하셨던 온작품읽기 수업을 함께해봤다. 먼저 샘이 고학년용 ˝꼴뚜기 ˝라는 연작동화의 1꼭지 꼴뚜기를 온전히 읽어주셨다. 아이들이 책을 즐기게 하는 방법은 ˝책읽어주기 ˝라는 말에 200%공감한다. 새로 맡은 울반 아이들도 1주일 동안 그림책 2권과 동화책 1꼭지를 읽어줬는데 벌써 변화가 보인다. 교사가 읽어준 책에 관심을 보이고 그 책을 서로 읽고 싶어한다. 다음은 모둠을 정해 한 명씩 돌아가며 한 쪽씩 번갈아읽기를 하였다. 솔직히 이 부분이 좀 의심스러웠다. 소리 내어 읽으면 다른 모둠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실제로 해보니 그리 소란스럽지 않고 20~25분 정도에 다른 단편 하나를 읽을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한 일주일을 지낸 터라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었지만 강사 3분 다 경기도에서 여기 노원까지 오신 거라 난 힘들다고 말도 못하겠다. 좋은 연수를 들으니 다시 기운리 솟는다. 온작품읽기 운동이 널리 전파되어 아이들이 책을 읽는데만 그치지 않고 삶에 녹아나길 바란다. 다소 해이해진 마음를 다잡아 올해는 시집수업과 온작품읽기를 꾸준히 해보고 싶다. 읽어야 할 책과 읽고 싶은 책이 정말 많다. 이번에 교장이 학급문고를 사준다고 하니 시집응 이참에 장만하고 싶다. 작년 6학년 아이들도 시집을 처음 접한다는 애들이 꽤 있었다. 본교 도서실에도 좋은 시집이 별로 없었다. 다행히 책에 엄선된 시집 목록이 있어 이번에 돈이 나오면 구매해야지.